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 에밀레 종(성덕대왕 신종)
종소리
능엄경에 아난과 세존과의 대화가 나온다.
종소리가 들려왔다. 세존께서 아난에게 묻는다.
- 아난아! 이 종소리가 어디서 나느냐?
「종에서 납니다」
-아난아 ! 종을 치는 방망이가 없어도 저절로 종소리가 나겠느냐?
「제가 생각해보니 종소리가 방망이에서 납니다」
-방망이에서 종소리가 아무리 난다고 하더라도 사람에게 듣는 귀가 없다면
그리도 소리가 나겠느냐?
「그러고 생각해보니 이 종소리는 귀에서 납니다」
- 귀로 종소리를 들었다 할지라도 이것이 종소리라고 분별하는 생각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겠느냐?
「예. 그렇습니다. 생각이 없으면 들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 종소리는 생각에서 납니다.」
- 그러면 그 생각은 어디에 매여 있느냐?
「예. 마음에 있습니다.」
- 그러면 마음이 있느냐 없느냐? 있다면 어디에 마음이 있느냐?
아난이 마음을 찾아 보았다. 그러나 마음은 실체가 없었다.
아난이 세존께 여쭈었다.
「마음은 실체가 없습니다.」
- 아난아 ! 그럼 허공 가운데서 종소리가 나는구나.
이것인「진성」곧 진공묘유(眞空妙有)이다.
진성(眞性)은 인연(因緣)이고 묘유(妙有)는 존재이다.
우주간의 모든 존재는 인연속에서 난다는 말이다.
종소리가 아무리 아름답다 하더라도 손과 방망이와 귀와 생각과 마음이
서로 어울려서 묘한 소리가 존재하나니!
진성심심극미묘(眞性甚深極微妙) 묘하고 깊고깊은 극미한 진성이여
불수자성수연성(不守自性隨緣成) 제자리 벗어나듯 세계를 나툼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