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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Jolla Cove 에 서식하는 바다사다/바다사자로 유명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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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과 손녀 / La Jolla Cove에서

 

 

돌고래와 바다사자

                                                                                    김수영

     돌고래 하면 샌디에이고 Sea World에서 보았던 돌고래 쇼가 생각나고 바다사자 하면 헤밍웨이가 쓴 노인과 바다의 소설 마지막 끝부분이 생각난다. 주인공 산티아고는  바다사자를 꿈꾸며 다시 바다에 고기잡이가는 꿈을 꾼다. 실지로 내 눈으로는 바다사자를 본 기억이별로 없다. 물개는 많이 보았는데 생김새가 비슷해서 혼동을 일으킬 때가 많다.

     여름 방학을 맞이한 손녀들이 여행을 가고 싶다며 할머니를 찾아 왔다. 북가주에 살다 보니 그곳은 거의 여행을 다 가 보아서 이번엔 남가주에서 여행하고 싶다며 찾아왔다. 여행지를 미리 다 정해 놓고 방갈로를 예약해 놓고 와서 나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단체관광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좀 언짢았지만 함께 따라나섰다.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쳇바퀴 돌듯 돌아가는 일상생활에서 좀 이탈해서 변화를 맛보고 싶은 마음이 인간에겐 있다. 바로 여행은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우리에게 활력을 주고 청량감을 준다.

     여행이 없다면 우리의 일상생활이 얼마나 무미건조하겠는가. 공휴일이 다가오거나 자녀들 여름방학을 맞이하면 부모들은 자녀들을데리고 여행 갈 계획을 세운다. 딸이 샌디에이고에 방갈로를 일주일 예약을 해 두어 그곳에 기거하며 관광을 하기로 했다. 호텔보다 숙박비가 저렴하고 깨끗하고 사생활이 보장되고 참 좋았다. 더욱 바다가 가까이 있어서 바닷바람이 불어와 에어컨 켜지 않고 시원하게 보낼수 있었다.

     34년 전에 샌디에이고에서 돌고래 쇼를 보아서 이번엔 얼마나 달라졌나 호기심으로 한 번 가 보고 싶었던 차에 절호의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고 애들처럼 은근히 속으로 기대를 잔뜩 했었다.

     딸이 일정을 짜 놓았는데 Sea World 와 동물원을 가기로 하고 보트 투어도 하기로 했다. 막상 Sea ‘World 와 동물원을 가려고 하니두 손녀딸이 안 가겠다고 막무가내로 반대했다. 이유를 물으니 동물들을 학대하는 것 볼 수 없다고 했다. 입장표를 사면 동물 학대를 돕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리고 했다. 동물들이 자유 없이 인간이 시키는 대로 우리에 갇혀서 아니면 물속에 갇혀서 사는 것 너무 불쌍해서 도저히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비싼 돈을 주고 자기들 눈이 즐거운 대로 구경을 한다. 동물 처지에서 보면 사람들의 노예가 되어서 시키는 대로 훈련받고 한낱 노리갯감처럼 움직이는 모습이 애처롭고 안쓰럽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딸이나 내가 화를 내었지만, 손녀들의 말을 듣고 보니 사실 그들의 말이 옳은 것 같았다. 딸과 나는 손녀들에게 항복하고 다른 곳으로 목적지를 바꾸었다. 사실 2 년 전에 제주도에 단체관광을 갔을 때 서커스 관광이 스케줄로 짜여 있어서 관람하게 되었다. 코끼리들이 훈련을 잘 받아 조련사들이 시키는 연기를 얼마나 잘 하는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관람을 다 끝 마치고 호텔로 돌아오면서 우리가족은 이구동성으로 코끼리들이 참 불쌍하다는 말을 했다.

     관람할 때는 제주를 잘 부려서 재미가 좋아 손뼉을 치고 좋아했다, 하나 코끼리들은 아프리카의 넓은 초원에서 새끼를 키우면서 자유를 만끽하면서 살아 가야 할 야생동물인데 그 큰 몸집을 가지고 우리에 갇혀서 고된 훈련을 견뎌야 하는 삶이 왜 그렇게 불쌍해 보이는지 관람한 것을 후회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때의 기억을 까마득히 잊어 버리고 내 즐거움을 위해 Sea World와 동물원을 또 가려고 했으니 인간의 마음은 얼마나 이기적인가 생각하니 손녀들 보기가 부끄러웠다.

     우리는 La Jolla Cove 에 서식하는 바다사자(Sea lion)를 구경하러 갔다. 수십 마리가 바닷가 바위 위에 기어 나와 누워 있었고 더러는 모래사장에도 누워 있었다. 햇빛에 몸을 송두리째 드러내 놓고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우리는  한 시간 가량 나무다리 위에서 그들을 관찰하며 지켜보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다리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는데도 아랑곳 하지 않고 유유자적하며 그들의 자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않고 헤엄치고 싶으면 헤엄치고 마냥 바위나 모래사장에 드러누워 관광객의 눈치도 볼 필요 없이 그야말로 자유 그 자체를 즐기고 있었다. Sea World의 돌고래나 동물원의 동물들이나 서커스단의 코끼리들과는 차원이 높은 삶을 즐기고 있었다. 발걸음을 집으로 돌리면서 손녀들이 반대한 이유를 곱씹으며 심장이 따뜻한 손녀들이 대견스럽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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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1월 7일 자 중앙일보에 난 기사/손녀들의 소원대로 이루어져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