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치매에 관한 염려 섞인 말을 많이 한다. 자동차 키를 두리번거리며 찾으면서 하는 말이 이거 치매 시작 아닌가?
절친의 전화번호가 생각나지 않자 이거 치매가 시작되는구먼. 치매란 말이 입에서 술술 나온다.
옛날에는 이러지 않았는데 과거를 증거삼지만 궁색한 표현일 뿐이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이 있다. 정신 질환을 이겨낸 위인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정신건강가족연맹협회(NAMI, National Alliance on Mental Illness)는 ‘정신질환을 이겨낸 위인’으로 아브라함 링컨, 윈스턴 처칠, 찰스 디킨스, 베토벤, 아이작 뉴턴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정신질환을 앓으면서도 이를 극복하고 삶의 의미를 찾은 사람들이라고 소개한다.
정신질환은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으며, 이미 성격이나 의지력의 문제가 아닌 일종의 뇌질환이라는 것이다. 이 말은 다양한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를 통해 치료할 수 있다는 말이다.
△ 아브라함 링컨(Abraham Lincoln)의 경우부터 살펴보자.
불우한 어린 시절의 기억과 어머니와 아이들 그리고 첫사랑의 죽음, 아버지와 아내와의 갈등, 정치적 좌절 등으로 링컨의 우울증은 점점 더 깊어졌다. 하지만 링컨은 자신의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대신 독서와 시낭송 등 다양한 방법으로 우울증을 이겨내고자 노력했다.
그는 생존해야 하는 의지와 공적인 의무감을 깨달았으며, 우울증을 종교적 믿음과 신념, 유머로 승화하며 미국에서 가장 사랑 받는 대통령이 되었다.
링컨은 유머를 즐겨 사용하였다. 링컨은 ‘유머의 대통령’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 유머가 고통 속에서 꽃피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링컨은 지독한 우울증 환자였다. 그는 자살충동에 무릎을 꿇지 않으려고 호주머니에 칼이나 총을 넣고 다니지 않았고, 나무에 목매달아 죽고 싶은 충동을 피하려고 혼자 숲 속을 산책하는 것도 삼갔다.
링컨은 “내가 만약 웃지 않았다면 나는 밤낮 나를 누르는 무서운 긴장 때문에 죽어버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링컨이 우울증을 극복하는 데에 유머가 큰 도움이 됐다. 매일 저녁 유머 책을 보고 잠자리에 들었고, 다른 사람에게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사람들은 즐거워야 유머를 할 수 있다고 믿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유머는 우울과 슬픔을 이기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링컨이 대통령이 되자 한 남자가 실력도 없으면서 외교관이 되겠다고 날마다 백악관을 찾아와서 귀찮게 굴었다. 그를 돌려보내기에 지친 링컨이 점잖게 말했다. “혹시, 스페인 말을 할 줄 아시오?”
그 남자가 “거의 못하지만 지금부터 배우면 얼마 뒤 유창한 스페인어를 구사하게 될 것입니다. 각하!” 라고 자신 있게 대답하자, 링컨이 조용히 대답했다.
“그래요? 그럼 스페인어를 마스터하고 다시 찾아오면 내가 좋은 선물을 하나 주겠소.”
사내는 드디어 스페인 대사로 자기를 임명한다고 믿고 그날부터 공부를 했다. 6개월 뒤 링컨을 찾아와서 어설픈 스페인어로 인사를 하고 스페인어를 마스터했다고 자랑했다. 잠시 뒤 링컨은 책 한 권을 그에게 주었는데 소설 [돈키호테]의 스페인어 원서였다.
“링컨은 두 얼굴을 가진 이중인격자”라며 한 의원이 의회에서 링컨을 질책했다. 링컨은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되물었다.
“거참, 내가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면, 오늘 같은 중요한 자리에 왜 이 못생긴 얼굴을 갖고 나왔겠습니까?”
의회의 의원들은 박장대소했고 그 의원은 슬그머니 자리에 앉아야 했다.
△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이란 분은 어떤 사람인가?
#외모 콤플렉스 #학우의 따돌림 #저조한 학업 성적 #만성우울증의 괴로움을 유머감각으로 승화
160cm 정도의 왜소한 체구에 보잘것없는 외모로 늘 콤플렉스에 시달렸지만, 그는 다독으로 다져진 위트와 유머감각으로 자신의 콤플렉스조차 유머 소재로 이용하는 여유와 느긋함을 갖게 되었다.
어렸을 때는 학우들의 따돌림과 저조한 학교 성적으로 괴로워했고, 전쟁에 특파원으로 파견되었다가 포로로 잡히는 등 삶이 순탄치 않아 ‘나는 평생 검은 개 한 마리와 살아왔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여기서 검은 개 한 마리는 ‘만성 우울증’을 의미하는데,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리더십으로 2차 세계대전에서 존망의 갈림길에 빠진 영국을 승리로 이끈 평화의 수호자로 평가받고 있다.
△ 루드비히 판 베토벤
(Ludwig van Beethoven)
#알코올중독 아버지의 폭력 #짝사랑의 실패 #청력소실 #음악의 성인(聖人)이자 악성(樂聖)
어릴 적부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알코올중독 아버지의 매질 속에서, 우울한 시절을 보낸 베토벤은 실연과 짝사랑의 수치까지 겪어야 했다.
병적인 변덕을 부리고, 각종 기행을 일삼으며, 작은 일에도 미친 듯이 화를 내고, 걸핏하면 자살하겠다고 말하는 등 평소 모습에서 그가 정신병적인 증후를 늘 달고 살았다. 특히 음악가로서의 청력상실은 그를 더 비참한 상황으로 내몰았다.
그렇지만 이런 신체정신적 고난 속에서도 천재 작곡가로서의 역량을 발휘하며 뛰어난 작품을 남겼다. 베토벤의 9번 교향곡의 원본 악보는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 오프라 윈프리(Oprah Gail Winfrey)
#성폭행 피해자 #마약중독 #비만 #미국 최고의 토크쇼 여왕
오프라 윈프리는 가난한 미혼모의 딸로 태어나 할머니 손에서 자랐으며, 삼촌에게 성폭행을 당해 14세에 출산과 동시에 미혼모가 되었다. 아기는 2주 만에 죽게 되었고, 그 충격으로 마약에 손을 대고, 169cm의 키에 100kg이 넘게 살이 찌는 등 자신을 점점 돌보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을 무너뜨리려 했던 수많은 고난을 이겨냈고, 미국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 인물 100명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녀는 현재의 행복한 삶을 이루게 된 비결로 ‘독서’와 ‘감사일기’를 꼽았다. 독서를 통해 꿈을 발견했고 미래를 바라볼 수 있었다고 밝히며, 매일매일 감사일기를 통해 감사하는 연습을 했더니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 존 포브스 내쉬(John Forbes Nash Jr.)
#조현병(調絃病-Schizophrenia-정신분열증)환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수학천재
비협력 게임(Non-Cooperative Games)이라는 논문으로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존 포브스 내쉬는 무려 45년 동안이나 조현병을 앓았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실제 모델이었던 그는 망상 때문에 MIT 교수직에서 물러나야 했고, 정신병원에 수개월간 입원하기도 했다.
그는 모든 문제는 해결책이 있다는 생각으로 전 생애에 걸쳐 조현병과 함께 사는 법을 배웠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정신질환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당시 시대 상황에서도 자신의 수학적 재능을 마음껏 펼치고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은, 정신질환자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그를 배려와 관심으로 대한 주변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 마이클 펠프스(Michael Fred Phelps II)
#ADHD(과잉행동장애) #올림픽 8관왕 수영황제
학창시절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한 가지 일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해 선생님으로부터 무엇을 해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혹평까지 들었다는 마이클 펠프스. 그의 어머니는 ADHD로 진단받은 아들을 위해 치료방법의 하나로 수영을 배우게 했다.
처음에는 물에 얼굴을 담그지 못해 배영부터 시작할 정도로 수영과는 거리가 있는 듯 보였지만, “나는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모른다. 그저 매일 헤엄을 칠뿐”이라고 할 정도로 끈기있는 노력을 더 해 올림픽 수영 역사상 최초로 8관왕을 달성했으며, 다섯 번의 올림픽을 거쳐 총 28개의 메달을 획득한 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그러네요. 우리 인간 모두는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그 강도가 적은가, 많은가의 차이겠죠. 자기의 부족한 것을 인정하고 열심히 노력해서 하나님의 축복으로 바꾼 많은 사람들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