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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산책

Articles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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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시적 상상력을 구사하는 방법 #1~#4 / 고재종
정조앤
Apr 25, 2026 10496
Notice 안도현의 시와 연애하는 법 (#1~ #26)
정조앤
Jan 19, 2022 20057
Notice 시인을 만드는 9개의 비망록 / 정일근 file
정조앤
Apr 05, 2016 17962
589 멸치 / 이건청
김윤희
May 08, 2026 861
    멸치 / 이건청   내가 멸치였을 때, 바다 속 다시마 숲을 스쳐 다니며 멸치 떼로 사는 것이 좋았다. 멸치 옆에 멸치, 그 옆에 또 멸치, 세상은 멸치로 이룬 우주였다. 바다 속을 헤엄쳐 다니며 붉은 산호, 치밀한 뿌리 속을 스미는 바다 속 노을을 보는 ...  
588 의사가 말한 것―레이먼드 카버(1938∼1988)
김윤희
May 08, 2026 903
    의사가 말한 것   그가 말했다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그가 말했다 사실은 나쁘다고 아주 나빠 보인다고   그가 말했다 폐 한쪽에서만 서른두 개까지 세다가   내가 그 말을 완전히 소화하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중략)   그저 그를 쳐다보기만 했다 ...  
587 4.5F―박상수(1974∼)
김윤희
May 01, 2026 939
                                                            4.5F―박상수(1974∼) 아무도 나와 있지 않은 일요일의 건물이다 복도는 길고, 그 끝에 크리스마스트리가 서 있다 주기적으로 빛을 내며 어둠 속에 서 있다 어둠 속에 버려진 모습으로 트리는 빛...  
586 來如哀反多羅4―이성복(1952∼ )
김윤희
May 01, 2026 958
                來如哀反多羅4―이성복(1952∼ ) 나는 사랑하지 않을 것이기에 내 삶에 숫기 없기를, 나는 이미 뿔을 가졌으므로 ​​​​​​내 삶에 발톱 없기를! 내 눈에 물기 없기를! 눈 대신 쇠꼬챙이를 가졌으므로     지금 내 손에 감긴 때 묻은 붕대, 언제 ...  
585 왼편 / 한백양
김윤희
Apr 23, 2026 1320
    왼편 / 한백양 왼편에는 오래된 빌라가 있다 오랫동안 빌라를 떠나지 못한 가족들이 한 번씩 크게 싸우곤 한다 ​ 너는 왜 그래. 나는 그래. 오가는 말의 흔들림이 현관에 쌓일 때마다 나는 불면증을 지형적인 질병으로 그 가족들을 왼손처럼 서투른 것으...  
584 어머닌 치매가 아니다 / 박청환
김윤희
Apr 23, 2026 1292
  어머닌 치매가 아니다 / 박청환   둘째 형 장례를 치르는 동안 어머니가 우는 모습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후로도 어머니는 단 한 번도 둘째 형 얘기를 꺼낸 적이 없다 대신 어머니는 언젠가부터 셋째 형을 둘째네라 불렀다 처음부터 아들 사 형제가...  
583 마음 -―김주대(1965∼)
김윤희
Apr 17, 2026 1356
    마음 -―김주대(1965∼) 엄마 뭐 해? 제비 새끼들 보니라고 너무 오래 보고 있네 그카다가 또 아프면 어쩌려고   저것들이 입을 딱딱 벌리민서 꼼지락거리는 걸 보마 나도 꼼지락거리미 숨을 잘 쉬기 된다 가슴 답답한 거 잊어 먹기 돼서 자꾸 보고 있잖나 ...  
582 비가 왔다―김언(1973∼ )
김윤희
Apr 17, 2026 1502
    비가 왔다―김언(1973∼ ) 어제는 비가 왔다. 햇빛에 물이 넘치고 있다. 어제는 비가 왔다. 물빛에 얼굴이 넘치고 있다. 얼굴을 보라. 얼굴이여 보라. 넘쳐서 어디까지 흘러가는지. 기분에 따라 다르다. 감정에 따라 다르고 날씨에 따라서도 다르다는 비가 ...  
581 취급이라면- ―김경미(1959∼ )
김윤희
Apr 10, 2026 1027
음성으로 듣기 번역 설정 글씨크기 조절하기 인쇄하기 취급이라면- ―김경미(1959∼ ) 몇 년 만에 미장원엘 가서 머리 좀 다듬어 주세요, 말한다는 게 머리 좀 쓰다듬어 주세요, 말해 버렸는데​​​​​​ 왜 나 대신 미용사가 울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잡지를 펼치니 ...  
580 늦은 시- 마거릿 애트우드(1939∼)
김윤희
Apr 10, 2026 944
  늦은 시- 마거릿 애트우드(1939∼)     이건 늦은 시들. 시라는 건 십중팔구 대단히 늦기 마련이다, 뱃사람이 보낸 편지가 그가 물에 빠져 죽은 후에야 도착하듯. 손쓸 수 없이 늦은, 그런 편지들과 늦은 시들은 비슷비슷해서 마치 물속을 헤치고 다다르는 ...  
579 그렇습니다-―김소연(1967∼)
김윤희
Apr 02, 2026 1001
그렇습니다-―김소연(1967∼) 응, 듣고 있어 그녀가 그 사람에게 해준 마지막 말이라 했다 그녀의 말을 듣고 그 사람이 입술을 조금씩 움직여 무슨 말을 하려 할 때 그 사람은 고요히 숨을 거두었다고 했다 다른 이야기를 하다가 그녀는 다시 그 이야기를 했고 ...  
578 봄밤-―김수영(1921∼1968)
김윤희
Apr 02, 2026 1023
  봄밤-―김수영(1921∼1968)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 강물 위에 떨어진 불빛처럼 혁혁한 업적을 바라지 말라 개가 울고 종이 들리고 달이 떠도 너는 조금도 당황하지 말라 술에서 깨어난 무거운 몸이여 오오 봄이여 ​​​​​​너는 결코 서둘지 말라 서둘지 ...  
577 취급이라면―김경미(1959∼ )
김윤희
Mar 26, 2026 1072
    취급이라면-김경미(1959∼ ) 몇 년 만에 미장원엘 가서 머리 좀 다듬어 주세요, 말한다는 게 머리 좀 쓰다듬어 주세요, 말해 버렸는데 왜 나 대신 미용사가 울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잡지를 펼치니 행복 취급하는 사람들만 가득합니다 그 위험물 없이도 나는...  
576 화이트아웃- 신미나(1978∼ )
김윤희
Mar 26, 2026 1142
[ 화이트아웃- 신미나(1978∼ )   조용했지 차갑게 식어버린 내 고양이 너를 안고 백 살 이백 살 속으로 걸어가는 밤   귓속에 무개화차가 지나간다갱목을 하나씩 빼버린다 삶이 돌아오지 못하도록 ―신미나(1978∼ ) “너를 안고/백 살/이백 살 속으로/걸어가는 ...  
575 달 ―최원규(1933∼)
김윤희
Mar 19, 2026 1262
                                                                                                                                               달    ―최원규(1933∼)                                                                              ...  
574 종소리―박용래(1925∼1980)
김윤희
Mar 19, 2026 1135
  종소리―박용래(1925∼1980) 봄바람 속에 종(鐘)이 울리나니 꽃잎이 지나니 봄바람 속에 뫼에 올라 뫼를 나려   ​​​​​​봄바람 속에 소나무밭으로 갔나니 소나무밭엔 아무도 없었나니 소나무밭에서 기다렸나니     봄바람 속에 종(鐘)이 울리나니 옛날도 지나...  
573 낮 동안의 일―남길순(1962∼)
김윤희
Mar 12, 2026 1173
낮 동안의 일―남길순(1962∼)   오이 농사를 짓는 동호씨가 날마다 문학관을 찾아온다 어떤 날은 한아름 백오이를 따 와서 상큼한 냄새를 책 사이에 풀어놓고 간다 문학관은 날마다 그 품새 그 자리 한 글자도 자라지 않는다 햇볕이 나고 따뜻해지면 오이 자라...  
572 다음의 일―여세실(1997∼ )
김윤희
Mar 12, 2026 1132
  다음의 일―여세실(1997∼ )   다음이라는 것이 있을까? 말하지 않는 것들을 보살피며 무성한 기쁨을 키워낼 것 ​​​ 음식에 어울리는 접시를 고른다 포크로 파스타를 말아서 접시에 조심스럽게 옮겨놓는다 방울토마토를 반으로 잘라서 파스타 위에 얹는다 신문...  
571 석등의 저녁 / 김재준
김윤희
Mar 05, 2026 1049
석등의 저녁 시린 손들이 불씨를 얻어갔나 보다 손때가 까맣다   모든 어둠에도 빛은 숨어 있다는 듯이 손때는 신앙처럼 반들거린다   옥좌가 주리를 틀든 마당쇠의 안방에서보다 밝았으랴   평등한 밝음 사실 신앙은 거기에 있다고 믿는다   돌 같은 가난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