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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산책

Articles 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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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안도현의 시와 연애하는 법 (#1~ #26)
정조앤
Jan 19, 2022 893
Notice 시인을 만드는 9개의 비망록 / 정일근 file
정조앤
Apr 05, 2016 1089
104 귤 한 개―박경용(1940∼ )
정조앤
Jan 28, 2021 200
귤 한 개가 방을 가득 채운다. 짜릿하고 향깃한 냄새로 물들이고, 양지짝의 화안한 빛으로 물들이고, 사르르 군침 도는 맛으로 물들이고, 귤 한 개가 방보다 크다. ―박경용(1940∼ ) 노트북을 새로 샀다. 옛날에 샀던 것보다 속도는 빨라졌는데 가격은 싸졌다....  
103 나에게 묻는다-―이산하(1960∼)
정조앤
Mar 23, 2022 200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꽃이 대충 피더냐. 이 세상에 대충 피는 꽃은 하나도 없다. 꽃이 소리 내며 피더냐. 이 세상에 시끄러운 꽃은 하나도 없다. 꽃이 어떻게 생겼더냐. 이 세상에 똑같은 꽃은 하나도 없다. 꽃이 모두 아름답더냐. ...  
102 그 겨울의 시 ―박노해(1957∼)
정조앤
Dec 06, 2020 201
그 겨울의 시 ―박노해(1957∼) 문풍지 우는 겨울밤이면/윗목 물그릇에 살얼음이 어는데/할머니는 이불 속에서/어린 나를 품어 안고/몇 번이고 혼잣말로 중얼거리시네 오늘 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랑가/소금창고 옆 문둥이는 얼어 죽지 않을랑가/뒷산에 노루...  
101 소금 달-정현우(1986∼ )
정조앤
Mar 19, 2021 202
잠든 엄마의 입안은 폭설을 삼킨 밤하늘, / 사람이 그 작은 단지에 담길 수 있다니 / 엄마는 길게 한번 울었고, / 나는 할머니의 마지막 김치를 꺼내지 못했다. / 눈물을 소금으로 만들 수 있다면 / 가장 슬플 때의 맛을 알 수 있을 텐데 / 둥둥 뜬 반달 모양...  
100 인중을 긁적거리며―심보선(1970∼)
정조앤
Sep 03, 2021 202
내가 아직 태어나지 않았을 때, / 천사가 엄마 배 속의 나를 방문하고는 말했다. / 네가 거쳐온 모든 전생에 들었던 / 뱃사람의 울음과 이방인의 탄식일랑 잊으렴. / 너의 인생은 아주 보잘것없는 존재부터 시작해야 해. / 말을 끝낸 천사는 쉿, 하고 내 입술...  
99 홀로 걸어가는 사람 ―최동호(1948∼ )
정조앤
Apr 04, 2018 203
홀로 걸어가는 사람 ―최동호(1948∼ ) 과녁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조금 비껴가는 화살처럼 마음 한가운데를 맞추지 못하고 변두리를 지나가는 바람처럼 먼 곳을 향해 여린 씨를 날리는 작은 풀꽃의 바람 같은 마음이여 자갈이 날면 백 리를 간다지만 모래가 ...  
98 교실 ― 정한모(1923∼1991)
정조앤
Aug 19, 2018 203
 교실 ― 정한모(1923∼1991) 초롱초롱한 눈들이 한곳으로 빛날 때 교실은 초록색 짙은 향기를 풍긴다 집중해오는 의욕의 초점에서 나의 점잔은 분해되어 꽃송이처럼 환한 하나하나의 동자 안에 자리잡는다 제각기 다른 얼굴이 된 내가 빤히 나를 쏘아보며 묻...  
97 시를 묻는 독자에게 / 임보 1 file
성민희
Apr 21, 2016 206
 
96 우리는 매일매일 ―진은영(1970∼ )
정조앤
Jun 17, 2020 206
우리는 매일매일 ―진은영(1970∼ ) 흰 셔츠 윗주머니에 버찌를 가득 넣고 우리는 매일 넘어졌지 높이 던진 푸른 토마토 오후 다섯 시의 공중에서 붉게 익어 흘러내린다 우리는 너무 오래 생각했다 틀린 것을 말하기 위해 열쇠 잃은 흑단상자 속 어둠을 흔든다 ...  
95 발열 ―정지용(1902∼1950)
정조앤
Oct 16, 2020 207
발열 ―정지용(1902∼1950) 처마 끝에 서린 연기 따라 포도순이 기어나가는 밤, 소리 없이, 가물음 땅에 쓰며든 더운 김이 등에 서리나니, 훈훈히, 아아, 이 애 몸이 또 달아오르노나. 가쁜 숨결을 드내쉬노니, 박나비처럼, 가녀린 머리, 주사 찍은 자리에, 입...  
94 문자 ―김경후(1971∼ )
정조앤
Aug 13, 2020 208
문자 ―김경후(1971∼ ) 다음 생애/있어도/없어도/지금 다 지워져도 나는/너의 문자/너의 모국어로 태어날 것이다 우리는 정지용이라는 시인의 이름을 곧잘 기억한다. 유명한 시 몇 편이 따라오는 유명한 시인이라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다. 그런데 왜 정지용이...  
93 나는 새들의 나라에 입국했다 ―배영옥(1966∼2018)
정조앤
Apr 20, 2020 210
나는 새들의 나라에 입국했다 ―배영옥(1966∼2018) 나는 아무래도 새들의 나라에 입국한 것이 틀림없다 시가 향 무성한 공동묘지에서 카스트로의 동상에서 이국의 아이들 목소리에서 끊임없이 새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보면 …(중략)… 혁명 광장을 지키는 독수리...  
92 씬냉이꽃 ―김달진(1907∼1989)
정조앤
Jun 17, 2020 210
씬냉이꽃 ―김달진(1907∼1989) 사람들 모두/산으로 바다로/신록철 놀이 간다 야단들인데 나는 혼자 뜰 앞을 거닐다가 그늘 밑의 조그만 씬냉이꽃 보았다. 이 우주/여기에/지금 씬냉이꽃이 피고/나비 날은다. 대학교에서는 아직도 화상 강의를 하고 있다. 나는 ...  
91 꿈 팔아 외롬 사서 - 변영로(1898∼1961)
정조앤
Jun 26, 2019 211
꿈 팔아 외롬 사서 - 변영로(1898∼1961) 꿈 팔아 외롬 사서 산골에 사쟀더니 뭇새 그 음성 본을 뜨고 갖은 꽃 그 모습 자아내니 이슬, 풀, 그 옷자락 그립다네. 꿈 팔아 외롬 사서 바닷가에 늙쟀더니 물결의 수없는 발 몰려들매 하늘과 먼 돛과 모래밭은 서로...  
90 어머니 ― 김남주(1946∼1994)
정조앤
Jun 26, 2019 211
어머니 ― 김남주(1946∼1994) 일흔 넘은 나이에 밭에 나가 김을 매고 있는 이 사람을 보아라 아픔처럼 손바닥에는 못이 박혀 있고 세월의 바람에 시달리느라 그랬는지 얼굴에 이랑처럼 골이 깊구나 봄 여름 가을 없이 평생을 한시도 일손을 놓고는 살 수 없었...  
89 봉선화―김상옥(1920∼2004)
정조앤
Jun 25, 2018 211
봉선화―김상옥(1920∼2004) 비 오자 장독간에 봉선화 반만 벌어 해마다 피는 꽃을 나만 두고 볼 것인가 세세한 사연을 적어 누님께로 보내자 누님이 편지 보며 하마 울까 웃으실까 눈앞에 삼삼이는 고향집을 그리시고 손톱에 꽃물 들이던 그날 생각하시리 양지...  
88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 이제니(1972∼)
정조앤
Feb 24, 2020 212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 이제니(1972∼) 매일매일 슬픈 것을 본다. 매일매일 얼굴을 씻는다. 모르는 사이 피어나는 꽃. 나는 꽃을 모르고 꽃도 나를 모르겠지. 우리는 우리만의 입술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우리만의 눈동자를 가지고 있다. (중략) 잃...  
87 돌아오는 길―김강태(1950∼2003)
정조앤
Dec 14, 2021 212
……춥지만, 우리 이제 절망을 희망으로 색칠하기 한참을 돌아오는 길에는 채소 파는 아줌마에게 이렇게 물어보기 희망 한 단에 얼마예요? ―김강태(1950∼2003) SF(Science Fiction) 영화에는 외계인도 나오고 우주선도 나오니까 황당한 거짓...  
86 또 한여름―김종길(1926∼2017)
정조앤
Jul 07, 2022 212
또 한여름―김종길(1926∼2017)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소나기 멎자 매미소리 젖은 뜰을 다시 적신다. 비 오다 멎고, 매미소리 그쳤다 다시 일고, 또 한여름 이렇게 지나가는가. 소나기 소리 매미소리에 아직은 성한 귀 기울이며 또 한...  
85 바람의 말 ―마종기(1939∼ )
정조앤
May 18, 2020 213
바람의 말 ―마종기(1939∼ ) 우리가 모두 떠난 뒤/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바람이라고 생각하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나무 하나 심어놓으려니/그 나무 자라서 꽃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