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예광장
> 詩 산책

詩 산책

Articles 404

No.	Subject		Author	Date	Views
Notice	안도현의 시와 연애하는 법 (#1~ #26)		정조앤	Jan 19, 2022	893
Notice	시인을 만드는 9개의 비망록 / 정일근		정조앤	Apr 05, 2016	1089
104		서시―이성복(1952∼)	정조앤	Apr 29, 2023	109
104		간이식당에서 저녁을 사 먹었습니다 늦고 헐한 저녁이 옵니다 낯선 바람이 부는 거리는 미끄럽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당신이 맞은편 골목에서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당신이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사방에서 ...
103		역―한성기(1923∼1984)	정조앤	Mar 06, 2023	103
103		역―한성기(1923∼1984)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지나간다 급행열차가 어지럽게 경적을 울리며 이따금 의지할 의자 하나 없고 빈 대합실에는 거기 조그마한 역이 있다 푸른 불 시그널이 꿈처럼 어리는 눈이 오고 비가 오고…&hell...
102		호수―조병화(1921∼2003)	정조앤	Mar 06, 2023	102
102		호수―조병화(1921∼2003)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물이 모여서 이야길 한다 물이 모여서 장을 본다 물이 모여서 길을 묻는다 물이 모여서 떠날 차빌 한다 당일로 떠나는 물이 있다 며칠을 묵는 물이 있다 달폴 두고 빙빙 도는 물이 있...
101		묘비명 ―박중식(1955∼ )	정조앤	Mar 14, 2023	99
101		묘비명―박중식(1955∼ )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물은 죽어서 물 속으로 가고 꽃도 죽어 꽃 속으로 간다 그렇다 죽어 하늘은 하늘 속으로 가고 나도 죽어서 내 속으로 가야만 한다. ―박중식(1955∼ ) 우리의 봄은 항상 새봄이다. 조...
100		사모곡 ―감태준(1947∼ )	정조앤	Apr 04, 2023	106
100		어머니는 죽어서 달이 되었다 바람에게도 가지 않고 길 밖에도 가지 않고, 어머니는 달이 되어 나와 함께 긴 밤을 멀리 걸었다. ―감태준(1947∼ ) “당신을 사모합니다.” 이런 고전적인 고백에서의 ‘사모’와 사모곡의 ‘사모&...
99		릉, 묘, 총―김현(1980∼ )	정조앤	Apr 04, 2023	82
99		읽기모드 남자 둘이 의릉 보러 가서 의릉은 못 보고 꽃나무 한 그루 보고 왔다 넋이 나가서 나무엔 학명이 있을 테지만 서정은 그런 것으로 쓰이지 않는다 삶이라면 모를까 연우 아빠가 연우 때문에 식물도감을 샀다 웃고 있는 젊은 아빠가 아장아장 어린 아...
98		벚꽃엔딩 / 박기준	정조앤	Apr 12, 2023	87
98		벚꽃엔딩 / 박기준 새벽 4시가 이불을 흔들었다 놀라 잠에서 깬 자명종 새벽이 풍경을 보고 있다 고층 아파트 몇 집은 어둠을 밝히고 욕망과 뒤섞인 새벽 배송 발걸음 일용할 양식을 배달해 주는 주님도 힘겹고 지하에 사는 사람들 졸음을 태운 버스, 꽃을 보...
97		뻐꾸기- 박경용(1940∼)	정조앤	Apr 12, 2023	93
97		(후략) 긴긴 꼬리를 밟아서. 울음 끝 추스림같은 아카시아향의 그날의 내 앙앙울음 하얀 길 위에 깔린 마알갛게 뜬 아카시아분향 갈앉은 녹음유황 뻐꾸기를 따라서. 내 어린 날의 그 울음 속 아직 하나도 늙지 않은 맨발에 아장걸음 발가숭이에 까까머리 내 ...
96		창 / 위선환	정조앤	Apr 17, 2023	57
96		창 / 위선환 먼 하늘에 뻗어 있는 나뭇가지가 이쪽 공중에 비쳐 보이는 하루입니다 이쪽 공중에 비쳐 보이는 나뭇가지는 비어 있고 먼 하늘에 뻗어 있는 나뭇가지에는 아직 덜 익은 열매가 달려 있습니다 나는 손을 뻗습니다 먼 하늘에 달려 있는, 아직도 익...
95		여름밤 ―강소천(1915∼1963)	정조앤	May 09, 2023	84
95		읽기모드 반딧불을 쫓아가면, 빗자루를 둘러메고 동네 어른들의 이야기를 듣다가 멍석 핀 마당에 앉아 술래잡기를 했다. 별인 양 땅 위에선 반딧불들이 죄다 잠을 깬 밤. 하늘의 별들이 반딧불은 언제나 훨훨 날아 외양간 지붕을 넘어가곤 하였다. 반딧불이 ...
94		업어주는 사람 ―이덕규 시인(1961∼ )	정조앤	May 20, 2023	153
94		오래전에 냇물을 업어 건네주는 직업이 있었다고 한다 / 물가를 서성이다 냇물 앞에서 난감해하는 이에게 넓은 등을 내주는 / 그런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중략) 병든 사람을 집에까지 업어다주고 그날 받은 삯을 / 모두 내려놓고 온 적도 있다고 한다 / 세상...
93		국수가 먹고 싶다 / 이상국	정조앤	Jun 05, 2023	87
93		국수가 먹고 싶다 / 이상국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
92		나를 멈추게 하는 것들 / 반칠환	정조앤	Jun 05, 2023	97
92		나를 멈추게 하는 것들 / 반칠환 보도블록 틈에 핀 씀바귀 꽃 한 포기가 나를 멈추게 한다 어쩌다 서울 하늘을 선회하는 제비 한두 마리가 나를 멈추게 한다 육교 아래 봄볕에 탄 까만 얼굴로 도라지를 다듬는 할머니의 옆모습이 나를 멈추게 한다 굽은 허리...
91		사과야 미안하다 / 정일근	정조앤	Jun 05, 2023	139
91		사과야 미안하다 / 정일근 사과 과수원을 하는 착한 친구가 있다. 사과꽃 속에서 사과가 나오고 사과 속에서 더운 밥 나온다며, 나무야 고맙다 사과나무야 고맙다. 사과나무 그루 그루마다 꼬박꼬박 절하며 과수원을 돌던 그 친구를 본 적이 있다. 사과꽃이 ...
90		살구 ―이은규(1978∼)	정조앤	Jun 11, 2023	194
90		살구나무 그늘에 앉아 생각한다 손차양, 한 사람의 미간을 위해 다른 한 사람이 만들어준 세상에서 가장 깊고 가장 넓은 지붕 그 지붕 아래서 한 사람은 한낮 눈부신 햇빛을 지나가는 새의 부리가 전하는 말은 부고처럼 갑자기 들이치는 빗발을 오래 바라보며...
89		죄와 벌 ―조오현(1932∼2018)	정조앤	Jun 11, 2023	73
89		우리 절 밭두렁 벼락 맞은 대추나무 무슨 죄가 많았을까 벼락 맞을 놈은 난데 오늘도 이런 생각에 하루해를 보냅니다 ―조오현(1932∼2018) 5월은 좋은 달이다.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으며 햇살은 화창하고 꽃들은 만발한다. 돈을 낸 것도 아니고 부탁하지...
88		유기동물 보호소― 김명기(1969∼ )	정조앤	Jun 11, 2023	58
88		버려진 개 한 마리 데려다 놓고 얼마 전 떠나 버린 사람의 시집을 펼쳐 읽는다 슬픔을 더 슬프게 하는 건 시만 한 게 없지 개 한 마리 데려왔을 뿐인데 칠십 마리의 개가 일제히 짖는다 흰 슬픔 검은 슬픔 누런 슬픔 큰 슬픔 작은 슬픔 슬픔이 슬픔을 알아본...
87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 ―장석남(1965∼ )	정조앤	Jun 11, 2023	90
87		죽은 꽃나무를 뽑아낸 일뿐인데 그리고 꽃나무가 있던 자리를 바라본 일뿐인데 목이 말라 사이다를 한 컵 마시고는 다시 그 자리를 바라본 일뿐인데 잘못 꾼 꿈이 있었나? 인젠 꽃이름도 잘 생각나지 않는 잔상들 지나가던 바람이 잠시 손금을 펴보던 모습이...
86		풍경 달다 ―정호승(1950∼ )	정조앤	Jun 26, 2023	109
86		운주사 와불님을 뵙고 돌아오는 길에 그대 가슴의 처마 끝에 풍경을 달고 돌아왔다 먼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 소리 들리면 보고 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정호승(1950∼ ) 바람은 서정시인들의 오랜 친구다. 보이지도 않고 잡을 수도 없는 그것을 ...
85		누가 아프다는 이야기를 듣는 저녁 ―문신(1973∼ )	정조앤	Jun 26, 2023	111
85		읽기모드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누가 아프다는 이야기를 듣는 저녁이다/공단 지대를 경유해 온 시내버스 천장에서 눈시울빛 전등이 켜지는 저녁이다/손바닥마다 어스름으로 물든 사람들의 고개가 비스듬해지는 저녁이다 다시, 누가 아프...

Write List

First Page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Last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