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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수필

Articles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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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2542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7693
1528 골목 / 최민자
정조앤
Dec 01, 2023 111
골목 / 최민자 골목은 눈부시지 않아서 좋다. 휘황한 네온사인도, 대형마트도, 요란한 차량의 행렬도 없다. '열려라 참깨!'를 외치지 않아도 스르륵 열리는 자동문이나, 제복 입은 경비원이 탐색하는 눈빛으로 위아래를 훑어 내리는 고층빌딩도 눈에 ...  
1527 물레가 구른다 / 김희숙
정조앤
Dec 01, 2023 58
물레가 구른다 / 김희숙 꽃이 핀다. 손가락을 슬쩍 비트니 오므린 몽우리가 보시시 벌어진다. 흙 한 줌에서 생명력이 살아난다. 허공을 메울 잔가지나 바람에 하늘거릴 이파리 하나 돋지 못한 줄기지만 꼿꼿하게 버티고 섰다. 앞으로도 꽃송이 서너 개쯤은 거...  
1526 윗집 창문 / 조문자
정조앤
Dec 01, 2023 86
윗집 창문 / 조문자 - 2023년 선수필 문학상 귀뚜라미조차 숨을 멎은 듯 사위가 고요하다. 인적 드문 산속에선 창문도 친구여서 불 켜진 윗집 창문을 곧잘 올려다보곤 한다. 능선의 가르맛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통나무를 엇긴 흙담집이 나온다. 집에서 오...  
1525 그리운 기차 / 유병근
정조앤
Dec 01, 2023 67
그리운 기차 / 유병근 들판이 다가온다는 느낌이었는데 어디론지 사라지고 없다. 몇 차례나 그랬다. 그것은 오고 가는 인연이라며 달리는 열차 좌석에 등을 기댄다. 들판 너머에 마을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어느 지방이든 눈에 띄는 비슷비슷한 풍경이다. 그...  
1524 가지치기-장덕재
정조앤
Dec 01, 2023 81
가지치기-장덕재 겨울 끝자락에 찬바람이 서성인다. 주춤거리는 겨울 뒤로 봄이 기웃거리고 창가를 더듬는 햇살의 유혹이 심상치 않다. 아니나 다를까. 양지바른 화단의 매화가 봄을 품고 있다. 여린 꽃망울을 머금은 가지마다 부푼 가슴을 여미고 있다. 내 마...  
1523 내 고향, 그 바다에서 길을 묻는다 / 정영자
정조앤
Nov 27, 2023 87
내 고향, 그 바다에서 길을 묻는다 / 정영자 빛과 색으로 표현된 그림 앞에 섰다. 가까이서는 오묘한 색의 집합체로만 눈에 들어오는데 물러설수록 빛이 그 형체를 드러낸다. 그림 한가운데 망사리를 등에 지고 몸을 수그리고 나오는 해녀가 있고 그 뒤로 웅...  
1522 우리가 되는 법 / 김근혜
정조앤
Nov 27, 2023 56
우리가 되는 법 / 김근혜 '우리가 되는 법’이란 작품이 눈길을 끈다. 이완이라는 작가의 미술품인데 오브제들을 모아서 저울 위에 올려두고 무게를 똑같이 맞추어 놓았다. 저울의 눈금에 호기심이 인다. ​ 마네킹 몸통과 다리, 생수통, 도자기는 하...  
1521 '들깨 나무' / 박금아
정조앤
Nov 27, 2023 62
어제야 들깨를 뽑았다. 지난해 늦봄에 절로 돋아나 여름내 향긋한 잎을 내어주고, 가을엔 꽃을 피워 초겨울까지 식탁을 풍성하게 해준 들깨였다. 보리밥 짓고 강된장 만들어 깻잎 몇 장 따 쌈 싸서 올리고, 하얀 꽃숭어리는 찹쌀풀에 발라 들깨 보숭이로 만들...  
1520 빈 산엔 노랑꽃 / 장 돈 식
정조앤
Nov 27, 2023 65
빈 산엔 노랑꽃 / 장 돈 식 눈이 내린다. 기상대가 기상청으로 격을 높이더니 적중률이 제법이다. 예보대로 굼실거리던 하늘은 새벽녘에 비로 시작하더니 낮부터는 눈으로 이어졌다. 산에서 내려와 시내 책방을 돌며 비를 맞고 돌아올 때는 눈 내리는 산을 오...  
1519 작가의 여행 / 박양근
정조앤
Nov 23, 2023 133
작가의 여행 / 박양근 인생은 여행이다. 그중에서 작가들은 보통 사람과 다른 특별한 여행을 한다. 몸속에 원초적인 노마드의 피가 흐르고 있어 늘 언제나 떠나고 싶어한다. 무언가 새로운 환경을 원할 때, 무심코 흘린 말이 절박한 고백임을 깨달을 때, 좌절...  
1518 헛꽃 / 노혜숙
정조앤
Nov 23, 2023 81
헛꽃 / 노혜숙 하필 그 장면일까. 지쳐 누운 잠자리에 어제 본 영화 속 노배우의 얼굴이 클로즈업된다. 화장기 하나 없이 골 깊게 패인 주름 그대로 민낯이다. 몇 겹이나 되는 목주름도 숨김없이 드러낸다. 팽팽한 긴장감이 사라진 육체를 헐렁한 옷이 감싸고...  
1517 감각하다 / 황진숙
정조앤
Nov 23, 2023 84
감각하다 / 황진숙 시각으로 오가며 무심결에 봐오던 풍경이었다. 매서운 추위 덕에 한낮에도 싸늘하다. 남아 있던 볕살이 이울자 어스름이 내려앉는다. 어둠은 보란 듯이 감춰진 가난을 끄집어낸다. 길가 바로 옆에 자리 잡은 채 대문도 담도 없는 슬래브집...  
1516 블랙 / 최장순
정조앤
Nov 23, 2023 51
블랙 / 최장순 배수터널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어른들이 양동이 가득 물고기를 들고 나온 장면을 목격한 터라 호기심은 그쪽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친구들과 저수지 수로를 따라 들어갔다. 빛을 모두 잠근 배수갑문은 두려움만 흘려보내고 무릎까지 무서움이...  
1515 서리꽃 / 류영택
정조앤
Nov 23, 2023 55
서리꽃 / 류영택 산위를 바라본다. 야트막한 산비탈엔 잡초가 우거져있고, 우거진 수풀 사이로 붕긋 솟은 봉분들이 눈에 들어온다. 저 많은 무덤 중에 과연 어느 것이 장군의 묘일까. 망우당을 만나 뵈러 온 게 아니라 그의 문중 선산을 둘러보러 온 것 같은 ...  
1514 어떤 경험 / 이병식
정조앤
Nov 23, 2023 65
어떤 경험 / 이병식 TV를 켠다. 프로야구 경기가 한창이다. 경쾌하고 빠른 비트의 음악이 운동장에 가득히 울려 퍼진다. 경쾌함을 넘어 요란하기조차 하다. 음악에 맞추어 몸을 흔들어대는 날씬하고 예쁜 아가씨들의 율동이 멋지다. 아가씨들의 율동에 맞추어 ...  
1513 봄으로 오시는 당신 / 김용순
정조앤
Nov 20, 2023 223
봄으로 오시는 당신 / 김용순 납작 엎드려 눈보라를 견딘 벌씀바귀가 이파리 끝을 살포시 올리네요. 색깔마저 겨울 밭을 닮아 눈에 띄지도 않더니, 이제는 푸른빛마저 돌기 시작합니다. 봄이 온다는 기별이지요. 봄으로 오시던 어머니, 문득 그립습니다. 지난...  
1512 이별의 무게 / 전오영
정조앤
Nov 20, 2023 77
이별의 무게 / 전오영 인기척이 들린다. 점점 가까워지는 걸음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잠깐의 고요가 머무는가 싶더니 이내 노크소리가 들린다. 이어지는 목소리가 조심스럽다. 이사 온 지 며칠 되지 않아 찾아 올 사람이 없는데 혹시 옆집의 문을 두드린 것은...  
1511 안단테 칸타빌레 / 정영자
정조앤
Nov 20, 2023 70
안단테 칸타빌레 / 정영자 바이올린 선율이 빗소리에 잠긴다. 벽에 걸린 시계는 4시 5분을 가리키고 있다. 돌아올 시간이 지나자 별일이 없으리라 생각하면서도 걱정이 앞선다. 바쁘다는 이유로 미적대는 나를 보며 혼자 가겠노라 나서던 그이의 뒷모습이 눈...  
1510 언니의 자전거 / 이승애
정조앤
Nov 20, 2023 45
언니의 자전거 / 이승애 나는 아직도 중년의 여성이 자전거 타는 것을 볼 때면 언니가 생각나서 가슴이 두근거린다. 언니는 자전거 타는 것을 아주 좋아했다. 자동차를 살 수 없는 형편이기도 하였지만, 자신의 의지대로 마음껏 자연을 감상하고 즐길 수 있는...  
1509 슴베 / 이치운
정조앤
Nov 15, 2023 54
슴베 / 이치운 불덩이다. 시뻘겋게 달구어진 쇠붙이가 몸통을 찌른다. 쇠가 야멸차게 찔러도 하얀 연기를 뿜어 신음만 낼 뿐이다. 나무와 쇠가 만나 다른 몸이 하나가 된다. 약하고 가벼운 것이 강하고 무거운 것을 감싸 안는다. 어느 시골집이나 광에 곡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