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n In

today:
674
yesterday:
945
Total:
1,394,169


詩 산책

Articles 414
No.
Subject
Author
Notice 안도현의 시와 연애하는 법 (#1~ #26)
정조앤
Jan 19, 2022 1009
Notice 시인을 만드는 9개의 비망록 / 정일근 file
정조앤
Apr 05, 2016 1161
74 14K ― 이시영(1949∼ )
정조앤
May 13, 2019 145
14K ― 이시영(1949∼ ) 어머님 돌아가셨을 때 보니 내가 끼워드린 14K 가락지를 가슴 위에 꼬옥 품고 누워 계셨습니다. 그 반지는 1972년 2월 바람 부는 졸업식장에서 내가 상으로 받은, 받자마자 그 자리에서 어머님의 다 닳은 손가락에 끼워드린 것으로, 여...  
73 봄밤 ― 이기철(1943∼ )
정조앤
May 13, 2019 189
글씨작게 글씨크게 트랜드뉴스 보기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더보기 봄밤 ― 이기철(1943∼ ) 봄밤 잊혀지지 않은 것들은 모두 슬픈 빛깔을 띠고 있다 숟가락으로 되질해온 생이 나이테 없어 이제 제 나이 헤는 것도 형벌인 세월 낫에 잘린 봄풀이 작년의 ...  
72 아침 식사 - 유자효(1947∼)
정조앤
May 13, 2019 176
아침 식사 - 유자효(1947∼) 아들과 함께 밥을 먹다가 송곳니로 무 조각을 씹고 있는데 사각사각사각사각 아버지의 음식 씹는 소리가 들린다 아 그때 아버지도 어금니를 뽑으셨구나 씹어야 하는 슬픔 더 잘 씹어야 하는 아픔 요즘은 초록색 이파리가 빛나고 기...  
71 산길 ― 문현미(1957∼ )
정조앤
May 07, 2019 111
산길 ― 문현미(1957∼ ) 청빛 바람 그득한 흙길을 걸으면 생각의 잎사귀들이 파파파 넓어진다 그림자가 가벼워지는 시간 영혼에 풀물이 스미는 시간 내 속의 어지러운 나, 우수수 흩어지고 파릇한 정맥에 새 길이 나는 걸 예감할 때 호젓이 야생으로 점화되어 ...  
70 세상의 모든 울음은 ― 이현호(1983∼ )
정조앤
May 07, 2019 223
세상의 모든 울음은 ― 이현호(1983∼ ) 네가 혼자 울면 아무도 네 울음을 듣지 않지만/네가 신들을 향해 울부짖으면/그들은 네 울음에 귀 기울인다/한 마을의 개들이 그렇듯이/그들은 너를 따라 울어대기 시작한다 고백하지 않았다면 영원했을지 모를 짝사랑처...  
69 내 세상은 물이런가 구름이런가 ― 김억(1896∼?)
정조앤
May 07, 2019 120
내 세상은 물이런가 구름이런가 ― 김억(1896∼?) 혼자서 능라도의 물가 둔덕에 누웠노라면 흰 물결은 물소리와 함께 굽이굽이 흘러내리며, 저 멀리 맑은 하늘의 끝없는 저곳에는 흰 구름이 고요도 하게 무리무리 떠돌아라. 물결과 같이 자취도 없이 스러지는 ...  
68 목리 / 배문경 (2016 천강문학상 우수상)|
이현숙
Apr 11, 2019 160
                   목리 / 배문경 (2016 천강문학상 우수상)|             장롱 한 짝을 들였다. 친정집 창고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채 자리만 차지하던 장롱이다. 앞은 느티나...  
67 분이네 살구나무 ― 정완영(1919∼2016)
정조앤
Mar 30, 2019 232
분이네 살구나무 ― 정완영(1919∼2016) 동네서 젤 작은 집 분이네 오막살이 동네서 젤 큰 나무 분이네 살구나무 밤사이 활짝 펴올라 대궐보다 덩그렇다. 이 아름답고 짧은 시조를 지은 이는 백수(白水) 정완영 시인이다. “청산아 왜 말이 없이 학처럼만 여위느...  
66 등대 ― 조창환(1945∼ )
정조앤
Mar 30, 2019 74
등대 ― 조창환(1945∼ ) 캄캄한 밤 회오리바람 속에서 깜빡거린다 저 불빛, 부러진 단검 하나 남은 검투사 같다 무슨 결박으로 동여매 있기에 제 안의 황야에 저리 고달프게 맞서는 것일까 등대는 외롭고 적막하고 단호하다 모든 찰나는 단호하므로 미래가 없...  
65 빗소리 ― 주요한(1900∼1979)
정조앤
Mar 22, 2019 521
빗소리 ― 주요한(1900∼1979) 비가 옵니다. 밤은 고요히 깃을 벌리고 비는 뜰 위에 속삭입니다. 몰래 지껄이는 병아리같이. 이즈러진 달이 실낱같고 별에서도 봄이 흐를 듯이 따뜻한 바람이 불더니 오늘은 이 어두운 밤을 비가 옵니다. 비가 옵니다. 다정한 손...  
64 외롭지 않기 위하여 ― 최승자(1952∼)
정조앤
Mar 12, 2019 224
외롭지 않기 위하여 ― 최승자(1952∼) 외롭지 않기 위하여 밥을 많이 먹습니다 괴롭지 않기 위하여 술을 조금 마십니다 꿈꾸지 않기 위하여 수면제를 삼킵니다. 마지막으로 내 두뇌의 스위치를 끕니다 그러면 온밤내 시계 소리만이 빈 방을 걸어다니죠 그러나 ...  
63 우리나라 꽃들에겐― 김명수(1945년∼ )
정조앤
Mar 02, 2019 199
우리나라 꽃들에겐― 김명수(1945년∼ ) 우리나라 꽃들에겐 설운 이름 너무 많다 이를테면 코딱지꽃 앉은뱅이 좁쌀밥꽃 건드리면 끊어질 듯 바람불면 쓰러질 듯 아, 그러나 그것들 일제히 피어나면 우리는 그날을 새봄이라 믿는다 모든 시에는 주인이 있다. 주...  
62 대결 ― 이상국(1946∼ )
정조앤
Mar 02, 2019 154
대결 ― 이상국(1946∼ ) 큰눈 온 날 아침 부러져 나간 소나무들 보면 눈부시다 그들은 밤새 뭔가와 맞서다가 무참하게 꺾였거나 누군가에게 자신을 바치기 위하여 공손하게 몸을 내맡겼던 게 아닐까 조금씩 조금씩 쌓이는 눈의 무게를 받으며 더 이상 견딜 수 ...  
61 어머니의 귀 ― 김상현(1947∼)
정조앤
Feb 19, 2019 161
어머니의 귀 ― 김상현(1947∼) 하루 종일 누워만 계신 어머니가 오늘은 이런 말을 하신다 “꼭 네가 내 손등을 톡톡치는 것 같아 눈을 떠 보면 네가 없어야” 하신다 쓸쓸함이 눈시울에 가득하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는 어머니를 부르는 소리일 것이다 ...  
60 빵집 ― 이면우(1951∼ )
정조앤
Feb 12, 2019 431
빵집 ― 이면우(1951∼ ) 빵집은 쉽게 빵과 집으로 나뉠 수 있다 큰길가 유리창에 두 뼘 도화지 붙고 거기 초록 크레파스로 아저씨 아줌마 형 누나님 우리 집 빵 사 가세요 아빠 엄마 웃게요, 라고 쓰여진 걸 붉은 신호등에 멈춰 선 버스 속에서 읽었다 그래서 ...  
59 사람이 사람에게 ― 홍신선(1944∼ )
정조앤
Feb 12, 2019 176
사람이 사람에게 ― 홍신선(1944∼ ) 2월의 덕소 근처에서 보았다 기슭으로 숨은 얼음과 햇볕들이 고픈 배를 마주 껴안고 보는 이 없다고 녹여 주며 같이 녹으며 얼다가 하나로 누런 잔등 하나로 잠기어 가라앉는 걸 입 닥치고 강 가운데서 빠져 죽는 걸 외돌토...  
58 별의 아픔 ― 남궁벽(1894∼1921)
정조앤
Feb 12, 2019 262
별의 아픔 ― 남궁벽(1894∼1921) 임이시여, 나의 임이시여, 당신은 어린 아이가 뒹굴을 때에 감응적으로 깜짝 놀라신 일이 없으십니까. 임이시여, 나의 임이시여, 당신은 세상 사람들이 지상의 꽃을 비틀어 꺾을 때에 천상의 별이 아파한다고는 생각지 않으십...  
57 2019년 신춘문예 당선 작품 모음
정조앤
Feb 02, 2019 247
2019년 신춘문예 당선 작품 모음 * 아래 링크를 찾아 가십시오. http://www.news-pap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001  
56 달 ― 문인수(1945∼ )
정조앤
Jan 21, 2019 190
달 ― 문인수(1945∼ ) 저 만월, 만개한 침묵이다. 소리가 나지 않는 먼 어머니, 그리고 아무런 내용도 적혀있지 않지만 고금의 베스트셀러 아닐까 덩어리째 유정한 말씀이다. 만면 환하게 젖어 통하는 달, 북이어서 그 변두리가 한없이 번지는데 괴로워하라, ...  
55 나막신 ― 이병철(1921∼1995)
정조앤
Jan 21, 2019 180
나막신 ― 이병철(1921∼1995) 은하 푸른 물에 머리 좀 감아 빗고 달 뜨걸랑 나는 가련다. 목숨 수(壽)자 박힌 정한 그릇으로 체할라 버들잎 띄워 물 좀 먹고 달 뜨걸랑 나는 가련다. 삽살개 앞세우곤 좀 쓸쓸하다만 고운 밤에 딸그락 딸그락 달 뜨걸랑 나는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