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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산책

Articles 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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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안도현의 시와 연애하는 법 (#1~ #26)
정조앤
Jan 19, 2022 1018
Notice 시인을 만드는 9개의 비망록 / 정일근 file
정조앤
Apr 05, 2016 1165
294 흐린 저녁의 말들-임성용(1965∼)
정조앤
Aug 13, 2021 92
따뜻한 눈빛만 기억해야 하는데/경멸스런 눈빛만 오래도록 남았네/얼크러진 세월이 지나가고 근거 없는 절망/우울한 거짓말이 쌓이고 나는 그 말을 믿네 가난하고 고독한 건 그리 슬픈 일이 아니라네/진짜 슬픈 건 누구도 사랑할 수 없다는 것/용기도 헌신도 ...  
293 나를 멈추게 하는 것들―반칠환(1964∼ )
정조앤
Aug 29, 2022 92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보도블록 틈에 핀 씀바귀꽃 한 포기가 나를 멈추게 한다 어쩌다 서울 하늘을 선회하는 제비 한두 마리가 나를 멈추게 한다 육교 아래 봄볕에 탄 까만 얼굴로 도라지를 다듬는 할머니의 옆모습이 나를 멈추게 한다 ...  
292 높새가 불면-이한직(1921∼1976)
정조앤
Dec 26, 2023 92
높새가 불면 / 당홍 연도 날으리 향수는 가슴에 깊이 품고 참대를 꺾어 / 지팡이 짚고 짚풀을 삼어 / 짚새기 신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 슬프고 고요한 / 길손이 되오리 높새가 불면 / 황나비도 날으리 생활도 갈등도 / 그리고 산술도 / 다 잊어버리고 백화...  
291 청개구리―조오현(1932∼2018)
정조앤
May 23, 2022 93
청개구리―조오현(1932∼2018) 어느 날 아침 게으른 세수를 하고 대야의 물을 버리기 위해 담장가로 갔더니 때마침 풀섶에 앉았던 청개구리 한 마리가 화들짝 놀라 담장 높이만큼이나 폴짝 뛰어오르더니 거기 담쟁이넝쿨에 살푼 앉는가 했더니 어느 사이 미...  
290 바다의 용서―정일근(1958∼ )
정조앤
Sep 27, 2022 93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바다는 언제나 우리의 눈물 받아/제 살에 푸르고 하얗게 섞어 주는 것이니 나는 바다에서 뭍으로 진화해 온/등 푸른 생선이었는지 몰라, 당신은/흰 살 고운 생선이었는지 몰라 누군가 용서하고 싶은 날 바다로 가...  
289 지붕 위의 바위―손택수(1970∼ )
정조앤
Nov 26, 2022 93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노을이 질 무렵이면 혼자서 지붕 위로 올라갔다/그때 나는 새였다 새를 쫓는 고양이였다/지붕을 징검돌 짚듯 뛰어 항구를/돌아다니던 날도 있었다 나도 여울을 건너는 아비의 등에 업혀 있던 바위였다/세상을 버리...  
288 새해 아침의 기도 / 김남조
이현숙
Jan 01, 2023 93
새해 아침의 기도 / 김남조 첫 눈뜸에 눈 내리는 청산을 보게 하소서 초록 소나무들의 청솔바람 소리를 듣게 하소서 아득한 날에 예비하여 가꾸신 은총의 누리 다시금눈부신 상속으로 주시옵고 젊디젊은 심장으로 시대의 주인으로 사명의 주춧돌을 짐지게 하...  
287 삶은 감자 / 안도현
이현숙
Sep 25, 2023 93
삶은 감자가 양푼에 하나 가득 담겨 있다 머리 깨끗이 깎고 입대하는 신병들 같다 앞으로 취침, 뒤로 취침중이다 감자는 속속들이 익으려고 결심했다 으깨질 때 파열음을 내지 않으려고 찜통 속에서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젓가락이 찌르면 입부터 똥구멍까지...  
286 인간의 길 ―황규관(1968∼)
정조앤
Jul 14, 2022 94
인간의 길- 황규관(1968~)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고래의 길이 사라지고 너구리의 길과 / 갯지렁이의 길과 제비꽃의 길과 / 딱정벌레의 길과 북방개개비의 길과 / 굴참나무의 길과 피투성이가 된 고양이가 버려져 있다 그리고 인간의 길...  
285 돌베개의 시―이형기(1933∼2005)
정조앤
Jan 29, 2024 94
밤엔 나무도 잠이 든다. 잠든 나무의 고른 숨결소리 자거라 자거라 하고 자장가를 부른다. 가슴에 흐르는 한 줄기 실개천 그 낭랑한 물소리 따라 띄워보낸 종이배 누구의 손길인가, 내 이마를 짚어주는. 누구의 말씀인가 자거라 자거라 나를 잠재우는. 뉘우침...  
284 최저의 시―최지인(1990∼ )
정조앤
Oct 07, 2022 95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인간의 공포가/세계를 떠돌고 있다 알 수 있는/사실 비슷한 모양의 빌딩이 줄지어 서 있다 비슷한 모양의 아파트 단지 비슷한 모양의 마음 성내고 있다 사소한 것들/두 손 가득/쓰레기봉투 계단 내려가다 우수수 ...  
283 국수가 먹고 싶다 / 이상국
정조앤
Jun 05, 2023 95
국수가 먹고 싶다 / 이상국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  
282 어느 날―김상옥(1920∼2004)
정조앤
Jan 29, 2024 95
구두를 새로 지어 딸에게 신겨주고 저만치 가는 양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한 생애 사무치던 일도 저리 쉽게 가것네. ―김상옥(1920∼2004) 1970년대에 발표된 초정 김상옥 시인의 시조 한 편이다. 짧고도 간결한 삼행시라 읽기 매끄럽다. 내용상 이 작품은 ...  
281 명태 - 채만식 (1902 ~ 1950)
LenaLee
Feb 13, 2022 96
  명태 – 채만식   근일 품귀로, 이하 한갓 전설에 불과한 허물은 필자가 질 바 아니다.  ​ 명천(明川) 태가(太家)가 비로소 잡았대서 왈 명태(明太)요, 본명은 북어(北魚)요, 혹 입이 험한 사람은 원산(元山) 말뚝이라고도 칭한다. ​ 수구장신(瘦軀長身), 피...  
280 햇살 택배 / 김선태
정조앤
Feb 02, 2024 96
햇살 택배 / 김선태 겨우내 춥고 어두웠던 골방 창틈으로 누군가 인기척도 없이 따스한 선물을 밀어 넣고 갔다 햇살 택배다 감사의 마음이 종일토록 눈부시다.  
279 벚꽃엔딩 / 박기준
정조앤
Apr 12, 2023 97
벚꽃엔딩 / 박기준 새벽 4시가 이불을 흔들었다 놀라 잠에서 깬 자명종 새벽이 풍경을 보고 있다 고층 아파트 몇 집은 어둠을 밝히고 욕망과 뒤섞인 새벽 배송 발걸음 일용할 양식을 배달해 주는 주님도 힘겹고 지하에 사는 사람들 졸음을 태운 버스, 꽃을 보...  
278 여름밤 ―강소천(1915∼1963)
정조앤
May 09, 2023 97
읽기모드 반딧불을 쫓아가면, 빗자루를 둘러메고 동네 어른들의 이야기를 듣다가 멍석 핀 마당에 앉아 술래잡기를 했다. 별인 양 땅 위에선 반딧불들이 죄다 잠을 깬 밤. 하늘의 별들이 반딧불은 언제나 훨훨 날아 외양간 지붕을 넘어가곤 하였다. 반딧불이 ...  
277 폭우 지난 ― 신철규(1980∼ )
정조앤
Jul 10, 2023 97
나는 지은 죄와 지을 죄를 고백했다 너무나 분명한 신에게 빗줄기의 저항 때문에 노면에 흥건한 빗물의 저항 때문에 핸들이 이리저리 꺾인다 지워진 차선 위에서 차는 비틀거리고 빗소리가, 비가 떨어져 부서지는 소리가, 차 안을, 메뚜기떼처럼, 가득 메웠다...  
276 빈 뜰―이탄(1940∼2010)
정조앤
Apr 20, 2021 98
꽃도 이젠 떨어지니/뜰은 사뭇 빈뜰이겠지./빈뜰에/내려앉는/꽃잎/바람에 날려가고/한뼘 심장이 허허해지면/우린 잘못을 지나/어떤 죄라도 벌하지 말까./저 빈뜰에/한 그루 꽃이 없어도/여전한 햇빛 ―이탄(1940∼2010) 바우만이라는 철학자는 오늘날의 우...  
275 5월―차창룡 시인(1966∼ )
정조앤
Jun 07, 2021 98
이제는 독해져야겠다 나뭇잎이 시퍼런 입술로 말했다 이제는 독해져야겠다 나뭇잎이 시퍼런 입술로 말했다 내 친구들이 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성공한 내 친구들이 독해지고 성공하려는 내 친구들도 독해지고 실패한 친구들도 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달라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