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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수필

Articles 1,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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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1767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6728
1606 지네와 비수리 / 강천
정조앤
Feb 16, 2024 33
지네와 비수리 / 강천 술 단지를 열었다. 알싸한 향기가 주당임을 자처하는 내 코끝을 간질인다. 우연히도 베란다 한쪽 구석에서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쓰고 있는 술 항아리가 눈에 들어왔다. 누군가 비수리로 담근 술이 몸에 좋다기에 지난가을 앞뒤 가릴 것 ...  
1605 밥 / 노혜숙
정조앤
Feb 16, 2024 55
밥 / 노혜숙 한 청년이 머뭇머뭇 떡장사 앞으로 다가왔다. "이거 얼마예요?" "천오백 원여." 개피떡을 집으려던 청년의 손이 주춤했다. 다시 꿀떡을 가리키며 우물거리듯 가격을 묻자 할머니는 똑같다고 대답했다. 망설이던 청년은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 세...  
1604 화가 나혜석의 연애론 / 구활
정조앤
Feb 12, 2024 64
화가 나혜석의 연애론 / 구활 수덕여관은 버림받은 여인들이 한을 풀어놓는 곳이다. 예산 수덕사 입구에 있는 이곳은 마음에 깊은 상처가 없는 이들은 드나들지 못할 정도로 회한의 뿌리가 깊은 곳이다. 우선 시인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던 일엽 스님이 그...  
1603 질문하는 인간 / 최민자
정조앤
Feb 12, 2024 74
질문하는 인간 / 최민자 시험 문제를 마음대로 내도록 한 철학 교수가 있었다. 한 학기 수업 내용 중 가장 중요하다 생각하는 문제를 스스로 내고 거기에 맞는 답까지 써내라는 시험이었다. 자문자답自問自答이라, 이렇게 쉬운 시험이 있을까. 처음엔 그렇게들...  
1602 나는 왜 수필을 쓰는가 / 임춘희
정조앤
Feb 12, 2024 71
나는 왜 수필을 쓰는가 / 임춘희 오늘도 한 줄의 글을 쓴다. 언제부턴가 난 약을 먹게 되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약 한 봉지를 뜯었다. 물 한 컵을 오른손에 들었다. 색깔별로 들어 있는 알약을 왼손바닥에 올려놓고 한참을 내려다보았다. 몇 초 후면 이 ...  
1601 병풍 앞에서 / 유혜자
정조앤
Feb 12, 2024 40
병풍 앞에서 / 유혜자 그림에 대한 식견도 없으면서 가끔 친구들과 함께 그림 전시회를 기웃거려 본다. 국민학교 5학년 겨울 피난 시절, 노환으로 누워 계시던 외종조부께 자주 놀러 갔다. 문 밖에선 겨울나무가 마구 몸부림치고 쌓인 눈을 털어 내리는 바람 ...  
1600 판도라 행성을 바라보는 두 가지 자세 / 이미영
정조앤
Feb 12, 2024 39
판도라 행성을 바라보는 두 가지 자세 / 이미영 3D 안경을 쓴 두 남자가 몸을 앞으로 기울인다. 나비는 손끝에 내려앉을 듯 팔랑거리고 새들은 코앞까지 다가와 날갯짓한다. 여기는 판도라 행성, 하늘까지 뻗은 나무 넝쿨을 미끄럼 삼아 타고 노는 아이들의 웃...  
1599 밥 먹었느냐 / 정태헌
정조앤
Feb 12, 2024 51
밥 먹었느냐 / 정태헌 끼니때 밥 먹는 일보다 절실한 게 또 있을까. 마음 편한 사람과 밥상머리에 마주 앉아 하는 식사는 행복하다. 뿐인가, 좋은 사람들과 둘러앉아 담소하며 먹는 밥은 소찬일지라도 즐겁다. 예수도 제자들과 둘러 앉아 담소하며 밥 먹는 일...  
1598 장항으로 가는 길 / 정혜숙
정조앤
Feb 07, 2024 30
장항으로 가는 길 / 정혜숙 장항으로 간다. 토함산 기슭을 흘러내리는 물줄기는 대왕암으로 머리를 돌리다가 장항리 골짜기에서 먼지 묻은 맨발을 씻으라는 듯, 움푹 웅덩이에 세숫물을 받아놓았다. 신성한 제단을 오르는 옛 수도자의 행로를 따라 운동화 끈을...  
1597 수다 / 정임표
정조앤
Feb 07, 2024 41
수다 / 정임표 사람들은 누구나 다 수다를 떤다. 흔히들 수다를 여성들의 전유물로 생각하는데 남성들이 여성들 보다 더 많은 수다를 떤다. 밤새도록 술을 마시며 온갖 쓸데없는 이야기를 늘어놓고도 화제가 신변의 잡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수다가 아니라고 여...  
1596 뻥 / 김영희
정조앤
Feb 07, 2024 48
뻥 / 김영희 뻥친다는 말이 있다. 뻥치는 것은 거짓말이나 허풍으로 쓰인다.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 이곳저곳에서 뻥치는 소리가 난무한다. 오랜만에 찾아간 절에서도 뻥치는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몇 년 전, 남쪽으로 차를 몰아 평소 가보고 싶었던 사찰을 찾...  
1595 여백에 붓을 치다 / 신서영
정조앤
Feb 07, 2024 47
여백에 붓을 치다 / 신서영 동면에 든 주남저수지는 멀리서 바라보면 수묵화의 텅 빈 여백이다. 비어있지만 그 속에 끊임없이 생명이 꿈틀거리는 것을 읽을 수 있다. 수묵화는 시를 품은 그림이라고 한다. 먹은 화려한 컬러가 가지지 못한 고유한 내면의 은근...  
1594 입원단상(결벽증) / 안병태
정조앤
Feb 07, 2024 47
입원단상(결벽증) / 안병태 별로 자랑할 만한 감투는 아니지만 이 병실에 오래 머물다보니 환자들이 나를 ‘실장님’이라고 부른다. 오늘 우리 병실에 새 환자가 들어왔다. 그동안 환자가 수없이 갈마들었지만 저런 별종은 처음이다. 입실하자마자 ...  
1593 지푸니 / 박갑순
정조앤
Feb 02, 2024 48
지푸니 / 박갑순 아끼던 차를 폐차시키고 중고를 구입한 적이 있다. 필리핀에서 낡은 차들이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때 폐차한 내 차가 혹 그곳에서 그들의 손에 의해 새롭게 탄생하여 달리고 있지 않을까 싶은 엉뚱한 생각을 했다. 관광버스는 종...  
1592 풀잎 / 이종화
정조앤
Feb 02, 2024 63
풀잎 / 이종화 북한산 끝자락. 골짜기 따라 남루한 가옥들이 옹기종기 군락을 이루고, 가난한 삶이 뱉어낸 고단한 숨결은 골목 사이사이로 스며들어 꼬불꼬불 길을 냈다. 사슴 눈망울 같은 눈송이가 좁디좁은 길을 순식간에 덮어버리면, 늙은 가로등은 노란 ...  
1591 고요를 부르다 / 이양주
정조앤
Feb 02, 2024 58
고요를 부르다 / 이양주 “청조(靑鳥)야 오도고야 반갑다 임의 소식(消息)······.” 제자가 소리 선물을 한다. 옛 시에 곡조를 얹어 부르고 있다. 청아한 목소리에 예쁜 새 한 마리 푸른 날갯짓 하며 허...  
1590 마지막 선물 / 신서영
정조앤
Feb 02, 2024 42
마지막 선물 / 신서영 佛! 벼락 맞은 대추나무에 음각한 글자다. 일필휘지로 막힘이 없고, 용맹한 기상마저 풍긴다. 땅속 에너지를 응축했다가 단숨에 펄펄 용솟음치는 마그마처럼 마지막 획이 역동적이다. 이 진중함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으리라. 더군다...  
1589 베란다에서 / 서숙
정조앤
Feb 02, 2024 34
베란다에서 / 서숙 화분을 돌보다가 그만 사고를 쳤다. 천리향의 실한 가지 하나를 부러뜨린 것이다. 좁은 베란다에 촘촘히 들여놓은 화분들 중에서 창문 쪽의 군자란을 살피고 돌아서다가 그만 천리향 가지를 건드린 모양이다. 나는 늘 나의 과체중이 유감스...  
1588 아버지의 집, 송석헌(松石軒) / 조현미
정조앤
Feb 02, 2024 37
아버지의 집, 송석헌(松石軒) / 조현미 집을 떠나는 것이 세계의 운명이 되어 가고 있다 - 하이데거 아주 오래된 집이었다. 기왓장엔 버짐이 피었고 기왓골에선 와송이 자라고 있었다. 보(樑)와 기둥, 서까래와 난간에 세월이 먹물처럼 스며있었다. 대문은 버...  
1587 조롱박 타는 여인/ 김규련
정조앤
Jan 29, 2024 42
조롱박 타는 여인/ 김규련 늦가을 엷은 햇볕이 툇마루에 깔리고 있다.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한 여인이 등에 햇볕을 받으며 조롱박을 타고 있다. 두 발로 조롱박을 고정시켜 놓고 실톱으로 박을 타는 솜씨가 꽤 익숙해 보인다. 그 연인의 옆켠에는 싱싱하고 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