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n In

today:
730
yesterday:
948
Total:
1,393,280


詩 산책

Articles 414
No.
Subject
Author
Notice 안도현의 시와 연애하는 법 (#1~ #26)
정조앤
Jan 19, 2022 999
Notice 시인을 만드는 9개의 비망록 / 정일근 file
정조앤
Apr 05, 2016 1157
194 꽃 이름을 물었네 / 길상호 2
정조앤
Feb 21, 2021 165
이건 무슨 꽃이야?/꽃 이름을 물으면/엄마는 내 손바닥에 구멍을 파고/꽃씨를 하나씩 묻어 주었네/봄맞이꽃, 달개비, 고마리, 각시붓꽃, 쑥부쟁이/그러나 계절이 몇 번씩 지나고 나도/손에선 꽃 한 송이 피지 않았네/지문을 다 갈아엎고 싶던 어느 날/누군가 ...  
193 다정이 나를 / 김경미
정조앤
Feb 21, 2021 330
누가 다정하면 죽을 것 같았다 장미꽃나무 너무 다정할 때 그러하듯이 저녁 일몰 유독 다정할 때 유독 그러하듯이 뭘 잘못했는지 다정이 나를 죽일 것만 같았다 ―김경미(1959∼) “다정도 병인 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이조년이 쓴 시조의 ...  
192 포기하고 싶다면 / 홍지호
정조앤
Feb 21, 2021 134
《옥상에 올라온 참새를 보고 놀라다가 아 너는 새지 너는 날 수가 있지, 라고 중얼거렸다 살아 있다는 것을 잊고 살아 있다 너무 위험하다고 느껴질 때는 나한테 전화해도 된다고 선생님이 말해줄 때 고마웠다 삶은 어디에나 있다 삶은 어디에나 삶은 어디에...  
191 울림이 있는 말/정민
이현숙
Feb 14, 2021 198
울림이 있는 말/정민 때로는 침묵이 웅변보다 더 힘 있게 느껴질 때가 있다. 시시콜콜히 다 말하는 것보다 아껴 두고 말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때가 있다. 직접 말하는 것보다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이 더 좋다. 시 속에서 시인이 말하는 방법도 이와 같다. ...  
190 당신의 방―이승훈(1942∼2018)
정조앤
Nov 20, 2021 313
당신의 방엔 천개의 의자와 천개의 들판과 천개의 벼락과 기쁨과 천개의 태양이 있습니다 당신의 방엘 가려면 바람을 타고 가야 합니다 나는 죽을 때까지 아마 당신의 방엔 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나는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새는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189 새의 길-위선환(1941∼)
정조앤
Nov 20, 2021 76
새가 어떻게 날아오르는지 어떻게/눈 덮인 들녘을 건너가는지 놀빛 속으로/뚫고 들어가는지/짐작했겠지만/공중에서 거침이 없는 새는 오직 날 뿐 따로/길을 내지 않는다/엉뚱하게도/인적 끊긴 들길을 오래 걸은/눈자위가 마른 사람이 손가락을 세워서/저만치/...  
188 가을 손 -이상범(1935∼ )
정조앤
Nov 20, 2021 149
두 손을 펴든 채 가을 볕을 받습니다 하늘빛이 내려와 우물처럼 고입니다 빈 손에 어리는 어룽이 눈물보다 밝습니다. 비워 둔 항아리에 소리들이 모입니다 눈발 같은 이야기가 정갈하게 씻깁니다 거둘 것 없는 마음이 억새꽃을 흩습니다. 풀향기 같은 성좌가 ...  
187 곤드레밥―김지헌(1956∼)
정조앤
May 04, 2021 63
봄에 갈무리해놓았던/곤드레나물을 꺼내 해동시킨 후/들기름에 무쳐 밥을 안치고/달래간장에 쓱쓱 한 끼 때운다/강원도 정선 비행기재를 지나/나의 위장을 거친 곤드레는/비로소 흐물흐물해진 제 삭신을/내려놓는다/반찬이 마땅찮을 때 생각나는 곤드레나/톳...  
186 새해를 맞이하는 시 모음 24편 file
정조앤
Dec 31, 2020 2593
 
185 고향으로 간다 ― 김용호(1912∼1973)
정조앤
Dec 31, 2020 124
고향으로 간다 ― 김용호(1912∼1973) 어느 간절한 사람도 없는 곳 고향으로 간다 머나먼 날 저버린 고향으로 내가 간다 낡은 옷 훌훌이 벗어버리고 생미역 냄새 하암북 마시며 고향으로 간다 잃어버려, 끝내 잃어버려 없는 고향이라 포개둔 그리움이 한결 짙어...  
184 12월 ―홍윤숙(1925∼2015)
정조앤
Dec 27, 2020 150
12월 ―홍윤숙(1925∼2015) 한 시대 지나간 계절은/모두 안개와 바람/한 발의 총성처럼 사라져간/생애의 다리 건너/지금은 일년 중 가장 어두운 저녁/추억과 북풍으로 빗장 찌르고/안으로 못을 박는 결별의 시간/이따금 하늘엔/성자의 유언 같은 눈발 날리고/늦...  
183 나 하나 꽃 피어 ―조동화(1949∼ )
정조앤
Dec 27, 2020 159
나 하나 꽃 피어 ―조동화(1949∼ ) 나 하나 꽃 피어/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말하지 말아라/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결국 풀밭이 온통/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말하지 말아라/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결국 온 산이...  
182 작별의 노래[이준식의 한시 한 수]
정조앤
Dec 16, 2020 134
작별의 노래[이준식의 한시 한 수] 이준식 성균관대 명예교수 프린트 글씨작게글씨크게 말에서 내려 그대에게 술을 권하며 어디로 가려냐고 물었더니 뜻을 못 이루어 남산 기슭으로 돌아간다는 그대의 대답. 더 이상 묻지 않으리니 그냥 떠나시오. 그곳엔 흰 ...  
181 그저 웃을 뿐[이준식의 한시 한 수]
정조앤
Dec 16, 2020 253
그저 웃을 뿐[이준식의 한시 한 수]이준식 성균관대 명예교수 뉴스듣기프린트 글씨작게글씨크게 왜 청산에 사느냐 내게 묻기에, 그저 웃을 뿐 대답 않으니 마음 절로 느긋하다. 복사꽃 물 따라 아득히 흘러가는 곳, 여기는 별천지, 인간 세상이 아니라네. (問...  
180 우주인 ―김기택(1957∼ )
정조앤
Dec 27, 2020 518
우주인 ―김기택(1957∼ ) 허공 속에 발이 푹푹 빠진다/허공에서 허우적 발을 빼며 걷지만/얼마나 힘드는 일인가/기댈 무게가 없다는 것은/걸어온 만큼의 거리가 없다는 것은/그동안 나는 여러 번 넘어졌는지 모른다/지금은 쓰러져 있는지도 모른다/끊임없이 제...  
179 꼬부랑 할머니 ―남재만(1937∼ )
정조앤
Dec 06, 2020 114
꼬부랑 할머니 ―남재만(1937∼ ) 삶이 뭔지, 난 묻지 않으리. 저어기 저 할머니 꼬부랑 할머니 구십을 넘게 살았어도. 삶이 뭔지 그게 도대체가 뭔지 아직도 알 수가 없어. 저렇게 의문표가 되어 온몸으로 묻고 있는데, 난 묻지 않으리. 삶이 뭔지 뭐가 삶인지...  
178 연 ―김현승(1913∼1975)
정조앤
Dec 06, 2020 238
연 ―김현승(1913∼1975) 나는 내가 항상 무겁다, 나같이 무거운 무게도 내게는 없을 것이다. 나는 내가 무거워/나를 등에 지고 다닌다,/나는 나의 짐이다. 맑고 고요한 내 눈물을/밤이슬처럼 맺혀보아도, 눈물은 나를 떼어낸 조그만 납덩이가 되고 만다. 가장 ...  
177 추운 사랑 ―김승희(1952∼ )
정조앤
Dec 06, 2020 99
추운 사랑 ―김승희(1952∼ ) 아비는 산에 묻고 내 아기 맘에 묻네, 묻어서 세상은 재가 되었네, 태양의 전설은 사라져가고 전설이 사라져갈 때 재의 영(靈)이 이윽고 입을 열었네 아아 추워-라고, 아아 추워서 아무래도 우리는 달려야 하나, 만물이 태어나기 ...  
176 그 겨울의 시 ―박노해(1957∼)
정조앤
Dec 06, 2020 203
그 겨울의 시 ―박노해(1957∼) 문풍지 우는 겨울밤이면/윗목 물그릇에 살얼음이 어는데/할머니는 이불 속에서/어린 나를 품어 안고/몇 번이고 혼잣말로 중얼거리시네 오늘 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랑가/소금창고 옆 문둥이는 얼어 죽지 않을랑가/뒷산에 노루...  
175 이별하는 새 ―마종기(1939∼ )
정조앤
Nov 12, 2020 221
이별하는 새 ―마종기(1939∼ ) 그럼 잘 가요. 가다가 길 잃지 말고 여린 영혼은 조심히 안고 가야 할 곳 잊지 말고 조심해 가요. (중략) 어느 인연 아래서건 다시 만난다면 그때는 우선 영혼끼리 인사를 나누고 내 숨소리가 편하게 당신께 가는지, 당신의 체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