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내기와 드러내지 않기

수필은 자신을 드러내는 글이다. 자조문학(自照文學), 고백문학이라고도 한다. 자신의 삶과 인생을 거울에 비춰내듯 드러내는 글이다. 허위, 과장이 아닌 진실과 순수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에게 친근감을 준다.


수필은 자신의 삶과 인생을 드러내는 모습을 취하고, 독자들은 글을 통해 작자의 삶과 인생을 보게 된다. 작자는 심리적으로 자신의 장점과 좋은 점을 보이고, 단점, 취약점, 잘못한 일 등은 감추고 싶어 한다.


형용사와 수식어를 남용하는 사람은 자신을 드러내는 데 있어서 지나치게 독자를 의식하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의 삶과 인생을 드러내는 문학이라고 하지만, 독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을 드러내선 안 된다. 자신의 삶과 인생을 드러내는 행위는 개인적인 것에 그치지 않고, 모든 사람들의 삶과 인생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독자들은 성공담보다도 오히려 실패담에서 교훈을 얻으며, 화려하고 위대한 일보다 소외되고 눈에 띄지 않은 것에 대해 애정에 관심을 갖는다. 작가가 자랑, 과시, 좋은 점만을 드러내지 않고 나쁜 점, 취약점도 드러내 성찰의 모습을 보여주길 독자는 바라고 있다.


글을 쓰는 데 가장 어려운 것은 드러내야 할 것은 반드시 드러내야 하고, 드러내지 않아야 할 것은 반드시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와 진실 앞에서 생사를 걸 수 있는 문제까지 대두될 수 있는 문제다. 드러내야 할 것은 개인성, 일과성, 일시성이 아닌 공공성, 지속성, 영원성이 있는 가치와 의미에 닿아 있어야 하며, 절제하거나 드러내지 않아야 할 것은 자랑, 과시, 과장, 증오, 분노 등 독자들의 삶과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