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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수필

Articles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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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2537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7674
288 선풍기 / 목성균
이현숙
Aug 28, 2023 91
선풍기 / 목성균 처서가 지났다. 그늘에서는 더 이상 바람이 필요 없으니 올여름도 다 갔다. 언제부터인지 선풍기가 거실 구석으로 밀려나서 한가하게 쉬고 있다. 소임을 잃은 선풍기의 모습이 너무 초라해 보인다. 바람개비를 감싸고 있는 안전망이 군데군데 ...  
287 목화꽃 / 도월화
이현숙
Aug 29, 2023 71
목화꽃 / 도월화 우리 엄마 무덤가에 핀 목화꽃 그 꽃 한줌 꺾어다가 이불 지었소 누나야 시집갈 때 지고나 가소 아롱다롱 목화이불 지고나 가소 일제초기 구전민요였다는 한중가閑中歌의 일부분이다. 가수 서유석과 이연실이 가사는 조금씩 다르지만 '고...  
286 청산도에서 / 박기옥
이현숙
Aug 30, 2023 48
청산도에서 / 박기옥 ​ 여행에도 운이 작용하는 모양이다. 나는 청산도행을 두 번이나 실패했다. 날씨 때문에 완도항에서 배가 뜨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새벽 일찍 출발해서 무려 5시간을 달려갔던 곳이었다. 일행은 여객 터미널 주변을 뭉그적거리다가 돌아왔...  
285 음력 팔월 스무나흗날 아침에 / 박금아
이현숙
Sep 01, 2023 66
음력 팔월 스무나흗날 아침에 / 박금아 새벽 미사에 남편을 봉헌하고 오는 길이었다. 산길에 무리 지어 피어나는 들꽃이 축가를 부르고 있는 것 같았다. 찔레 넝쿨 옆을 지날 때였다. 구절초 한 송이가 가시덤불을 헤치고 꽃잎을 올리는 모습이 남편의 생애 같...  
284 만삭의 여인 / 반숙자
이현숙
Sep 03, 2023 67
곧 서리가 내릴세라 청잣빛 하늘을 이고 고구마를 캔다. 배불뚝이 고랑을 타고 앉아 호미질을 하는 손길이 어느 때보다 넉넉하다. 고구마를 캘 때는 줄기둘레를 널찍하게 파야 상처를 내지 않는다. 넝쿨이 무성해서 팔뚝만 한 수확을 기대했으나 잔챙이뿐이다...  
283 그릇 / 남태희
이현숙
Sep 04, 2023 60
당근! 알림 톡이 뜬다. 서른 해도 훌쩍 넘긴 오래된 그릇과 찻잔, 다기를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렸더니 짧은 시간에 연락이 닿는다. 빈티지 레트로란 검색어로 등록된 오래 묵은 그릇들이 주인을 찾아 훌훌 떠날 것이다. 호텔 민예품점에서 당시에는 제법 준 ...  
282 수레는 멈추지 않았다 / 장미숙
정조앤
Sep 05, 2023 65
수레는 멈추지 않았다 / 장미숙 할머니가 다시 나타난 건 거의 일 년이 지나서였다.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을 때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종이상자를 가득 실은 수레가 막 도로를 건너가던 중이었다. 건널목이 아닌 곳에서 무단횡단하는 사람은 걸음이 빠...  
281 별빛과 같은 / 손진숙
정조앤
Sep 05, 2023 67
별빛과 같은 / 손진숙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오른다. 서녘 하늘에 개밥바라기별이 푸르게 돋아나는 시각. 그이와 무슨 일로 부딪쳤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앵돌아진 마음에 돌 지난 딸아이를 둘러업고 세 들어 살고 있는 이층에서 계단을 밟고 내려왔다. 갈...  
280 졸 / 박양근
정조앤
Sep 05, 2023 53
졸 / 박양근 없는 듯 있는 것. 변변한 행세를 못하여도 제 몫을 지켜내려는 마음 하나로 판 위에 놓여 있다. 손에 닿은 감촉은 무명전사의 표지보다 가볍지만 홑 글자 이름은 암각화처럼 뚜렷이 박혔다. 졸卒. 전장은 천하를 거머쥐려는 두 패가 싸움을 벌이는...  
279 내버려둠에 대하여 / 최원현
정조앤
Sep 05, 2023 92
내버려둠에 대하여 / 최원현 한 달여를 아주 심하게 앓았다. 대학병원의 응급실로도 들어가고, 진통제를 먹어보고 주사를 맞아 봐도 가라앉지 않는 통증은 어디선가 보았던 그림 한 폭을 떠오르게 했다. 기억 속의 그림은 짙은 빨강과 검정의 소용돌이였다. 보...  
278 꽃 진 자리 두 개의 무덤 / 공순해
정조앤
Sep 10, 2023 58
디아스포라 웹진 [너머] 4호에 실린 글 꽃 진 자리 두 개의 무덤 공순해 참외를 깎으려면 늘 떠오르는 후배가 있다. 무려 50여 년 전에 헤어졌건만. 그 애는 우리 일행이 해인사 여행하고 있을 때 뒤미처 거기에 왔다. 출가하려 한다고. 말하자면 우리는 그 ...  
277 느레이 김옹 / 김삼진
정조앤
Sep 10, 2023 41
느레이 김옹 / 김삼진 어쩌다가 불쑥 떠오르는 어렸을 때의 별명이 있다. ‘느레이’다. 이 단어가 사전에 는 함경도지방에서 잠꾸러기를 일컫는 방언이라고 나오지만 즉흥적인 어감만으로는 ‘느린 놈’이란 뜻으로 사용한 것 같다. 이 ...  
276 표리검表裏劍 / 조이섭
정조앤
Sep 10, 2023 41
표리검表裏劍 / 조이섭 명절 끝에 친구를 만났다. 나이 든 남자끼리 만나 술이 한잔 들어가면 항용 그렇듯 ‘라떼는’ 향연이 이어진다. 어릴 적 고생했던 이야기야 이미 재탕 삼탕까지 우려먹은 사이인지라, 친구가 한참 뜸을 들인 끝에 한마디 툭...  
275 삼치잡이 / 이치운
정조앤
Sep 10, 2023 80
삼치잡이 / 이치운 내 고향 소리도에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섬의 생김새가 솔개가 날아가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솔개 연鳶자를 써서 '연도'라 부르기도 한다. 여수항에서 배를 타고 2시간 30분가량 바닷길을 따라 가면 남면의 가장 끝자락에 힐링섬 ...  
274 감나무엔 감이 없다 / 김원순
정조앤
Sep 10, 2023 112
감나무엔 감이 없다 / 김원순 감 한 알이 내 등 뒤에 '툭' 떨어진다. 깜짝 놀랐다. 놀라게 한 범인이 감이란 것을 알고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누가 담장 밖에서 나를 몰래 엿보다가 돌멩이질을 하는 줄 알았다. 새벽이 되면 이슬 속에서 풀을 뽑고, ...  
273 소라껍데기 / 장미숙
정조앤
Sep 15, 2023 67
소라껍데기 / 장미숙 죽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노르스름한 색깔에 윤기가 돌고 냄새만으로도 감칠맛이 느껴졌다. 한 숟가락 크게 떴으나 몹시 뜨거웠다. 숟가락을 입술 가까이 대고 호호 불었다. 냄새는 날숨에 밀려갔다가 급히 되돌아왔다. 들숨...  
272 불시개화 不時開花 / 김이경
정조앤
Sep 15, 2023 55
불시개화 不時開花 / 김이경 가을 하늘은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다. 서너 알 대롱거리는 산수유 열매는 파란 물속에 잠긴 새빨간 보석이다. 스마트폰이라는 마법의 기계가 하늘 속에 땅을 담는다. 빨강과 파랑의 대비가 눈이 시리도록 곱다. 저토록 파란 하...  
271 내가 찾는 수필의 소재 / 오덕렬
정조앤
Sep 15, 2023 177
내가 찾는 수필의 소재 / 오덕렬 나는 때로 여인네의 김치 담그는 일에서 수필 창작을 생각해 보기도 한다. 요새는 김치도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기에 이르렀으나 그래도 집집마다 김치를 담그는 법은 알게 모르게 전수되고 있다. 집집마다 담그는 김치지만 그...  
270 경계 본능 / 맹경숙
정조앤
Sep 15, 2023 78
경계 본능 / 맹경숙 발뒤꿈치까지 바싹 다가온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감히 돌아볼 수가 없었다. 돌아보면 바로 덤벼들 것 같았다. 등은 이미 축축이 젖어있고 이마에선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가슴은 쿵쾅쿵쾅 방망이질을 했고. 심장은 멎을 것 같...  
269 치아바타의 시간 / 최지안
정조앤
Sep 16, 2023 71
치아바타의 시간 /최지안 오늘 점심은 치아바타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과 시큼한 향은 즉석 빵이 넘볼 수 없는 발효 빵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이다. 속도 편안하다. 과정이 번거롭지만 좋은 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 어제 숙성 시켜놓은 반죽을 꺼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