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씨 100도를 웃도는 더위가 일주일째 계속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무더위에 감기 걸린 사람이 많단다. 무더위와의 싸움이 아니라 에어컨 바람과의 싸움인가?
이 무더위를 뚫고 코스타메사의 한 교회로 갔다. 홈리스를 위한 무료 급식 봉사다.
급식에 앞서 예배를 드렸다. .한국 여자 목사님의 잘 알아듣기도 힘든 콩글리쉬가 익숙한 듯 사람들은 눈을 반짝이며 듣는다.
피아노에 앉아서 멋지게 찬송가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는 남자도, 마치 파도가 지나가는듯 부드러운 선율로 연주하는 여자도 홈리스다.
그들의 인생에 묻혀있는 과거가 궁금하고 그들의 가슴 속에서 숨죽이고 있을 추억에 내 마음이 아린다.
길게 늘어선 사람들 사이로 말끔하게 차려입은 여자가 밥을 더 달라며 빈 접시를 가지고 왔다.
느닷없이 우리의 고향을 묻는다. 봉사 나온 사람답게 아주 친절하게 대답을 해 주었다. 그러고는 나도 물었다. 너는 뭘 하는 사람이니? 여자가 몸을 돌려 제 자리로 가며 말을 던진다. “홈리스!” 그녀의 당당함에 우리는 마주보며 크게 웃었다. 맞아. 홈리스의 당당함. 오히려 멋지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