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몸이 노곤하면서도 왠지 짠한 마음이 드는데요.

11월 15일부터 19일까지, 무려 닷새 동안 아침부터 저녁까지 얼굴을 마주하던 회원 분들과 참석자 분들이 무지 그립습니다.^^

생각보다 너무 호응이 좋았고요. 연일 밀려드는 참가자들로 쾌재를 부르면서, 한편으론 음식이랑 의자가 모자랄까 발을 동동 구르면서 세미나 일정인 사흘을 보냈답니다. 

전 개인적으로 세미나실을 들락날락하느라 정작 강의를 통째로 듣진 못했는데요. 어느 분께선 화장실 문을 부여잡고 강의를 놓치기 싫어 일도 못 보러 가신다하더라고요. 정말 대단한 강의였던가 봐요? ㅎㅎ

마지막 날은 주일이라 아주 적은 인원만 오실 줄 알았는데, 이게 웬걸! 80분이 모이셨습니다. 

하... 정말 공부를 한다는 것, 공부에 가차이 간다는 것이 우리들의 마음을 이리 붙들 줄도 몰랐습니다.

사진을 통해 보듯, 이젠 인생의 중반을 넘어 머리가 하얗게 세신 분들이 단 일분도 쉬지 않고 자리를 지키시는 모습, 감동 이예요. 한 살이라도 젊은 제가 반드시 본받아야하는 광경이 아닌가 싶어요.

1박 2일의 여행은... 정말 대~박이었습니다.

우리 문단에 이렇게 재치와 재주가 많은 분들이 계시다는 걸 미처 몰랐어요.

얼마나 웃었던지, 나중엔 눈가의 주름을 붙들고 있었지 뭡니까.

자리를 마련하면, 편히 '자기의 얘길 해봐요~'라고 주문을 하면, 우리에겐 평소 보기 힘든 내면 아이의 얼굴이, 숨어있던 저력이 샘솟는 모양입니다.

단 하루 만에 정이 듬뿍 들었고요. 언제고 마주하면 두 손부터 맞잡고 진한 포옹을 할 것 같습니다.

임헌영 교수님은, 처음 뵈었지만 학자의 면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노련한 강의 솜씨 뿐 아니라, 테제의 중심을 놓치지 않고 주변부부터 훑어 들어가시는 강의의 내용 또한 단단하고 심도가 깊었답니다. 강의 시간을 단 일초도 허비하지 않으시고 열강을 해주셨지요. 내심 한 달만 그 곁에서 그분의 해박하고 심오한 지식, 지성을 경청할 수 있음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례 없이 길었다는 3일 간의 강의가 저희에겐 오히려 허기를 불러일으키는 모양입니다.

아, 타주에서 오셨던 문인 분들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겠지요.

워싱턴디씨와 시애틀, 그리고 알래스카의 김태수 선생님까지 총 8분이 오셨는데요.

닷새 꼬박, 아침 일찍부터 늦은 밤까지의 행사에 아마 피곤하긴 하셨을 텐데요.

그래도 언제나 밝고 개운한 모습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따뜻하게 덕담을 건네주셨어요. 정말 감사를 드립니다.

아마 언제고 그 곳을 찾아가 "재미수필문학가에서 왔는데요." 라고만 전하면 버선발로 뛰어나와 주실 것입니다.

인연이란 참.. 게다가 고운 인연이란, 생각지 않던 바람에 날려 와 이 가지, 저 가지에 꽃을 피우는 것 같습니다.

곱고 단아하신 모습들이 새삼 그립고 또 그립습니다.

회장단에서, 운영진에서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긴 했는데요.

그럼에도 서툴고 미진한 부분이 있었겠지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저희 또한 많은 것을 배우고, 많은 것을 깨달았답니다.

행사에 함께 하신 회원님 이하 여러 참석자분들도 좋은 시간을 가지셨는지요? 

시간이 더 지나기 전에 우리, 소감 한 마디씩 남겨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