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큐티의 시작은 1974년 초임 발령을 받은 학교에서 옆 반 선생님이 방과 후에 큐티를 함께 하자고 권하면서 시작되었다. 사실 방과 후에는 다음날 지도할 준비를 해야 했기에 망설였다. 그 선배의 끈질긴 권유로 4시부터 성경 말씀을 읽고 공부하였다. 선배가 준 빨간 노트에 내 생각을 적어 오라고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렇게 시작됐던 큐티와의 첫 만남이, 지금까지 큐티를 이어올 수 있는 것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 같다.

 

  은퇴 이후 2019년 가을부터 황 자매님과 오 자매님이 인도하는 QT 소그룹 모임에 나가게 되었다. 매주 화요일에 모여 은혜를 듬뿍 받는 중에 코비드로 인해 대면 모임이 줌 모임으로 전환되었다. 20239월부터는 김은애 사모님과 함께하는 줌 모임과 이 자매님이 이끄는 소그룹 나눔이 나에게는 커다란 은혜의 시간이 되었다.

  시간이 저녁 6시라서 다소 나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왔다. 남편이 무역회사에서 은퇴한 후에 오랫동안 쉬다가 작년부터 식물원에서 일하게 되었다. 흙 속에서 일하다가 집으로 도착하는 시간이 6시였다. 저녁을 차려 놓고 컴퓨터 앞에 앉아있으려고 하지만 지쳐 들어오는 남편을 맞이하지 못해서 마음이 불편했다.

 

   화요일 저녁에 찬양이 시작되고 김은애 사모님께서 큐티를 어떻게 하는지 세세하게 알려 주실 때는 생각지 않은 깨달음과 은혜가 밀려왔다.

  ‘큐티는 이렇게 하는 거구나마음속으로 감탄이 쏟아진다. 남편에 대한 미안함이 어느덧 사라지고 깨달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시간이 되었다. 잠언 말씀을 강의해 주실 때 영적 대나무 바늘과 같은 말씀이, 낯선 이역 땅에서 내 삶에 헤어지고 구멍 난 부분을 온전하게 꿰매주어 나를 지탱해 주고 있는 것을 깨닫게 하셨다.

에베소서 115절을 묵상할 때는 바울이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내가 실천할 것이 무엇인가 찾아보라는 음성으로 다가왔다. 나는 성경을 문자 그대로 읽고 이해하고 넘어가는 습관이 있었는데, 바울의 에베소서 성도들을 위한 기도를 통해, 나도 소속되어 있는 공동체와 가족을 위해 그렇게 기도하라고 알려 주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바울은 "감사하기를 그치지 아니하고, 영광의 아버지께서 지혜와 계시의 영을 주사 하나님을 알게 하시고, 마음의 눈을 밝히사 부르심의 소망이 무엇이고 성도 안에서 그 기업의 영광의 풍성함이 무엇이며, 하나님의 역사함을 따라 믿는 우리에게 베푸신 능력의 지극히 크심이 어떠한지 알게 하시기를 구한다"라고 했다. 바울의 기도를 내가 붙들고 기도하겠다고 마음먹고 적용으로 지금도 아침 새벽 기도 시간에 그렇게 기도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잠언 108절에 마음이 지혜로운 자는 계명을 받거니와 입이 미련한 자는 멸망하리라라는 말씀을 묵상하며, 미련한 삶을 멀리하고 지혜롭게 살 때 내 가정에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깨달아 큐티 생활을 게을리하지 말고 나 자신을 깨우며 달려 나가도록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하게 되었다. 또한 사랑의 언어로 다른 이의 허물을 덮어주고 샘물과 같이 맑고 정결한 말로 위로하고 세워 줘야겠다고 결단하게 되었다.

 

처음 큐티를 권유했던 선배가 뿌린 씨앗을 이렇게 자라가게 하시는 하나님의 뜻이 오늘도 말씀 묵상의 자리로 나를 이끄신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감사하는 시간이 되었다. 매일 매일이 주님과 더 친밀한 교제와 그분을 기쁘게 하는 삶으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여기까지 오게 하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