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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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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2538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7677
228 경찰서 앞 횡단보도 / 심선경
정조앤
Sep 20, 2023 50
경찰서 앞 횡단보도 / 심선경 경찰서 앞 횡단보도 도색은 늘 새것처럼 선명하다. 횡단보도 신호등은 초록색이고 내 차는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며 정지선 앞에 서 있다. 다른 사람들은 벌써 다 건너갔는데, 검정비닐 봉지를 든 할머니가, 애 터지게 느린 걸음...  
227 일탈을 꿈꾸며 / 한경희
정조앤
Sep 20, 2023 86
일탈을 꿈꾸며 / 한경희 지겹다. 어제는 밥하고 설거지하고 청소와 빨래를 했고, 오늘은 순서만 바꿨을 뿐이다. 권태로운 일상과 일탈의 유혹은 샴쌍둥이처럼 붙어 다닌다. 열흘만 낯선 곳에서 푹 쉬어봤으면. 느지막이 일어나 민박집 할머니의 정갈한 밥상을...  
226 그녀의 발자국에서는 언어의 숨소리가 났다 / 송마나
정조앤
Sep 20, 2023 71
그녀의 발자국에서는 언어의 숨소리가 났다 / 송마나 그 여자가 책 속으로 들어왔다.* 그 여자는 집시처럼 떠돌다가 버려진 고향 집에 들어서 듯, 책의 페이지 속으로 들어왔다. 그녀가 책의 주위를 배회한지는 여러 해가 되었다. 아직 쓰이지 않은 페이지를 ...  
225 아버지의 그물 / 김은숙 - 2023년 등대문학상 우수상
이현숙
Sep 22, 2023 199
아버지의 그물 / 김은숙 - 2023년 등대문학상 우수상 오랜만에 아버지의 억센 팔이 촘촘한 그물을 밤바다에 던져요. 그물이 펴지며 흐르는 소리가 상쾌한 바람을 일으키죠. 밤이 잠깐 환하게 밝아오는 순간이에요. 그러면 은빛 뱃가죽을 뒤집으며 팔딱팔딱 살...  
224 둥지 / 김희자
이현숙
Sep 25, 2023 72
둥지 / 김희자 평소보다 곱절이나 걸려 당도한 고향이다. 고향은 내 살과 뼈가 여문 마을이다. 마을 어귀에 들어서자 층계를 이룬 다랑논과 옹기종기 모여 앉은 집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고향 특유의 흙냄새는 예나 지금이나 오감을 자극한다. 옛 둥지를 찾는 ...  
223 향수(香水) / 허정진
정조앤
Sep 26, 2023 63
향수(香水) / 허정진 탁자 위에 향수병이 서너 개 있었다. 선물을 받았거나, 그 향기가 좋아 구입했던 것들이다. 은퇴한 이후로 사용하지 않은 지 오래되었지만 굳이 버리지 않았다. 아깝기도 하고, 또 언젠가 다시 뿌릴 일이 생길 것만 같아서였다. ‘...  
222 은둔 / 배귀선
정조앤
Sep 26, 2023 82
은둔 / 배귀선 망초 한 촉, 어디서 떠돌다 왔는지 측백나무 울타리에 터를 잡았다. 초라한 행색이 볼품없어 뽑으려다 홀로 서 있는 모습이 애처로워 그냥 두었다. 햇살에 잎맥 짙어지고 정강이 툭툭 건드리는 바람에 점점 실해져 가는 유월. 이파리가 바람의 ...  
221 시간에 대하여 / 정태헌
정조앤
Sep 26, 2023 118
시간에 대하여 / 정태헌 뒤엉켜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과거는 지나갔고, 현재는 순간마다 흘러가며,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되짚으면 미래는 주저하면서 다가오고 현재는 머뭇거리며 지나가며, 과거는 영원히 정지한 채 침묵 속에 맴돌 뿐이다. 그 시간의 ...  
220 배경, 타인의 취향 / 고경서
정조앤
Oct 01, 2023 58
배경, 타인의 취향 / 고경서 꽃이 만발한 들녘이다. 다갈색 어둠이 한 쌍의 남녀를 껴안는다. 상기된 여자의 맨발이 깎아지른 벼랑 끝에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다. 근육질 몸매의 남자가 긴 머리카락 속에 감추어진 여자의 풍만한 어깨를 포근히 감싼다. 눈을 지...  
219 꼬집힌 풋사랑 / 서영화
정조앤
Oct 01, 2023 72
꼬집힌 풋사랑 / 서영화 옛 노래가 지지직거리며 흘러나온다. 오래된 엘피판에서 가끔 듣는 남인수의 ‘꼬집힌 풋사랑’이다. 즐겨 부르는 노래이기도 하다. 옛날 장안의 기생 중에는 ‘꼬집힌 풋사랑’을 듣고서 자신의 신세에 빗대어 자...  
218 비상 / 류영택
정조앤
Oct 01, 2023 81
비상 / 류영택 새끼뿔논병아리가 앙탈을 부린다. 어미는 자신의 주위를 빙빙 맴도는 새끼가 귀찮다는 듯 날개를 편다. 깃털을 부풀려 겁을 주지만 새끼는 쉬이 물러나지 않는다. 어미는 새끼를 향해 부리를 곧추세운다. 손가락으로 항문에 똥침을 가하듯 어미...  
217 쉼표 구간 / 이혜경
정조앤
Oct 01, 2023 68
쉼표 구간 / 이혜경 대학 입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아이는 하루의 시작과 끝을 피아노 소리로 채웠다. 말이 좋아 방학이지 연습실에서 종일 피아노 앞에서 음표와 씨름하느라 몸도, 마음도 지쳐 보였다.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하는 시기라 몸 잘 챙기...  
216 죽(粥) / 이방주
정조앤
Oct 01, 2023 64
죽(粥) / 이방주 아내가 저녁으로 콩나물죽을 끓였다. 오랜만이다. 목감기로 고생하는 남편에 대한 배려이다. 한술 떠 보았다. 된장을 덜 풀고 고춧가루를 조금 더 넣었으면 칼칼한 맛이 더 진했을 것 같다. 그래도 콩나물이 많이 들어가서 구수했다. 뜨거운 ...  
215 자기만의 방./김정화
이현숙
Oct 10, 2023 68
자기만의 방 / 김정화 단. 칸. 방. 어릴 적 우리 집은 방이 하나밖에 없었다. 들판 한가운데 내려앉은 둥근 초가지붕 하나. 마당과 경계 없이 사방으로 탁 트인 논과 밭. 새들의 울음을 싣고 흐르던 낮고 긴 강. 둥글게 그어졌던 지평선 그림자. 그리고 네 식...  
214 다시 시작 / 김은주
이현숙
Oct 05, 2023 103
다시 시작 / 김은주 목화가 툭 하고 고개를 꺾었다. 경주서 얻어 온 씨앗이 돼 피우고 다시 살아나 여러 해 나의 뜰에서 산다. 솜이 칭칭 감긴 씨앗 몇 알을 누구에게 받아 왔는지 통 기억에 없다. 백련이 지고만 어느 논둑에서 받은 기억은 아련한데 누구였는...  
213 뽕나무에 청어가 사라졌다 / 이순혜
이현숙
Oct 08, 2023 73
뽕나무에 청어가 사라졌다 / 이순혜 어릴 적, 산골 마을에서 자랐다. 읍내에서 십 리를 더 가야만 있는 조그만 마을이다. 앞쪽에 넓은 들이 있었으나 아버지가 농사지을 평평한 땅은 없었다. 부모님은 사람의 발길이 드문 골짜기를 개간했다. 밤낮없이 비탈밭...  
212 섬 / 김희자
이현숙
Oct 12, 2023 325
섬 / 김희자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섬이다. 우주의 중심에서 실재하는 지구 또한 외딴 섬이요.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저마다 혼자인 섬이다. 우리 삶도 섬이 되는 날이 있다. 어부의 통통배를 얻어 타고 앵강만을 건너 노도에 섰다. 노도는 세상으...  
211 구석의 시간 / 이승애
정조앤
Nov 06, 2023 55
구석의 시간 / 이승애 자료집을 찾으려고 책장을 가리고 있던 소파를 밀어냈다. 오랜 시간 밀봉되었던 책장이 부스스 눈을 뜨는데 뽀얀 먼지가 반기를 들 듯 사방으로 흩날린다. 바닥엔 검은 비닐봉지 하나, 백 원짜리 동전 두어 개, 작은 손걸레, 신문지 몇 ...  
210 바람, 바람 바람 / 강표성
정조앤
Nov 06, 2023 192
바람, 바람 바람 / 강표성 1) 최고의 연주자다. 눈짓 하나로도 온 누리가 춤춘다. 들풀의 자장가부터 눈비를 동원한 즉흥 환상곡에 이르기까지 천하제일의 솜씨다. 하지만 리듬을 타지 않는 것들은 건들지 않는 그만의 법도를 지킨다. 지도에도 없는 길을 마...  
209 마침표는 시작이다 / 정근식
이현숙
Oct 15, 2023 103
마침표는 시작이다 / 정근식 글을 쓰다가 마침표를 찍었다. 글이 완성되어서가 아니라 한 문장이 끝이 나서 작은 점을 찍었다. 마침표는 끝이라는 뜻이지만 쉬어가는 쉼표와 의미가 비슷하다. 다음 문장을 시작하기 위해 앞 문장을 마무리하고 잠시 쉬어가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