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koreatimes.com/article/20250109/1547013

 

                                                          새해 첫발을 떼는 다짐

                                                                                                                             이희숙

 

  2025년 태양이 떠올랐다. 새해에 대한 설렘과 희망으로 벅차다.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으로 가득 찼기 때문이다.

70을 넘긴 나이에 걸맞은 성장, 건강, 관계, 시간 활용 등 마음가짐을 새롭게 해본다. 주어진 365일을 향한 첫발을 떼는 다짐이랄까.

  옛 어르신들은 나이가 궁금할 때 무슨 띠냐고 묻곤 했다. 타 문화권에서 잊고 살았던 십이 간지, 열두 동물의 상징을 통해 인간과 우주와의 조화를 생각해본다. 그 동물에 비유한 좋은 점에 의미를 부여한다.

  올해는 뱀띠 을사년(乙巳年) 푸른 뱀의 해다. 뱀이라는 단어는 듣기만 해도 징그럽고 오금이 저린다. 꿈틀거리는 기다란 몸뚱이, 발 밑을 스윽 스쳐가는 소리, 미끈하고 축축한 피부의 촉감, 허공을 날름거리는 기다란 혀, 사람을 노려보는 듯한 차가운 눈초리. 징그럽고 사악한 동물로 가늠하여 멀리하고 꺼리는 존재다.

  더욱이 아담과 이브를 에덴동산에서 쫓겨나게 만든 장본인으로서 교활함의 대명사가 되지 않았는가? 뱀이 혀를 날름거리는 모습을 사탄의 유혹, 이간질, 수다의 상징으로 여겼다. 사실 뱀은 두 갈래로 갈라진 혀를 날름거려 냄새를 맡을 뿐인데 말이다. 이렇듯 우리 인간은 뱀에 대한 선입견을 품고 있다. 최근에는 파충류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좋아해 기르는 사람이 있긴 하다. 혐오감 뒤에 숨겨진 오해를 풀 수 있는 다른 면에 관심을 가져본다.

  뱀은 고대부터 신비롭고 지혜로운 동물로 여겨져 왔다. 날카로운 직감과 상황을 파악하는 능력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해답을 찾아내는 능력을 상징했다. 고대 그리스에서 뱀은 지혜 신으로 아테네의 상징물이었다. 성서 마태복음에 ‘뱀처럼 슬기롭게’라는 말씀이 있다. 지혜와 예언력의 상징이다. 나 또한 경험을 토대로 한 지혜를 발휘해보자는 다짐을 가져본다.

  뱀은 겨울잠에서 깨어나기 때문에 사라졌다가 나타나는 재생, 성장할 때 허물을 벗는다는 환생이라는 의미가 부여되었다.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불사, 영생의 동물로 여겨졌다. 이는 새로운 시작과 변화를 뜻한다. 과거의 틀을 벗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삶에서 불필요한 습관이나 생각을 내려놓고 새로운 목표를 세워보련다.

  뱀은 많은 알과 새끼를 낳는다. 다산하는 뱀은 풍요와 재물, 가정에 복을 주는 신으로 변신했다. 뱀은 업, 지킴이, 집 구렁이라 하여 가옥에서 살면서 집을 지키는 신이 되기도 했다. 어르신들은 집마다 큰 구렁이가 하나씩 터를 잡고 재물과 복을 가져다준다고 믿었다. 그저 웃어넘길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초가지붕은 축축하고 따뜻해 쥐가 올라와 살았고, 구렁이는 먹이를 따라서 집으로 들어왔다는 것이다. 집안에 구렁이가 있으면 뱀이 들어오지 못하므로 재물을 가져다주는 업신으로 취급받은 것이다.

  2025년 을사년에는 대한민국 광복 80주년을 맞는다. 여든, 팔순, 산수[傘壽]는 나이 80을 이르는 말이다. 나이 들어도 내재한 역량이 성장하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고 했다. 광복 80주년을 맞이하는 우리 조국 역시 성숙한 민주 국가로서 역사에 대한 자긍심으로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나아가길 바란다.

  뱀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상징하는 바가 다르듯, 내가 바라보며 추구하는 것들이 또 다른 가치를 만들어 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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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새해 첫발을 떼는 다짐

이희숙

 

 

2025년 태양이 떠올랐다. 새해에 대한 설렘과 희망으로 벅차다.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으로 가득 찼기 때문이다. 70을 넘긴 나이에 걸맞은 성장, 건강, 관계, 시간 활용 등 마음가짐을 새롭게 해본다. 주어진 365일을 향한 첫발을 떼는 다짐이랄까.

 

 

옛 어르신들은 나이가 궁금할 때 무슨 띠냐고 묻곤 했다. 타 문화권에서 잊고 살았던 십이 간지, 열두 동물의 상징을 통해 인간과 우주와의 조화를 생각해본다. 그 동물에 비유한 좋은 점에 의미를 부여한다. 운수를 예견하려는 것이 아니라 교훈과 행동 원리를 얻어내기 위해서다. 한 해를 이끌 수 있는 나의 지침을 만들어봄이 어떨까?

 

 

올해는 뱀띠 을사년(乙巳年) 푸른 뱀의 해다. 뱀이라는 단어는 듣기만 해도 징그럽고 오금이 저린다. 꿈틀거리는 기다란 몸뚱이, 발밑을 스윽 스쳐가는 소리, 미끈하고 축축한 피부의 촉감. 게다가 삼각형 머리에 체형이 굵고 짧은 살모사는 독이 있다. 독을 품은 채 허공을 날름거리는 기다란 혀, 사람을 노려보는 듯한 차가운 눈초리. 징그럽고 사악한 동물로 가늠하여 멀리하고 꺼리는 존재다.

 

더욱이 아담과 이브를 에덴동산에서 쫓겨나게 만든 장본인으로서 교활함의 대명사가 되지 않았는가. 뱀이 혀를 날름거리는 모습을 사탄의 유혹, 이간질, 수다의 상징으로 여겼다. 사실 뱀은 두 갈래로 갈라진 혀를 날름거려 냄새를 맡을 뿐인데 말이다. 이렇듯 우리 인간은 뱀에 대한 선입견을 품고 있다. 최근에는 파충류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좋아해 기르는 사람이 있긴 하다. 혐오감 뒤에 숨겨진 오해를 풀 수 있는 다른 면에 관심을 가져본다.

 

뱀의 내면에서 조용한 움직임즉 생각을 찾을 수 있다. 뱀은 고대부터 신비롭고 지혜로운 동물로 여겨져 왔다. 날카로운 직감과 상황을 파악하는 능력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해답을 찾아내는 힘을 상징했다. 고대 그리스에서 뱀은 지혜 신으로 아테네의 상징물이었다. 나뭇잎이 스치는 소리로 제우스의 신탁을 알려주는 도도나 나무에는 뱀이 있었다. 그리스신화에서 나타난 뱀의 모습은 위대한 어머니 여신을 상징하고, 지혜로운 존재였다. 성서 마태복음에 뱀처럼 슬기롭게라는 말씀이 있다. 지혜와 예언력의 상징이다. 이처럼 내 녹슨 머리를 갈고 닦아 지혜를 발휘해보자는 당찬 계획을 세워본다.

 

뱀은 겨울잠에서 깨어나기 때문에 사라졌다가 나타나는 재생, 성장할 때 허물을 벗는다는 환생이라는 의미가 부여되었다.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불사, 영생의 동물로 여겨졌다. 이는 새로운 시작과 변화를 뜻한다. 과거의 틀을 벗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삶에서 불필요한 습관이나 생각을 내려놓고 새로운 목표를 세워보련다. 또한 뱀이 허물을 벗는 특성 때문에 옛날이야기에서 뱀 서방 이야기, 짝사랑의 상사병 이야기에 많이 등장했다. 집념과 집착력이 강하고 끈질기며 얼마나 억척스러운가를 알 수 있다. 나 역시 한 걸음씩 나아가는 마음가짐과 꾸준한 인내와 끈기를 보여주어야겠다.

 

뱀은 많은 알과 새끼를 낳는다. 다산하는 뱀은 풍요와 재물, 가정에 복을 주는 신으로 변신했다. 뱀은 업, 지킴이, 집 구렁이라 하여 가옥의 가장 밑바닥에서 살면서 집을 지키는 신이 되기도 했다. 구렁이는 동화 치악산 까치와 구렁이’, 은혜 갚은 까치 이야기 속에 등장하여 우리와 친숙하다. 예전 어르신들은 집마다 큰 구렁이가 하나씩 터를 잡고 살며 재물과 복을 가져다준다고 믿었다. 그저 웃어넘길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초가지붕은 축축하고 따뜻해 쥐가 올라와 살았고, 구렁이는 먹이를 따라서 집으로 들어왔다는 것이다. 집안에 구렁이가 있으면 뱀이 들어오지 못하므로 재물을 가져다주는 업신으로 취급받은 것이다.

 

그리고 낙엽 더미에 산란한 알을 한 달 넘게 품어 부화시키는 뱀의 모성애도 볼 수 있다. 이때 일광욕으로 냉혈인 자기 체온을 올려 따뜻해진 몸으로 알을 휘감는다고 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취약점을 보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놀랍다.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일 터이다. 뱀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상징하는 바가 다르듯 내가 바라보는 방향이 또 다른 가치를 만들어내길 바란다.

 

 

2025년 을사년에는 대한민국 광복 80주년을 맞는다. 여든, 팔순, 산수[傘壽]는 나이 80을 이르는 말이다. 나이 들어도 내재한 역량이 성장하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고 했다. 광복 80주년을 맞이하는 우리 조국 역시 성숙한 민주 국가로서 역사에 대한 자긍심으로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나아가길 바란다.

 

뱀은 뒤돌아보지 않는다. 그저 앞만 보고 전진할 뿐이다. 민첩하고 슬기로운 상황판단과 의지로 나를 비롯한 모든 사람에게 자기 발전을 이루는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