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수갑산"과 "산수갑산"

흔히'무슨 일이 있어도 그 일을 꼭 해야겠다'고할 때 '삼수갑산에 가는

한이 있더라도 그 일을 꼭 해야겠다'고 말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삼수갑산(三水甲山)'을'산수갑산(山水甲山)'으로 잘못 알고 쓰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아마도'삼수갑산'을 경치가 좋은 곳으로 잘못알아

듣고 '산수갑산'일 거라고 생각하고 쓰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삼수갑산'의'삼수'는 한자의 '석 삼(三)'자와 '물 수(水)'로 이루어

진 말입니다.

원래 '삼수갑산'이라는 말은 '삼수'와 '갑산'이라는 고장의 이름에서 온

것입니다.

'삼수(三水)와 '갑산(甲山)'은 모두 함경남도에 있는 오지로 매우 춥고 또

교통도 불편한 지역이었습니다.

옛날부터 중죄인들을 이곳으로 귀양 보냈기 때문에, 이곳은 한 번 가면 살

아 돌아오기가 힘든 곳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자기 일신상에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경우를 각오하고 어떤 일에 임하려고 할 때'삼수갑산에 가

는 한이 있더라도'라는 표현을 쓰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어떤 힘든 일을 각오하는 마당에 경치가 좋은 산수갑산에 간다는

것은 전혀 이치에 닿지 않습니다.

'삼수갑산'의 '삼'은 '뫼 산(山)'자가 아닌 '석 삼(三)'자라는 것을 염두에

두시고 '산수갑산'이라는 잘못된 표현은 쓰지 않아야겠습니다.

 

◈“홑몸"과 "홀몸"

"다음 주에 이사하신다죠?"

"네. 몸은 점점 무거워지는데 이사할 일이 걱정이네요."

"홀몸도 아닌데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흔히 여자들이 임신한 상태에서 무리해서 일을 많이 할때 "홀몸도 아닌데

조심해서 하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경우에는 '홀몸'이

라는 말은 적절한 표현이 아닙니다. 그것은 '홀몸'이라는 말이, 형제나 배

우자가 없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위의 대화에서는 어떻게 말해야 옳을까요? 이 경우에는 '홑몸도

아닌데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라고 말해야 맞습니다. 대개 '한 겹'이나 '외

톨'이라는 뜻으로 쓰는 접두사로 '홑'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호' 밑에 'ㅌ'

받침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발음은 [혿몸]이 아니라 [혼몸]이라고 해

야 합니다.

형제나 배우자가 없는 사람을 뜻하는 말은 '홀몸', 임신하지 않은 몸은 '홑

몸'

따라서 '홀몸도 아닌데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가 아니라 '홑몸도 아닌데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가 옳습니다. 이번 기회에 '홀몸'과 '홑몸'의 차이를 정확하게 알아 두시기

바랍니다

 

◈“곤욕"과 "곤혹"

 

'곤욕'과 '곤혹'이라는 두 단어는 발음도 비슷하고 뜻도 어느 정도는 통하

는 듯해서 혼동해서 사용하는 때가 많습니다.

본래 '곤욕'이라는 말은 심한 모욕이라는 뜻으로 '곤욕을 당하다, 곤욕을

치르다, 곤욕을 겪다'의 형태로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서, '선생님이 후배들 앞에서 나를 나무라셔서 곤욕을 당했습니

다' 또는 '곤욕을 치렀습니다'와 같이 쓰게 됩니다.

반면에, '곤혹'이라는 말은 곤란한 일을 당해서 어찌할 바를 모른다는 뜻

으로, '곤혹하다, 곤혹스럽다, 곤혹을 느끼다'의 형태로 쓸 수 있습니다.

"미처 생각지도 않던 질문을 해서 얼마나 곤욕스러웠는지 모릅니다"

위의 문장은 미처 생각해 보지도 않았던 질문을 했기 때문에 심한 모욕을

받았다는 뜻이라기보다는, 예기치 못한 질문 때문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

다는 뜻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러므로 '얼마나 곤욕스러웠는지 모릅니다'가 아니라 '얼마나 곤혹스러

웠는지 모릅니다' 또는 '얼마나 곤혹을 느꼈는지 모릅니다'로 써야 옳은

문장이 됩니다.

결론적으로, '심한 모욕을 당한다'는 뜻을 나타낼 때는 '곤욕을 당하다, 곤

욕을 치르다, 곤욕을 겪다'이고, '곤란한일을 당해서 어찌할 바를 모른

다'는 뜻으로 쓸 때는 '곤혹스럽다, 곤혹하다, 곤혹을 느끼다'와 같이 사

용해야 합니다

 

 

◈“우연찮게"와 "우연하게"

"어떻게 영화배우가 되셨습니까?"

"친구따라 방송국에 갔다가 우연찮게 만난 영화감독께서 추천해 주셔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새로 영화배우가 된 어느 연기자의 대담 내용입니다.

지금 이 문장의 대화에서처럼 방송 인터뷰에서 많이 들을 수 있는 표현

중에 '우연찮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옳은 표현이 아닙니

다.

'우연하다'라는 말은 어떤 일을 미리 계획하거나 약속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이 일어날 때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서로 미리 맞추어 놓지 않았는데도 결과가 같게 됐을 때 이것을 '우연의

일치'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연찮다'의 '찮다'는 '~치 않다'의 준말로 '괜찮다, 온당치 않

다'와 같이 '~하지 않다' 즉, 부정의 뜻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따라서 '우

연치않게 영화감독을 만났다'고 하면 '우연히 만난 것이 아니라 뭔가 필

연적으로 만나야 될 사람을 만난 것'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문의 대화에서도 '우연찮게 영화감독을 만났다'고 하면 틀린

표현이고, '우연하게 영화감독을 만났다'고 해야 옳은 표현이 됩니다.

다시 말해 '우연찮게'가 아니라 '우연하게' 또는 '우연히'가 맞고, '우연찮

은 기회에'가 아니라 '우연한 기회에'라고 해야 올바른 표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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