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안도현의 시와 연애하는 법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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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an 19, 2022 |
1015 |
Notice |
시인을 만드는 9개의 비망록 / 정일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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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Apr 05, 2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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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 ―김기림(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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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Feb 23,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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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여보 내 마음은 유린가 봐, 겨울 한울처럼 이처럼 작은 한숨에도 흐려 버리니…… 만지면 무쇠같이 굳은 체하더니 하로밤 찬 서리에도 금이 갔구료 눈포래 부는 날은 소리치고 우오 밤이 물러간 뒷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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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범벅―서상영(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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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r 07,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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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베던 아해가 키 높은 목련꽃 예닐곱 장 갖다가 민들레꽃 제비꽃 하얀 냉이꽃 한 바구니 모아다가 물 촉촉 묻혀서 울긋불긋 비벼서 꽃범벅, 둑에서 앓고 있는 백우(白牛)한테 내미니 독한 꽃내 눈 따가워 고개를 젓고 그 맛 좋은 칡순 때깔 나는 안들미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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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부는 날- 윤강로(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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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Nov 29,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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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의 마른 열매와 몇 잎의 낡은 잎새만을 보면서 오래 오래 기다려 보았나 몇 개의 마른 열매와 몇 잎의 낡은 잎새로 세상에 매달려 보았나 흔적을 남기지 않는 바람에 시달려 보았나 흔적을 남기지 않는 바람이 되어 스친 것들을 잊어 보았나 삶이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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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 김준태(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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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Aug 27, 2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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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 김준태(1948∼) 도시에서 15년을 살다 보니 달팽이 청개구리 딱정벌레 풀여치 이런 조그마한 것들이 더없이 그리워진다 조그만, 아주 조그마한 것들까지 사람으로 보여와서 날마다 나는 손톱을 매만져댄다 어느날 문득 나도 모르게 혹은 무심하게 이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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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날(시인:릴케) 낭송:배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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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Sep 11, 20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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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이 참 좋은 여름밤에―박형준(19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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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l 26,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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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일을 하고 식구들 저녁밥을 해주느라/어머니의 여름밤은 늘 땀에 젖어 있었다/한밤중 나를 깨워/어린 내 손을 몰래 붙잡고/등목을 청하던 어머니,/물을 한바가지 끼얹을 때마다/개미들이 금방이라도 부화할 것 같은/까맣게 탄 등에/달빛이 흩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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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윤제림(1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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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l 15, 2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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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윤제림(1960∼) 전화기를 귀에 바짝 붙이고 내 곁을 지나던 여자가/우뚝 멈춰 섰다 “……17호실? 으응, 알았어 응 그래 울지 않을게.” 말이 끝나기 무섭게 운다 짐승처럼 운다 17호실에…… 가면 울지 않으려고 백주대로에서 통곡을 한다 이 광경을 김종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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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린 아침-한경옥(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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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Dec 25,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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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살그머니 다녀가셨나 보다. 어머니 들은 듯한 밤 문풍지 흔들리는 소리 댓가지 풀썩거리는 소리 치맛자락 스치는 소리 설핏 장독대 위에 백설기 시루 놓여있는 걸 보니 한경옥(1956∼) 착한 일을 하지 않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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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으로 간다 ― 김용호(1912∼1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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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Dec 31, 2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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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으로 간다 ― 김용호(1912∼1973) 어느 간절한 사람도 없는 곳 고향으로 간다 머나먼 날 저버린 고향으로 내가 간다 낡은 옷 훌훌이 벗어버리고 생미역 냄새 하암북 마시며 고향으로 간다 잃어버려, 끝내 잃어버려 없는 고향이라 포개둔 그리움이 한결 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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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 관한 기억 / 나희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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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Sep 07,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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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고두현(19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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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n 22,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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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두고/돌아가는 저녁/마음이 백짓장 같다./신호등 기다리다/길 위에/그냥 흰 종이 띠로/드러눕는다. ―고두현(1963∼ ) 몸이 괴로우면 푹 쉬어주어야 한다. 그렇지만 마음이 괴로울 때, 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황망할 때, 슬플 때, 화가 치밀 때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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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설―김지유(19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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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n 07, 2021 |
121 |
(생략) 유월에 내리는 함박눈 같은 거 잊지 말자니, 모두 잊히고 꾹 참고 맞던 아이의 불주사처럼 지워진 그림자 닻 내리고 처량하게 무심하게 식어가는 심장을 살아내는 일 내 웃음과 당신 눈물에 무관심하던 계절 접을 때 호접몽, 꿈은 닫혔다 열리는 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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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소중한 만남을 위하여 - 나태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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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Sep 19, 2021 |
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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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밭 가에서 ―김수영(1921∼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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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18, 2020 |
120 |
채소밭 가에서 ―김수영(1921∼1968)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강바람은 소리도 고웁다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중략)… 돌아오는 채소밭 가에서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바람이 너를 마시기 전에 헬레니즘 시대에 플로티노스라는 사람이 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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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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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세상은 물이런가 구름이런가 ― 김억(1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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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07, 2019 |
120 |
내 세상은 물이런가 구름이런가 ― 김억(1896∼?) 혼자서 능라도의 물가 둔덕에 누웠노라면 흰 물결은 물소리와 함께 굽이굽이 흘러내리며, 저 멀리 맑은 하늘의 끝없는 저곳에는 흰 구름이 고요도 하게 무리무리 떠돌아라. 물결과 같이 자취도 없이 스러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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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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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속의 잠 / 김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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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Dec 14,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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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속의 잠 / 김정아 억새들이 서로를 껴안다가 기어이 출렁거리는 무덤이 되어버린 그곳 바람이 비닐 창을 움켜잡고 마구 흔들어댄다 돌멩이를 눌러 둔 천막은 왝왝거리며 멀미를 하고 덜컹거리는 문틈 사이에 뜯겨져 나간 햇볕이 먼지 바닥에 누런 가래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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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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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솥밥―문성해(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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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an 25, 2022 |
118 |
내가 몇 시간이고 불리고 익혀서 해준 밥이/날갯죽지 근육이 되고/새끼들 적실 너구리 젖이 된다는 생각이/밥물처럼 번지는 이 밤 애써 싸준 것을 아깝게 왜 버리냐/핀잔을 주다가/내가 차려준 밥상을 손톱만 한 위장 속에 그득 담고/하늘을 나는 새들을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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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시―이성복(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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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Apr 29,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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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식당에서 저녁을 사 먹었습니다 늦고 헐한 저녁이 옵니다 낯선 바람이 부는 거리는 미끄럽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당신이 맞은편 골목에서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당신이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사방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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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팅턴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 이어령(1934∼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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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r 28, 2022 |
117 |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헌팅턴비치에 가면 네가 살던 집이 있을까 네가 돌아와 차고 문을 열던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네가 운전하며 달리던 가로수 길이 거기 있을까 네가 없어도 바다로 내려가던 하얀 언덕길이 거기 있을까 바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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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한광구(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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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an 08, 2022 |
117 |
매화 ―한광구(1944∼)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창가에 놓아둔 분재에서 오늘 비로소 벙그는 꽃 한 송이 뭐라고 하시는지 다만 그윽한 향기를 사방으로 여네 이쪽 길인가요? 아직 추운 하늘문을 열면 햇살이 찬바람에 떨며 앞서가고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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