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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산책

Articles 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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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안도현의 시와 연애하는 법 (#1~ #26)
정조앤
Jan 19, 2022 998
Notice 시인을 만드는 9개의 비망록 / 정일근 file
정조앤
Apr 05, 2016 1155
194 슬픔을 들키면 슬픔이 아니듯이 / 정현우
정조앤
Dec 14, 2023 133
슬픔을 들키면 슬픔이 아니듯이 / 정현우 용서할 수 없는 것들을 알게 될 때 어둠 속에 손을 담그면 출렁이는 두 눈, 검은 오늘 아래 겨울이 가능해진 밤, 도로에 납작 엎드린 고양이 속에서, 적막을 뚫는 공간, 밤에서 밤을 기우는 무음, 나는 흐릅니다. 겨...  
193 포기하고 싶다면 / 홍지호
정조앤
Feb 21, 2021 134
《옥상에 올라온 참새를 보고 놀라다가 아 너는 새지 너는 날 수가 있지, 라고 중얼거렸다 살아 있다는 것을 잊고 살아 있다 너무 위험하다고 느껴질 때는 나한테 전화해도 된다고 선생님이 말해줄 때 고마웠다 삶은 어디에나 있다 삶은 어디에나 삶은 어디에...  
192 달우물―조예린(1968∼)
정조앤
Feb 26, 2022 134
달우물―조예린(1968∼)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폭풍이 씻어간 밤하늘이 검은 수정처럼 깨끗하다 바다는 모른다 모른다 하고 흩어진 폐허가 아직 잔설 같다 그 위로 샘물같이 솟아오르는 만월! 찢어진 날개를 물에 적신다 타는 물줄기...  
191 연년생―박준(1983∼ )
이현숙
Aug 27, 2023 134
아랫집 아주머니가 병원으로 실려 갈 때마다 형 지훈이는 어머니, 어머니 하며 울고 동생 지호는 엄마, 엄마 하고 운다 그런데 그날은 형 지훈이가 엄마, 엄마 울었고 지호는 옆에서 형아, 형아 하고 울었다 ―박준(1983∼ ) 8월 늦장마가 지겹다면 박준의 ...  
190 소 1 - 권정생(1937∼2007)
정조앤
Aug 27, 2019 135
소 1 - 권정생(1937∼2007) 보릿짚 깔고 보릿짚 덮고 보리처럼 잠을 잔다. 눈 꼭 감고 귀 오그리고 코로 숨 쉬고 엄마 꿈 꾼다. 아버지 꿈 꾼다. 커다란 몸뚱이, 굵다란 네 다리. ―아버지, 내 어깨가 이만치 튼튼해요. 가슴 쫙 펴고 자랑하고 싶은데 그 아버지...  
189 성탄제 ― 김종길(1926∼2017)
정조앤
Sep 08, 2020 135
성탄제 ― 김종길(1926∼2017) 어두운 방 안엔 / 바알간 숯불이 피고, /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 애처로이 잦아드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 / 이윽고 눈 속을 / 아버지가 약을 가지고 돌아오시었다. / 아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 오신 / 그 붉은 산수...  
188 음악- 이성복(1952∼)
정조앤
Sep 12, 2021 135
비 오는 날 차 안에서 음악을 들으면 누군가 내 삶을 대신 살고 있다는 느낌 지금 아름다운 음악이 아프도록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있어야 할 곳에서 내가 너무 멀리 왔다는 느낌 굳이 내가 살지 않아도 될 삶 누구의 것도 아닌 입술 거기 내 마른 입술을 가...  
187 담에 빗자루 기대며―신현정(1948∼2009)
정조앤
Jan 28, 2021 136
담에 빗자루 기대며―신현정(1948∼2009) 이 빗자루 손에 잡아보는 거 얼마만이냐/여기 땅집으로 이사와 마당을 쓸고 또 쓸고 한다/얼마만이냐/땅에 숨은 분홍 쓸어보는 거 얼마만이냐/마당에 물 한 대야 확 뿌려보는 거 얼마만이냐/땅 놀래켜보는 거 얼마만이...  
186 밤길 ― 장석남(1965∼ )
정조앤
Sep 08, 2020 136
밤길 ― 장석남(1965∼ ) 밤길을 걷는다 걸음은 어둠이나 다 가져라 걸음 없이 가고 싶은 데가 있으니 어둠 속 풀잎이나 바람결이나 다 가져라 걸어서 닿을 수 없는 데에 가고 싶으니 유실수들 풋열매 떨어뜨리는 소리 이승의 끝자락을 적신다 (…) 낮이 있으면 ...  
185 돌아가는 것 - 이영광(1965년∼)
정조앤
May 23, 2019 137
돌아가는 것 - 이영광(1965년∼) 요 몇 해, 쉬 동물이 되곤 했습니다 작은 슬픔에도 연두부처럼 무너져 내려서, 인간이란 걸 지키기 어려웠어요 당신은 쉽습니까 그렇게 괴로이 웃으시면서 요 몇 해, 자꾸 동물로 돌아가곤 했습니다 눈물이라는 동물 동물이라...  
184 그림자―함민복(1962∼)
정조앤
Jan 28, 2022 140
입력 2022-01-29 03:00업데이트 2022-01-29 03:00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금방 시드는 꽃 그림자만이라도 색깔 있었으면 좋겠다 어머니 허리 휜 그림자 우두둑 펼쳐졌으면 좋겠다 찬 육교에 엎드린 걸인의 그림자 따듯했으면 좋겠다 마음...  
183 누가 울고 간다 / 문태준
정조앤
Dec 01, 2023 141
누가 울고 간다 / 문태준 밤새 잘그랑거리다 눈이 그쳤다 ​ 나는 외따롭고 생각은 머츰하다 ​ 넝쿨에 작은 새 가슴이 붉은 새 와서 운다 와서 울고 간다 ​ 이름도 못 불러본 사이 울고 갈 것은 무엇인가 ​ 울음은 빛처럼 문풍지로 들어온 겨울빛처럼 여리고 ...  
182 거리의 악사(樂士) / 박경리(朴景利)
정조앤
Jun 17, 2019 142
거리의 악사(樂士) / 박경리(朴景利) 작년과 금년, 여행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마다 제일 인상에 남는 것은 거리의 악사(樂士)다. 전주(全州)에 갔을 때, 아코디언을 켜고 북을 치면서 약(藥) 광고를 하고 다니는 풍경에 마음이 끌렸고, 작년 가을 대구(大...  
181 원석(原石) ― 정진규(1939∼2017)
정조앤
Nov 12, 2019 143
원석(原石) ― 정진규(1939∼2017) 사람들은 슬픔과 외로움과 아픔과 어두움 같은 것들을 자신의 쓰레기라 생각한다 버려야 할 것들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그것들을 줍는 거지 사랑하는 거지 몇 해 전 집을 옮길 때만 해도 그들의 짐짝이 제일 많았다 그대...  
180 뼈아픈 후회 / 황지우(1952∼)
정조앤
Oct 29, 2020 143
뼈아픈 후회 / 황지우(1952∼)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완전히 망가지면서 완전히 망가뜨려놓고 가는 것; 그 징표 없이는 진실로 사랑했다 말할 수 없는 건지 나에게 왔던 사람들, 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 모두 떠났다 ‘가을’ 하면 추수...  
179 하늘과 땅 사이에 ― 김형영(1945∼ )
정조앤
Dec 26, 2018 144
하늘과 땅 사이에 ― 김형영(1945∼ ) 눈 덮인 산중 늙은 감나무 지는 노을 움켜서 허공에 내어건 홍시 하나 쭈그렁밤탱이가 되어 이제 더는 매달릴 힘조차 없어 눈송이 하나에도 흔들리고 있는 홍시 하나 하늘과 땅 사이에 외롭게 매달린 예수처럼 바람으로 바...  
178 14K ― 이시영(1949∼ )
정조앤
May 13, 2019 144
14K ― 이시영(1949∼ ) 어머님 돌아가셨을 때 보니 내가 끼워드린 14K 가락지를 가슴 위에 꼬옥 품고 누워 계셨습니다. 그 반지는 1972년 2월 바람 부는 졸업식장에서 내가 상으로 받은, 받자마자 그 자리에서 어머님의 다 닳은 손가락에 끼워드린 것으로, 여...  
177 길 ―정희성(1945∼)
정조앤
Jun 02, 2020 144
길 ―정희성(1945∼) 아버지는 내가 법관이 되기를 원하셨고 /가난으로 평생을 찌드신 어머니는/아들이 돈을 잘 벌기를 바라셨다 그러나 어쩌다 시에 눈이 뜨고/애들에게 국어를 가르치는 선생이 되어/나는 부모의 뜻과는 먼 길을 걸어왔다 나이 사십에도 궁티...  
176 저수지―권정우(1964∼)
정조앤
May 04, 2021 145
자기 안에 발 담그는 것들을 물에 젖게 하는 법이 없다 모난 돌멩이라고 모난 파문으로 대답하지 않는다 검은 돌멩이라고 검은 파문으로 대답하지 않는다 산이고 구름이고 물가에 늘어선 나무며 나는 새까지 겹쳐서 들어가도 어느 것 하나 상처입지 않는다 바...  
175 단순하게 느리게 고요히―장석주(1954∼)
정조앤
Apr 17, 2022 145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땅거미 내릴 무렵 광대한 저수지 건너편 외딴 함석 지붕 집 굴뚝에서 빠져나온 연기가 흩어진다 단순하고, 느리게, 고요히, 오, 저것이야! 아직 내가 살아 보지 못한 느림! ―장석주(1954∼) 우리는 ‘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