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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산책

Articles 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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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안도현의 시와 연애하는 법 (#1~ #26)
정조앤
Jan 19, 2022 999
Notice 시인을 만드는 9개의 비망록 / 정일근 file
정조앤
Apr 05, 2016 1157
213 매미는 올해도 연습만 하다 갔구나/ 윤제림(1960∼ )
정조앤
Oct 19, 2021 102
텅 빈 합창단 연습실, 의상만 어지럽게 널려져 있다 주인은 당장 방을 비우라고 했을 것이고 단장도 단원들도 불쌍한 얼굴로 방을 나섰을 것이다 말도 통하지 않으니, 울며 떠났을 것이다 나는 이 집 주인이 어떤 사람인지를 안다 윤제림(1960∼ ) 매미는 ...  
212 차력사 ―유홍준(1962∼)
정조앤
Oct 19, 2021 132
돌을 주면 돌을 깼다 쇠를 주면 쇠를 깼다 울면서 깼다 울면서 깼다 소리치면서 깼다 휘발유를 주면 휘발유를 삼켰다 숟가락을 주면 숟가락을 삼켰다 나는 이 세상에 깨러 온 사람, 조일 수 있을 만큼 허리띠를 졸라맸다 사랑도 깼다 사람도 깼다 돌 많은 강...  
211 풀벌레들의 작은 귀를 생각함―김기택(1957∼ )
정조앤
Nov 01, 2021 182
텔레비전을 끄자 풀벌레 소리 어둠과 함께 방 안 가득 들어온다 어둠 속에서 들으니 벌레 소리들 환하다 별빛이 묻어 더 낭랑하다 귀뚜라미나 여치 같은 큰 울음 사이에는 너무 작아 들리지 않는 소리도 있다 그 풀벌레들의 작은 귀를 생각한다 내 귀에는 들...  
210 사람 지나간 발자국―이경림(1947∼)
정조앤
Nov 01, 2021 108
아름다워라 나 문득 눈길 머물러 그것의 고요한 소리 보네 누군가가 슬쩍 밟고 갔을 저 허리 잘록한 소리 한참 살다 떠난 부뚜막 같은 다 저문 저녁 같은 ―이경림(1947∼) 사랑시에서 고독은 좋지 않은 것이다. 사랑이 이루어지려면 마주 보는 둘이 있어야...  
209 가을 손 -이상범(1935∼ )
정조앤
Nov 20, 2021 149
두 손을 펴든 채 가을 볕을 받습니다 하늘빛이 내려와 우물처럼 고입니다 빈 손에 어리는 어룽이 눈물보다 밝습니다. 비워 둔 항아리에 소리들이 모입니다 눈발 같은 이야기가 정갈하게 씻깁니다 거둘 것 없는 마음이 억새꽃을 흩습니다. 풀향기 같은 성좌가 ...  
208 새의 길-위선환(1941∼)
정조앤
Nov 20, 2021 76
새가 어떻게 날아오르는지 어떻게/눈 덮인 들녘을 건너가는지 놀빛 속으로/뚫고 들어가는지/짐작했겠지만/공중에서 거침이 없는 새는 오직 날 뿐 따로/길을 내지 않는다/엉뚱하게도/인적 끊긴 들길을 오래 걸은/눈자위가 마른 사람이 손가락을 세워서/저만치/...  
207 당신의 방―이승훈(1942∼2018)
정조앤
Nov 20, 2021 313
당신의 방엔 천개의 의자와 천개의 들판과 천개의 벼락과 기쁨과 천개의 태양이 있습니다 당신의 방엘 가려면 바람을 타고 가야 합니다 나는 죽을 때까지 아마 당신의 방엔 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나는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새는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206 바람 부는 날- 윤강로(1938∼)
정조앤
Nov 29, 2021 127
몇 개의 마른 열매와 몇 잎의 낡은 잎새만을 보면서 오래 오래 기다려 보았나 몇 개의 마른 열매와 몇 잎의 낡은 잎새로 세상에 매달려 보았나 흔적을 남기지 않는 바람에 시달려 보았나 흔적을 남기지 않는 바람이 되어 스친 것들을 잊어 보았나 삶이 소중한...  
205 돌아오는 길―김강태(1950∼2003)
정조앤
Dec 14, 2021 214
……춥지만, 우리 이제 절망을 희망으로 색칠하기 한참을 돌아오는 길에는 채소 파는 아줌마에게 이렇게 물어보기 희망 한 단에 얼마예요? ―김강태(1950∼2003) SF(Science Fiction) 영화에는 외계인도 나오고 우주선도 나오니까 황당한 거짓...  
204 그 꿈 다 잊으려고-정양(1942년∼)
정조앤
Dec 14, 2021 158
밤마다 꿈을 꾸어도 아침마다 대개는 잊어버리고 어쩌다 한 토막씩 말도 안 되게 남아 있다 나는 한평생 얼마나 많은 꿈을 꾸었나 잊어도 좋은 꿈들이 세상에는 얼마든지 있고, 꿈꾸며 살 날은 얼마 남아 있지 않다 나는 한평생 얼마나 많은 꿈을 잊었나 사는...  
203 한마음 의원― 손미(1982∼)
정조앤
Dec 25, 2021 105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흰 달이 돌던 밤 의원에 누워 있는 너의 머리에 수건을 얹어 주었다 거기에 내가 들어 있지 않았다 밖에서 아이들이 공을 찼고 너는 머리통을 움켜쥐었다 다큐멘터리에서는 방금 멸종된 종족을 보여 주었다 우리는...  
202 눈 내린 아침-한경옥(1956∼)
정조앤
Dec 25, 2021 121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살그머니 다녀가셨나 보다. 어머니 들은 듯한 밤 문풍지 흔들리는 소리 댓가지 풀썩거리는 소리 치맛자락 스치는 소리 설핏 장독대 위에 백설기 시루 놓여있는 걸 보니 한경옥(1956∼) 착한 일을 하지 않으면 ...  
201 새 달력 첫날―김남조(1927∼)
정조앤
Jan 03, 2022 164
깨끗하구나/얼려서 소독하는 겨울 산천/너무 크고 추웠던/어릴 적 예배당 같은 세상에/새 달력 첫날/오직 숙연하다 천지간 눈물나는 추위의/겨울 음악 울리느니/얼음물에 몸 담그어 일하는/겨울 나룻배와/수정 화살을 거슬러 오르는/겨울 등반대의 노래이리라...  
200 매화―한광구(1944∼)
정조앤
Jan 08, 2022 117
매화 ―한광구(1944∼)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창가에 놓아둔 분재에서 오늘 비로소 벙그는 꽃 한 송이 뭐라고 하시는지 다만 그윽한 향기를 사방으로 여네 이쪽 길인가요? 아직 추운 하늘문을 열면 햇살이 찬바람에 떨며 앞서가고 어...  
199 [유튜브]문정희 시인 서울도서관서 문학콘서트
정조앤
Jan 14, 2022 64
 
198 2022년 1월 한국 산문 TV
정조앤
Jan 17, 2022 61
 
197 저녁이면 돌들이―박미란(1964∼)
정조앤
Jan 18, 2022 109
저녁이면 돌들이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저녁이면 돌들이/서로를 품고 잤다 저만큼/굴러 나가면/그림자가 그림자를 이어주었다 떨어져 있어도 떨어진 게 아니었다 간혹,/조그맣게 슬픔을 밀고 나온/어린 돌의 이마가 펄펄 끓었다 잘 마르...  
196 한솥밥―문성해(1963∼)
정조앤
Jan 25, 2022 118
내가 몇 시간이고 불리고 익혀서 해준 밥이/날갯죽지 근육이 되고/새끼들 적실 너구리 젖이 된다는 생각이/밥물처럼 번지는 이 밤 애써 싸준 것을 아깝게 왜 버리냐/핀잔을 주다가/내가 차려준 밥상을 손톱만 한 위장 속에 그득 담고/하늘을 나는 새들을 생각...  
195 그림자―함민복(1962∼)
정조앤
Jan 28, 2022 140
입력 2022-01-29 03:00업데이트 2022-01-29 03:00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금방 시드는 꽃 그림자만이라도 색깔 있었으면 좋겠다 어머니 허리 휜 그림자 우두둑 펼쳐졌으면 좋겠다 찬 육교에 엎드린 걸인의 그림자 따듯했으면 좋겠다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