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와 '임산부'는 동의어가 아닙니다

 

 

지하철 노약자석에 붙어 있는 스티커. 이 문장 중에 '임산부'보다는 '임신부'란 단어가 좀 더 어울립니다. 영어 문구를 보면 'pregnant woman'이라고 돼 있습니다. (서울=뉴스 1) 김형택 기자 

 

 ◇ ‘임신부’와 ‘임산부’의 차이

이런 기사가 있었습니다. ‘술에 취한 해병대 군인 2명이 성매매 일당을 추적하는 중이라며 임산부가 탄 차량을 멈춰 세우고 검문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여기서 '임산부'는 '임신부'로 바꿔야 합니다. ‘임산부’(妊産婦)는 '임부'(=임신부, 아이를 밴 여자)와 '산부'(아이를 갓 낳은 여자)를 아울러 이르는 말로, '임신부'와 구별해서 써야 합니다.

지하철 노약자석에 보면 ‘장애인, 노약자, 임산부, 영유아 동반자 좌석입니다’라는 문구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장애인과 노약자뿐만 아니라, 임신해서 배가 나와 몸이 불편한 여성을 위한 자리라는 뜻입니다. 출산을 한 지 얼마 안 된 ‘산부’는 산부인과 병원이나 산후조리원에 있지, 지하철을 타고 돌아다닐 형편이 안 될 겁니다. 영어가 덧붙어 있는 문구를 자세히 보면 'pregnant woman'이라고 돼 있습니다. '산부'는 영어로 'a woman in childbed(분만)'라고 합니다. 따라서 지하철 노약자석 문구는 '임산부'보다는 '임신부'란 표현이 적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