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 산다는 것은 / 이정호
이제 LA에 산지도 35년이 되간다. 1986년 내 나이 30살 때 미국으로 와서 지금까지 살게 되었다. 처음 미국에 도착해서 일리노이 주에서 6개월 정도 살고 그 이후로는 쭉 LA에서 살아 온 것이다. 미국에 온 목적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면서 5년의 세월이 흘러가 버렸고 그 후로 결혼하여 LA에 정착하게 되었다.
LA에는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서로 공존하여 살고 있다. 그래서 단조롭지 않은 생활을 영위할 수가 있다. 흑인과 백인, 아시안인과 히스패닉들이 직장안에서 아니면 손님과 업주로서 서로 어우러져 살고 있다. 서로 갈등이 있더라도 떼어놓고 살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특히 LA에서는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한국음식과 미국음식을 비롯하여 많은 멕시코 음식이 있다. 멕시코 대표적 음식인 타코는 토르티야에 고기, 해물, 채소등 각종재료를 넣고 그 위에 살사 소스를 얹어 싸서 먹는다. 특히 Food Truck에서 만들어 지는 타코는 더 맛있게 보인다. 또 토르티야에 콩과 고기를 넣어 네모 모양으로 만들어 구운 후 소스를 발라서 먹는 부리토도 있다. 미국에 처음 와서는 잘 못 먹었지만 이제는 잘하는 식당에서 윤기있게 만들어진 부리토는 잘 먹는다. 끓는 신선로의 간 되어진 국물에 버섯과 새우를 넣고, 익으면 라임 즙을 뿌린 다음 쿨란트로나 고수 잎을 곁들여 내서 먹는 새콤하고 매콤한 타이음식 똠양꿍도 맛있다. 예전에 말리부 가는 길목에 있는 타이식당에서 가끔 그것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LA에서는 서로 다른 인종이 어우러져 살고 있다. 한인들이 운영하는 식당에서는 많은 히스패닉들이 고용되어 일하고 있다. 또한 봉제, 마켓, 청소, 페인트 등과 같은 다른 많은 업종에서도 히스패닉들이 없어서는 운영이 힘들다. 예전에 나의 회사를 운영했을 때 텔레마켓터가 필요했었다. 광고를 내고 인터뷰를 했었다. 텔레마켓팅은 보편적으로 상대방이 거부반응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인내가 필요하고 상대방을 압도해 나가는 추진력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이 왔지만 흑인여자가 그 역할을 잘 해내었다.
LA에는 가까이에 가 볼 수 있는 바다와 산이 많다. Santa Monica Beach를 비롯해서 Redondo Beach, Venice Beach, Malibu Beach, Manhattan Beach등이 있다. Redondo Beach를 가면 한국사람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게요리와 다른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Venice Beach를 가면 아기자기한 Beach의 다양성을 엿볼 수 있다. 해변 산책로는 거리의 예술가들과 노점상들로 가득 차 있으며 또 묘기를 선보이거나 거리 공연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Santa Monica Beach는 LA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 부둣가를 거닐며 파도치는 바닷가를 만끽할 수 있으며 옆에 있는 놀이공원도 가 볼 수 있어 부담없이 바람을 쐴 수가 있다. Malibu Beach는 해변가 프리웨이를 따라 바다 전경을 보며 운전해 가면 다다르게 된다. 조용하고 한적한 Beach이다. 아주 오래 전에는 이곳을 이따금 왔었다. 도중에 바닷가에 서서 파도를 바라보며 마음을 새롭게 재 충전하곤 했었다.
LA 근처에는 가 볼 만한 유명한 테마파크가 있다. 아이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디즈니랜드가 있고 영화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세트가 있으며 영화 제작의 현장을 경험할 수 있는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있다. 또한 헐리우드에 가면 거리에 연예계 최고 유명인사들의 이름이 별안에 새겨져 있고 차이니즈 극장 앞에는 유명 스타들이 시멘트 위에 찍어 놓은 핸드 프린트와 풋 프린트가 있다.
한국에서 살다 어른이 되어서 LA에 정착한 사람들은 많은 친구들이 없기 때문에 모임이 활발하지 않다. 그대신 교회나 봉사, 취미 모임등에서 만남을 가지고 있다. 비교적 한가로운 생활속에서 자기만이 가질 수 있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 지하철 보다는 주로 차를 이용해서 다닐 수 있는 넒은 땅이며 집 가까운 곳에 많은 공원이 있다.
LA에는 많은 총기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거의 매일 강도와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얼마전에는 유명 래퍼가 사우스 LA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도중에 살해당해 귀중품을 뺏기는 사건도 일어났다. 또 대낮에 대형백화점에 들어와 물건을 훔쳐가는 대담성도 보인다. 나도 아주 오래 전에 한인타운 근처에서 두 번의 권총강도 사건을 만나 죽을 뻔한 고비를 넘겼다. 나에게 총을 들이 대서 섬뜩했었고 침착하게 대응하고 기지를 발휘해서 그 순간을 모면할 수 있었다.
LA에 사는 것은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어우러져 단조롭지 않으며 다른 나라의 음식을 많이 접할 수 있으며 동네 주위에 많은 공원이 있고 조금 운전해 가면 아름다운 해변과 산이 있다. 나쁜 점은 많은 총기 사건과 범죄가 일어나며 한국에 있는 학교 친구들을 만날 수 없어 이야기 꽃을 피울 수가 없다.
LA에 사는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어도 이제는 LA에 사는 것이 익숙해져 있는 것 같다. 한국에 나가서 살라고 하면 그렇게 하지 못 할 것 같다. 방문을 하며 잠시 머물 수는 있어도 그곳에서 영원히 살지는 못 할 것 같다. 우선 일을 할 수 없을 것 같고 만남은 자주 가질 수 있지만 정해진 공간과 도심에 얽매인 생활은 나를 답답하게 만들 것 같다. 비록 LA에 사는 것이 나쁜 점이 있다 할지라도 이곳에서 오랫동안 살아와 익숙해진 나로서는 LA를 영원히 떠나서는 살 수 없을 것 같다.
맞아요. 엘에이에 산다는 것은 나쁜점이 더 많을지도 모르지만 저도 이곳에서 오랫동안 살다보니 안좋은 점엔 무감각해지고
내가 편하게 습관처럼 사는곳에 정도 들고.... 다른 곳에 적응하는 일이 더 낯설고 용기가 나지 않으니까 제 2의 고향이 된듯 엘에이에 눌러있게 되나봐요. 기후, 음식, 교통 등 더 좋은점을 생각하고 살아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