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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수필

Articles 1,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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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1767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6728
1566 풀빵에 관한 기억 / 박월수
정조앤
Jan 11, 2024 45
풀빵에 관한 기억 / 박월수 어릴 적 동네 초입에는 초가지붕이 나지막한 점방이 있었다. 얇은 유리문을 밀고 들어서면 툇마루에는 알록달록한 과자가 가득했다. 일곱 살 초겨울 무렵이 되자 점방 귀퉁이에 국화빵틀이 놓여졌다. 신기한 물건이 들어왔다는 소...  
1565 고리 / 전미경
정조앤
Jan 06, 2024 51
고리 / 전미경 침묵이 흐르는 반가다. 닫힌 문마다 정교한 이음이 가문의 결로 자리한다. 가옥을 지키고 있는 텅 빈 뜰엔 고요와 쓸쓸함만이 사대부의 흔적을 대신한다. 바람도 잠시 걸음을 멈춘 듯 작은 움직임조차 일지 않는 비움의 터다. 솟을대문을 사이...  
1564 어떤 풍경 / 박금아
정조앤
Jan 06, 2024 60
어떤 풍경 / 박금아 비가 오는 날이었다. 혜화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사당역으로 가는 길이었다. 무거운 가방을 두 개나 들고 있었지만, 자리가 나지 않았다. 옆 경로석에서 노인 두 명이 이야기를 하며 가고 있었다. 눈이 마주치자 두 사람 모두 내게 맞은편 ...  
1563 반야로 가는 길 / 이방주
정조앤
Jan 06, 2024 44
반야로 가는 길 / 이방주 월류봉 광장에 우리가 모였다. 여기서 반야로 가는 길을 찾는다. 월류봉은 금강으로 흘러들어가는 초강천에 감겨있다. 달이 경관에 취해서 머물다 간다는 월류봉 다섯 봉우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바로 앞 오봉에서 바위 한 덩어리가 ...  
1562 을야乙夜 / 송귀연
정조앤
Jan 06, 2024 34
을야乙夜 / 송귀연 타그락 타그라 터얼컥! 가마니 짜는 소리에 잠을 깬다. 걸대엔 세로 방향으로 새끼줄이 촘촘히 끼워져 있다. 어머니가 바늘대에 짚 두매를 맞장구치자 아버지가 바디를 힘껏 내리친다. 씨줄을 교차하며 짚 넣기를 반복하니 가마니가 뚝딱 ...  
1561 농부 이반의 염소 / 정성화
정조앤
Jan 06, 2024 43
농부 이반의 염소 / 정성화 러시아 민담에 ‘농부 이반의 염소’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반은 이웃인 모리스가 염소를 키우면서 점점 살림살이가 나아지는 게 부러웠다. 부러움은 차츰 질투로 변해갔다. 어느 날, 하느님이 이반의 꿈에 나타나 &ldqu...  
1560 새 / 김창식
정조앤
Jan 01, 2024 62
새 / 김창식 앞만 보며 사는 도시에서는 하늘을 쳐다볼 일이 없다. 그날은 무슨 일로 고개를 들었던 것일까? 새 떼가 가위의 날처럼 저녁 하늘을 가르고 있었다.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새 한 마리가 황급히 대열에 합류한다. 새 떼는 몇 개의 점으로 변하는가...  
1559 다이어리 / 김삼진
정조앤
Jan 01, 2024 54
다이어리 / 김삼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미니다이어리가 있다. ​ 당시는 수첩手帖이라고 했다. 문자 그대로 손바닥에 쏙 들어오기 때문이다. 작지만 일 년 열두 달, 한 달 삼십일이 메모할 수 있도록 칸이 쳐있어 칸마다 작은 글씨로 서너 줄 메모할 수 있다. ...  
1558 겨울, 자작나무 숲에 들다 / 심선경
정조앤
Jan 01, 2024 65
겨울, 자작나무 숲에 들다 / 심선경 미시령 오르막길 바람이 차다. 살갗에 닿는 것은 바람이 아니라 칼날 같다. 감각이 무뎌진 다리를 끌며 얼마를 걷고 또 걸었을까. 어느 순간, 홀연히 눈앞에 자작나무 숲을 만난다. 유독 다른 나무들보다 이른 시기에 잎을...  
1557 놋화로 / 송보영
정조앤
Dec 26, 2023 72
놋화로 / 송보영 산촌의 겨울은 유난히 춥고 길었다. 여름날의 반 자락 밖에 되지 않을 성 싶은 겨울해가 지고 나면 나뭇가지를 흔들어대는 매운 바람소리가 문풍지를 울리는 밤은 길기만 했다. 해가 저물기 시작하면 산골마을의 정지에서는 투두둑 투두둑 소...  
1556 개구리는 안녕할까 / 김덕기
정조앤
Dec 26, 2023 49
개구리는 안녕할까 / 김덕기 초목의 싹이 돋아나고 동면하던 벌레들도 땅속에서 나온다는 계묘년 경칩이다. 예전 농촌에서는 24절기 중 세 번째 절기인 경칩이면 산이나 논의 물이 괸 곳을 찾아다니며 건강해지기를 바라면서 개구리나 도룡농 알을 건져 먹었...  
1555 따뜻한 외로움 / 류창희 - <책만 보는 바보>를 읽고
정조앤
Dec 26, 2023 66
따뜻한 외로움 / 류창희 - <책만 보는 바보>를 읽고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 겨울 햇살 같은 아쉬운 시간이 있었다. 검은 뿔테안경을 끼고 <러브 스토리>의 여자 주인공처럼 지성인다운 연애를 하고 싶었다. 가당키나 한 이야기인가. 영화를 보던 그 당...  
1554 솔방울을 그리며 / 김이경
정조앤
Dec 26, 2023 52
솔방울을 그리며 / 김이경 늦깎이로 세밀화를 배운다. 작은 꽃잎, 나뭇잎의 그물맥, 날개를 접은 새의 깃털, 그런 자잘한 것들을 서툴게 그린다. 작은 것들의 숨결들을 잡아보고 싶다. 물오리 발목에 맴도는 물살을 그리며 물결의 잔잔한 떨림으로 연필 끝이 ...  
1553 언어를 쓰다듬다 / 이경은
정조앤
Dec 22, 2023 54
언어를 쓰다듬다 / 이경은 여행 첫날, 도쿄 세미나에서부터 ‘언어’가 줄곧 따라다닌다. 해외번역문학에 대한 토론은 생각보다 진지하고 깊었다. 그게 뭐라고 이토록 많은 이들이 가슴으로 매달리는가. 다른 땅, 다른 언어들은 각기 제 동네의 사...  
1552 옴팡눈의 사내 / 김진진
정조앤
Dec 22, 2023 41
옴팡눈의 사내 / 김진진 그를 처음 보았을 때는 마치 된장 밑에서 오래 묵었다가 방금 꺼낸 무장아찌처럼 검고 찌글찌글한 그런 느낌의 사내였다. 변변찮은 산골 오지에서 그저 손바닥 만 한 땅뙈기나 일구다가 어느 날 불쑥 도심 한 복판에 출현한 무지렁이 ...  
1551 안개를 짊어진 사람 / 홍정현
정조앤
Dec 22, 2023 88
안개를 짊어진 사람 / 홍정현 ‘한국산문 홈페이지에 소개된 수필 공모 당선작 제목이 잘못되었다고 연락이 왔어요.’ 휴대전화를 보고 흠칫 놀랐다. 나는 월간 『한국산문』의 홈페이지 관리자다. 홈페이지에 게시된 내용이 틀렸다면 그건 내 불찰...  
1550 그리움은 그리움대로 / 한복용
정조앤
Dec 22, 2023 60
그리움은 그리움대로 / 한복용 중학교 3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담임 선생님은 새로 부임해온 국어담당 남자 선생으로, 키가 작았고 몸이 통통했으며 얼굴이 보통 사람들보다 큰 편이었다. 쌍꺼풀 진 눈과 중저음의 안정된 목소리는 부정적이었던 첫인상...  
1549 아닌 것들 / 박보라
정조앤
Dec 22, 2023 54
아닌 것들 / 박보라 “쉽게 쓰이는 건 부끄러운 거라고 했어요. 고민해봐요.” 글이 잘 써지지 않는다는 말에 되돌아온 답이었다. 썼다 지운다. 썼다 지웠다. 몇 시간째 그러고 있다. 말을 이제 막 시작한 아이처럼, 글을 이제 막 쓰기 시작한 아이...  
1548 갓길 / 홍윤선
정조앤
Dec 22, 2023 31
갓길 / 홍윤선 가는 빗방울이 헝클어져 날린다. 베란다에 쌓아 놓은 가재도구도 기우뚱 불안하게 밖을 내다본다. 비가 제법 올 거라고 했는데 이 정도 같으면 움직일 만하다 싶어 운전석에 앉았다. 내비게이션이 평소와 다른 경로를 우선해 보여주지만 예사로...  
1547 고요, 그 후 / 최원현
정조앤
Dec 22, 2023 51
고요, 그 후 / 최원현 큰어머니 장례를 마친 후 좀처럼 마음의 안정을 못 찾았다. 뭔가 모를 큰 실수를 저지른 것처럼 심장이 벌렁댔고 곧 경을 칠 것 같은 불안이 오금을 저리게 했다. 맥박도 90을 오르내리며 마구 요동을 쳤다. 딱히 큰어머니가 가신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