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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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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2660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7938
1531 실향민失鄕民 / 류영택
정조앤
Dec 06, 2022 67
실향민失鄕民 / 류영택 암실에 들어선 기분이다. 머릿속에는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다. 좀처럼 기억을 끄집어 낼 수가 없다. 그저 멍할 뿐이다. 까만 필름에 한 방울의 현상액을 떨어뜨린다. 희미했던 기억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흑과 백이 또렷이 나타난다. ...  
1530 일상학 전공 / 최진
정조앤
Dec 01, 2022 67
일상학 전공 / 최진 다시 공부하게 된다면 일상학을 전공하고 싶다. 일상학이라는 학문이 학교에 과목으로 개설되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매일의 별다를 것 없는 일상은 사실 겪으면 겪을수록 재미있다. 프랑스 명상공동체인 플럼 빌리지를 운영하는 ...  
1529 암용(巖龍) 위에 큰 뜻을 세우니 / 이승희
정조앤
Dec 01, 2022 67
암용(巖龍) 위에 큰 뜻을 세우니 / 이승희 전통 묵집에서 무심코 눈길이 머문다. 부석사의 장엄한 전경 한 장, 이곳이 화엄의 땅임을 짐작게 한다. 길을 따라 병풍 같은 소백의 줄기가 펼쳐진다. 맑은 기운을 받으며 얼마나 들어갔을까. 저만치 소백의 명당 ...  
1528 네 개의 꿈 / 조일희
정조앤
Aug 03, 2023 67
네 개의 꿈 / 조일희 단체 알림방에 여행 공지가 떴다. 아랫녘에 사는 선배를 만나러 가자는 내용이었다. 평소 댓글을 잘 달지 않던 내가 재빨리 답을 올린 까닭은 쉴 틈 없이 돌아가는 일상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고 싶어서였다. ​ 어둑새벽, 맵찬 바람을 가르...  
1527 창(窓)을 두드리며 / 권현옥
정조앤
Aug 15, 2023 67
창(窓)을 두드리며 / 권현옥 둥둥 헛걸음이었다. 한껏 높아진 음성은 천장을 부딪치고도 부서지지 않더니 수화기를 내려놓자 그 속으로 가라앉았다. 부엌 쪽으로 갈까 베란다 쪽으로 갈까 망설이는 사람처럼 거실 가운데서 서성댔다. 30년이 어디 짧은 시간인...  
1526 만삭의 여인 / 반숙자
이현숙
Sep 03, 2023 67
곧 서리가 내릴세라 청잣빛 하늘을 이고 고구마를 캔다. 배불뚝이 고랑을 타고 앉아 호미질을 하는 손길이 어느 때보다 넉넉하다. 고구마를 캘 때는 줄기둘레를 널찍하게 파야 상처를 내지 않는다. 넝쿨이 무성해서 팔뚝만 한 수확을 기대했으나 잔챙이뿐이다...  
1525 달밤 / 최현숙
정조앤
Dec 05, 2023 67
달밤 / 최현숙 물속처럼 고요하다. 차 소리마저 끊긴 마을이다. 아침나절 가루로 내리다가 폭설이 되어 덮인 하얀 세상이 옛이야기에나 나올 듯 적막하다. 눈길을 걷고 싶어 달빛 잔잔한 뜰을 내려선다. 이런 풍경을 태고라 일컫는 것일까. 대문을 나서려다 ...  
1524 작은 소수들의 삶 / 이한얼
정조앤
Dec 10, 2023 67
작은 소수들의 삶 / 이한얼 10년 전. 20대 어느 날 광주 터미널에서 내 또래쯤의 한 남자를 봤다. 보통이라면 스쳐 지나갈 행인이었지만 작은 물건 덕분에 나는 그를 무례할 정도로 유심히 관찰했다. 그는 피우던 담배를 손바닥 반 만한 작은 통에 집어넣고 시...  
1523 여백에 붓을 치다 / 신서영
정조앤
Feb 07, 2024 67
여백에 붓을 치다 / 신서영 동면에 든 주남저수지는 멀리서 바라보면 수묵화의 텅 빈 여백이다. 비어있지만 그 속에 끊임없이 생명이 꿈틀거리는 것을 읽을 수 있다. 수묵화는 시를 품은 그림이라고 한다. 먹은 화려한 컬러가 가지지 못한 고유한 내면의 은근...  
1522 아웃사이더 / 김진진
정조앤
Mar 27, 2024 67
아웃사이더 / 김진진 차선과 인접한 한길 구석에서 잡곡을 파는 중년 여인이 있다. 평범한 얼굴에 허름한 차림새로 늘 있는 둥 마는 둥 해서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행주치마를 겸하여 납작한 쑥색 전대를 허리에 둘러메고 앉아 작은 그릇에 이런저런 곡식들...  
1521 손의 연금술 / 서은영
정조앤
Apr 08, 2024 67
손의 연금술 / 서은영 "내가 손을 잡았어? 그거 내 술버릇이야." 이미 그에게 손뿐 아니라 마음조차 잡힌 후였는데, 그는 웃으며 의미 두지 말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의 손가락은 유난히 길다. 엄지와 검지로 동그라미를 만들고 나머지 중지, 약지, 소지는 삼...  
1520 보리 바람 / 김희숙
정조앤
Apr 30, 2024 68
보리 바람 / 김희숙 지내들녘이 들썩이는구려. 축제를 연다기에 기다리고 있었소. 가만 보니 여인들이 며칠 전부터 분주히 오갑디다. 노란머리 콩나물은 길쭉한 몸통을 탱탱하게 삶고 갈색 금고사리는 들기름 듬뿍 부어 버무렸소. 채 썬 당근은 윤기 나는 주...  
1519 미대륙 횡단-신이 차별한 나라, 미국2/ 문영애 file
정조앤
Apr 20, 2022 68
 
1518 어부님 / 반숙자
정조앤
Apr 25, 2022 68
어부님 / 반숙자 그날 밤 우리는 조우했다. 제주도 서귀포 리조트에 들어서서 밖을 내다보는 순간 눈앞의 공간은 확실한 두 개 세상이었다. 암흑과 광명의 세상, 암흑의 세계에 분배된 빛의 향연, 화면은 뚜렷한 색채로 분할된 구도로 다가왔다. 어떤 거대한 ...  
1517 소금 벼락 맞던 날 / 김서령
정조앤
Jun 05, 2022 68
소금 벼락 맞던 날 / 김서령 어릴 적 내 이름은 웅후였다. 수웅자 뒤후자. 뒤에 사내동생을 낳으라는 염원이 담긴 작명인데, 그건 나만의 소유는 아니었다. 내 이름은 고모 이름 '후웅'을 거꾸로 뒤집은 것이었다. 고모의 고모는 '웅후', 고모...  
1516 그림 몇 점, 토기 몇 점 / 구활
정조앤
Aug 05, 2022 68
그림 몇 점, 토기 몇 점 / 구활 나는 동성바지들이 모여 사는 문중에서 태어나지 않았다. 집성촌 어른들로부터 가문의 전통과 가례 의식을 배우지 못한 채 유년을 보냈다. 그도 그럴 것이 네 살 되던 해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셔서 유가儒家의 예절과 법도를...  
1515 복기(復棋) / 조이섭
정조앤
Nov 17, 2022 68
복기(復棋) / 조이섭 나는 바둑을 잘 두지 못한다. 그저 두 집 나면 살고 축이나 장문 같은 용어 몇 개 아는 정도지만, SNS의 인터넷 대국은 자주 보는 편이다. 골프채를 한 번도 안 잡아봤지만, 골프 예능 프로그램이나 LPGA 중계는 즐겨 시청하는 것도 같은...  
1514 삽 / 강돈묵
정조앤
Mar 11, 2023 68
삽 / 강돈묵 아파트가 아닌 주택에는 어느 집이든 으레 연장을 모아두는 곳이 있다. 잿간 구석이나 헛간의 자투리 공간이나 이곳에서는 한두 개 이상의 연장들이 휴식을 즐긴다. 허름한 문짝을 비집고 보면 제자리를 잡고 온순히 쉬는 놈이 대부분이다. 더러...  
1513 빗장을 풀다 / 김순경
정조앤
May 04, 2023 68
빗장을 풀다 / 김순경 빗장을 열 수가 없었다. 까치발을 해도 손이 닿지 않아 바둥거리다 결국 포기했다. 쇠붙이 자물쇠가 황소 불알처럼 축 늘어진 할아버지의 반닫이 궤는 열 수가 없었다. 누구나 말할 수 없는 사연 하나쯤은 가슴 궤에 재워두고 빗장을 건...  
1512 초록빛 선명한 그 노트 / 배귀선
정조앤
Jun 16, 2023 68
초록빛 선명한 그 노트 / 배귀선 자판을 두드린다. 문장에서 문장으로 넘어가는 시간 속 삶이 미명처럼 어렴풋하다. 옛날 같으면 연필에 침을 묻혀가며 써야 할 희미한 내용이 단 몇 번의 자판 두드림으로 명료해진다. 깜박거리는 커서를 밀어내며 어휘가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