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안도현의 시와 연애하는 법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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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an 19, 2022 |
1018 |
Notice |
시인을 만드는 9개의 비망록 / 정일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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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Apr 05, 2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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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팔아 외롬 사서 - 변영로(1898∼1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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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n 26, 2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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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팔아 외롬 사서 - 변영로(1898∼1961) 꿈 팔아 외롬 사서 산골에 사쟀더니 뭇새 그 음성 본을 뜨고 갖은 꽃 그 모습 자아내니 이슬, 풀, 그 옷자락 그립다네. 꿈 팔아 외롬 사서 바닷가에 늙쟀더니 물결의 수없는 발 몰려들매 하늘과 먼 돛과 모래밭은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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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냉이꽃 ―김달진(1907∼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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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n 17, 2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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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냉이꽃 ―김달진(1907∼1989) 사람들 모두/산으로 바다로/신록철 놀이 간다 야단들인데 나는 혼자 뜰 앞을 거닐다가 그늘 밑의 조그만 씬냉이꽃 보았다. 이 우주/여기에/지금 씬냉이꽃이 피고/나비 날은다. 대학교에서는 아직도 화상 강의를 하고 있다. 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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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김경후(19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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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Aug 13, 2020 |
214 |
문자 ―김경후(1971∼ ) 다음 생애/있어도/없어도/지금 다 지워져도 나는/너의 문자/너의 모국어로 태어날 것이다 우리는 정지용이라는 시인의 이름을 곧잘 기억한다. 유명한 시 몇 편이 따라오는 유명한 시인이라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다. 그런데 왜 정지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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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 이제니(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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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Feb 24, 2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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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 이제니(1972∼) 매일매일 슬픈 것을 본다. 매일매일 얼굴을 씻는다. 모르는 사이 피어나는 꽃. 나는 꽃을 모르고 꽃도 나를 모르겠지. 우리는 우리만의 입술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우리만의 눈동자를 가지고 있다. (중략) 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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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 김남주(1946∼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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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n 26, 2019 |
216 |
어머니 ― 김남주(1946∼1994) 일흔 넘은 나이에 밭에 나가 김을 매고 있는 이 사람을 보아라 아픔처럼 손바닥에는 못이 박혀 있고 세월의 바람에 시달리느라 그랬는지 얼굴에 이랑처럼 골이 깊구나 봄 여름 가을 없이 평생을 한시도 일손을 놓고는 살 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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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매일 ―진은영(19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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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n 17, 2020 |
216 |
우리는 매일매일 ―진은영(1970∼ ) 흰 셔츠 윗주머니에 버찌를 가득 넣고 우리는 매일 넘어졌지 높이 던진 푸른 토마토 오후 다섯 시의 공중에서 붉게 익어 흘러내린다 우리는 너무 오래 생각했다 틀린 것을 말하기 위해 열쇠 잃은 흑단상자 속 어둠을 흔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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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열 ―정지용(1902∼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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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Oct 16, 2020 |
216 |
발열 ―정지용(1902∼1950) 처마 끝에 서린 연기 따라 포도순이 기어나가는 밤, 소리 없이, 가물음 땅에 쓰며든 더운 김이 등에 서리나니, 훈훈히, 아아, 이 애 몸이 또 달아오르노나. 가쁜 숨결을 드내쉬노니, 박나비처럼, 가녀린 머리, 주사 찍은 자리에,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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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김강태(1950∼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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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Dec 14,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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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지만, 우리 이제 절망을 희망으로 색칠하기 한참을 돌아오는 길에는 채소 파는 아줌마에게 이렇게 물어보기 희망 한 단에 얼마예요? ―김강태(1950∼2003) SF(Science Fiction) 영화에는 외계인도 나오고 우주선도 나오니까 황당한 거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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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말 ―마종기(19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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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18, 2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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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말 ―마종기(1939∼ ) 우리가 모두 떠난 뒤/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바람이라고 생각하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나무 하나 심어놓으려니/그 나무 자라서 꽃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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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하는 새 ―마종기(19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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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Nov 12, 2020 |
221 |
이별하는 새 ―마종기(1939∼ ) 그럼 잘 가요. 가다가 길 잃지 말고 여린 영혼은 조심히 안고 가야 할 곳 잊지 말고 조심해 가요. (중략) 어느 인연 아래서건 다시 만난다면 그때는 우선 영혼끼리 인사를 나누고 내 숨소리가 편하게 당신께 가는지, 당신의 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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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석(捨石)/ 박무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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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 |
Mar 16, 2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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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석(捨石)/ 박무웅 할아버지에게서 처음 바둑을 배웠다 바둑은 두 집을 지어야 산다고 하셨다 이리저리 고단한 대마를 끌고 다녀도 한 집 밖에 남지 않으면 끝이라 하셨다 대마불사에 목을 걸고 집과 집, 길과 길을 이어서는 안 된다고 하셨다 오궁도화가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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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울음은 ― 이현호(19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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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07, 2019 |
225 |
세상의 모든 울음은 ― 이현호(1983∼ ) 네가 혼자 울면 아무도 네 울음을 듣지 않지만/네가 신들을 향해 울부짖으면/그들은 네 울음에 귀 기울인다/한 마을의 개들이 그렇듯이/그들은 너를 따라 울어대기 시작한다 고백하지 않았다면 영원했을지 모를 짝사랑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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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기 위하여 ― 최승자(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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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r 12, 2019 |
226 |
외롭지 않기 위하여 ― 최승자(1952∼) 외롭지 않기 위하여 밥을 많이 먹습니다 괴롭지 않기 위하여 술을 조금 마십니다 꿈꾸지 않기 위하여 수면제를 삼킵니다. 마지막으로 내 두뇌의 스위치를 끕니다 그러면 온밤내 시계 소리만이 빈 방을 걸어다니죠 그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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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 ―정끝별(1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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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Apr 05, 2020 |
228 |
밀물 ―정끝별(1964∼) 가까스로 저녁에서야/두 척의 배가 미끄러지듯 항구에 닻을 내린다 벗은 두 배가/나란히 누워/서로의 상처에 손을 대며 무사하구나 다행이야/응, 바다가 잠잠해서 오늘은 정끝별 시인의 작품 중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한 편의 시를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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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한하운(1920∼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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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18, 20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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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한하운(1920∼1975) 지나가버린 것은 모두가 다 아름다웠다. 여기 있는 것 남은 것은 욕이다 벌이다 문둥이다. 옛날에 서서 우러러보던 하늘은 아직도 푸르기만 하다마는. 아 꽃과 같던 삶과 꽃일 수 없는 삶과의 갈등 사잇길에 쩔룩거리며 섰다. 잠깐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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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여름―김종길(1926∼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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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l 07, 2022 |
229 |
또 한여름―김종길(1926∼2017)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소나기 멎자 매미소리 젖은 뜰을 다시 적신다. 비 오다 멎고, 매미소리 그쳤다 다시 일고, 또 한여름 이렇게 지나가는가. 소나기 소리 매미소리에 아직은 성한 귀 기울이며 또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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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이네 살구나무 ― 정완영(1919∼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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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r 30, 2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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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이네 살구나무 ― 정완영(1919∼2016) 동네서 젤 작은 집 분이네 오막살이 동네서 젤 큰 나무 분이네 살구나무 밤사이 활짝 펴올라 대궐보다 덩그렇다. 이 아름답고 짧은 시조를 지은 이는 백수(白水) 정완영 시인이다. “청산아 왜 말이 없이 학처럼만 여위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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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jaemisupil.com/files/thumbnails/861/029/100x100.crop.jpg?20181010161319) |
수박 ― 허수경(1964∼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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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Oct 10, 20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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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 허수경(1964∼2018) 아직도 둥근 것을 보면 아파요 둥근 적이 없었던 청춘이 문득 돌아오다 길 잃은 것처럼 (중략) 나, 수박 속에 든 저 수많은 별들을 모르던 시절 나는 당신의 그림자만이 좋았어요 저 푸른 시절의 손바닥이 저렇게 붉어서 검은 눈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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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jaemisupil.com/files/thumbnails/430/043/100x100.crop.jpg?20201206095027) |
연 ―김현승(1913∼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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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Dec 06, 2020 |
240 |
연 ―김현승(1913∼1975) 나는 내가 항상 무겁다, 나같이 무거운 무게도 내게는 없을 것이다. 나는 내가 무거워/나를 등에 지고 다닌다,/나는 나의 짐이다. 맑고 고요한 내 눈물을/밤이슬처럼 맺혀보아도, 눈물은 나를 떼어낸 조그만 납덩이가 되고 만다. 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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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jaemisupil.com/files/thumbnails/005/055/100x100.crop.jpg?20220226121540) |
다시 목련 ―김광균(1914∼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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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Feb 23, 2022 |
242 |
어머님 가시는 길 울며 가볼까 지는 꽃잎을 두 손에 받으며 내년 이맘때나 또 오시겠지 목련이 지면 어머님은 옛 집을 떠나 목련은 한잎 두잎 바람에 진다 하늘에서 서러운 비가 나리더니 하루 아침엔 날이 흐리고 어디가 아프냐고 물어보신다 어머님은 내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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