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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수필

Articles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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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2537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7674
1528 아닌 것들 / 박보라
정조앤
Dec 22, 2023 64
아닌 것들 / 박보라 “쉽게 쓰이는 건 부끄러운 거라고 했어요. 고민해봐요.” 글이 잘 써지지 않는다는 말에 되돌아온 답이었다. 썼다 지운다. 썼다 지웠다. 몇 시간째 그러고 있다. 말을 이제 막 시작한 아이처럼, 글을 이제 막 쓰기 시작한 아이...  
1527 죽(粥) / 이방주
정조앤
Oct 01, 2023 64
죽(粥) / 이방주 아내가 저녁으로 콩나물죽을 끓였다. 오랜만이다. 목감기로 고생하는 남편에 대한 배려이다. 한술 떠 보았다. 된장을 덜 풀고 고춧가루를 조금 더 넣었으면 칼칼한 맛이 더 진했을 것 같다. 그래도 콩나물이 많이 들어가서 구수했다. 뜨거운 ...  
1526 어떤 경험 / 이병식
정조앤
Nov 23, 2023 64
어떤 경험 / 이병식 TV를 켠다. 프로야구 경기가 한창이다. 경쾌하고 빠른 비트의 음악이 운동장에 가득히 울려 퍼진다. 경쾌함을 넘어 요란하기조차 하다. 음악에 맞추어 몸을 흔들어대는 날씬하고 예쁜 아가씨들의 율동이 멋지다. 아가씨들의 율동에 맞추어 ...  
1525 달밤 / 최현숙
정조앤
Dec 05, 2023 64
달밤 / 최현숙 물속처럼 고요하다. 차 소리마저 끊긴 마을이다. 아침나절 가루로 내리다가 폭설이 되어 덮인 하얀 세상이 옛이야기에나 나올 듯 적막하다. 눈길을 걷고 싶어 달빛 잔잔한 뜰을 내려선다. 이런 풍경을 태고라 일컫는 것일까. 대문을 나서려다 ...  
1524 반야로 가는 길 / 이방주
정조앤
Jan 06, 2024 64
반야로 가는 길 / 이방주 월류봉 광장에 우리가 모였다. 여기서 반야로 가는 길을 찾는다. 월류봉은 금강으로 흘러들어가는 초강천에 감겨있다. 달이 경관에 취해서 머물다 간다는 월류봉 다섯 봉우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바로 앞 오봉에서 바위 한 덩어리가 ...  
1523 닮은 계란이 있던 기차간 풍경 / 곽흥렬
정조앤
Jan 11, 2024 64
닮은 계란이 있던 기차간 풍경 / 곽흥렬 ‘동대구역’이란 이름만 떠올리면 언제나 기적 소리가 환청으로 들려온다. 그만큼 그날의 기적 소리는 어린 나에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처럼 너무도 색다른 인상으로 다가왔었다. 그 모...  
1522 새콤달콤한 관계들 / 최장순
정조앤
Mar 20, 2024 64
새콤달콤한 관계들 / 최장순 머위와 엄나무순, 오가피와 쑥, 살짝 데쳐 된장에 무치거나 초장에 찍어 먹거나 된장국으로 찾아온 것들, 봄 내음 가득한 식탁이다. 겨우내 떨어진 입맛을 살리기엔 제격이다. 봄나물을 좋아하는 것은, 산촌의 소박한 밥상에 대한 ...  
1521 은행나무 / 김잠복
정조앤
Oct 25, 2022 65
은행나무 / 김잠복 텃밭으로 가는 길목에 집채만 한 은행나무 한 그루가 있다. 시도 때도 없이 그 앞을 오가지만, 오늘 아침에 바라본 나무는 달랐다. 회갈색 속살을 오롯이 드러낸 은행나무다. 봄부터 걸쳤던 옷을 미련 없이 내려놓고 차가운 바람 앞에 선 ...  
1520 진심眞心으로 직설直說하다 / 이경은
정조앤
Jan 03, 2022 65
진심眞心으로 직설直說하다 / 이경은 신문사 건물을 돌아 나오는데, 건물 밖 비어있는 넓은 공간 위로 햇볕이 강렬하게 내리쪼인다. 온몸이 쪼그라들 듯 쪼여지고 가슴엔 금세 뜨거운 열기가 가득 찬다. 방금 전 광고 건으로 만났던 문화부장의 말이 귀에 쟁쟁...  
1519 쟁기 / 임병식
정조앤
Jun 14, 2022 65
쟁기 / 임병식 등산길에서 옛날처럼 소를 몰아 쟁기질하는 광경을 보았다. 아침 일찍 시작했는지 이른 시간인데도 마른 논 두 이랑을 갈아엎고 세 번째 이랑에 접어들고 있었다. 곁에 서서 바라보니 쌓인 두둑이 정연한데, 물기가 축축하다. "이랴, 이랴" 부리...  
1518 멸치 화장化粧 / 김희숙
정조앤
Jan 10, 2023 65
멸치 화장化粧 / 김희숙 멸치가 솟구친다. 한 무더기가 하늘 높이 튀어 오르면 먼저 올라가 허공을 헤매던 무리는 물속으로 곤두박질친다. 멸치 대가리는 나아갈 바를 모른 채 밑으로 툭툭 떨어지고, 머리 잃은 몸뚱이는 포물선을 그리며 떠돌다 뱃전에 쌓인...  
1517 화두 / 노혜숙
정조앤
Jan 23, 2023 65
화두 / 노혜숙 어떤 이미지는 우연히 마음에 스며들어 평생의 화두가 된다. 오랜 세월 의식을 부침하던 그림의 이미지가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낸 건 오십이 넘어서였다. ‘겨울 산을 오르는 사람’— 한 남자가 눈보라 치는 산길을 혼자 오른...  
1516 그릇 / 박종희
정조앤
Aug 03, 2023 65
그릇 / 박종희 나막신인가, 아니 나뭇잎 배인가, 움푹하게 들어간 타원형의 투박한 접시에 자꾸 눈이 갔다. 앞에서 보면 나막신이고, 옆에서 보면 어릴 때 도랑에 띄우고 놀던 나뭇잎 배의 모습이다. 같이 근무하던 분이 명예퇴직하고 도자기학과에 진학했다는...  
1515 수레는 멈추지 않았다 / 장미숙
정조앤
Sep 05, 2023 65
수레는 멈추지 않았다 / 장미숙 할머니가 다시 나타난 건 거의 일 년이 지나서였다.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을 때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종이상자를 가득 실은 수레가 막 도로를 건너가던 중이었다. 건널목이 아닌 곳에서 무단횡단하는 사람은 걸음이 빠...  
1514 마법의 순간 / 조미순
이현숙
Oct 17, 2023 65
마법의 순간 / 조미순 우물 옆에 작두샘이 보인다. 주물로 된 작두샘은 손잡이 긴 주전자가 파이프에 올라앉은 형상이다. 1960년대를 재현한 동네에서 어린 시절 기억을 깨우는 풍경에 끌린다. 우물 속으로 두레박을 내려 까만 물거울을 깬다. 찰랑찰랑 퍼 올...  
1513 빈 산엔 노랑꽃 / 장 돈 식
정조앤
Nov 27, 2023 65
빈 산엔 노랑꽃 / 장 돈 식 눈이 내린다. 기상대가 기상청으로 격을 높이더니 적중률이 제법이다. 예보대로 굼실거리던 하늘은 새벽녘에 비로 시작하더니 낮부터는 눈으로 이어졌다. 산에서 내려와 시내 책방을 돌며 비를 맞고 돌아올 때는 눈 내리는 산을 오...  
1512 솔방울을 그리며 / 김이경
정조앤
Dec 26, 2023 65
솔방울을 그리며 / 김이경 늦깎이로 세밀화를 배운다. 작은 꽃잎, 나뭇잎의 그물맥, 날개를 접은 새의 깃털, 그런 자잘한 것들을 서툴게 그린다. 작은 것들의 숨결들을 잡아보고 싶다. 물오리 발목에 맴도는 물살을 그리며 물결의 잔잔한 떨림으로 연필 끝이 ...  
1511 나목裸木이 되고 싶다 / 강석호
정조앤
Jan 11, 2024 65
나목裸木이 되고 싶다 / 강석호 우리 인간들도 나목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잘못 살아온 인생을 가을에 한 번씩 낙엽으로 청산하고 새봄이 오면 다시 시작하는 재생의 기회를 가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을의 최대 명절인 추석을 지낸지 오래다. 아침...  
1510 해와 달의 시간 / 이미경
정조앤
Jan 16, 2024 65
해와 달의 시간 / 이미경 찬거리를 사러 가는데 할머니 한 분이 벤치에 앉아 있다. 벤치 앞은 네 개의 고인돌 너럭바위가 있는 곳이다. 언뜻 보면 조경 같지만, 그것은 청동기 유물인 고인돌이다. 할머니와 고인돌 사이에는 울타리가 있다. 할머니는 생각에 잠...  
1509 막차 / 문경희
정조앤
Jan 29, 2024 65
막차 / 문경희 출발 10분 전, 실내 조명등이 켜진다. 내내 굳건한 함구를 풀지 않던 슬라이딩 도어도 스르르 빗장을 열어젖힌다. 당신의 모든 것을 허용하겠다는 따뜻하고도 너그러운 호의에 감전되듯, 사람들은 하나둘 텅 빈 사각의 공간으로 빨려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