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안도현의 시와 연애하는 법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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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an 19, 2022 |
1655 |
Notice |
시인을 만드는 9개의 비망록 / 정일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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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Apr 05, 2016 |
1642 |
4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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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되기 / 박남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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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Oct 07, 2024 |
26 |
풍경 되기 / 박남희 나무나 개울물이나 건물들을 풍경이라고 말하기는 쉬워도 사람을 풍경이라고 말하는 건 어딘가 어색하다 풍경은 보는 이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어 보는 이의 시각을 방해하지 않거나 자신을 애써 설명하지 않는 침묵의 미덕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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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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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배를 접지 못하여 / 박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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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Oct 07, 2024 |
13 |
종이배를 접지 못하여 / 박서영 가령 이런 것이다 몇이 모여 오랜만에 종이배를 접어보지만 한 명도 제대로 접지 못할 때 나는 종이배를 태운 문장들과 함께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창밖의 목련은 아무도 접지 못한 종이배를 접어 나비를 태운다 아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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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가분한 홍시 / 정끝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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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Oct 07, 2024 |
20 |
홀가분한 홍시 / 정끝별 집을 정리한 건 봄날이었다 짐이 되어버린 묵은 살림을 삼박사일 버리고 버리는데 물러터진 감들이 구석구석 도사리고 있었다 첫날은 식탁 밑에 다음날은 다용도실에 다다음날은 베란다에 마지막 날은 냉장고에 홍시를 만들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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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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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뚝의 유전자 / 박무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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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Sep 29,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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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뚝의 유전자 / 박무웅 말뚝에 묶인 소는 온순하다 그깟, 힘 한번 쓰면 말뚝쯤은 단번에 쑥 뽑히겠지만 소는 그런 힘쓰지 않는다 소는 말뚝에 묶였을 때 비로소 쉴 수 있다는 것 알고 있다 소에게는 여럿의 주인이 있다 여물을 주고, 등을 쓸어주고 엉덩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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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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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때린다―전동균(19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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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Sep 29,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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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화단 앵두나무에 / 앵두꽃이 피었다 / 코로나를 뚫고 저가 피고 싶어서 피는 건 아니겠지만 나더러 보라고 피는 건 더더욱 아니겠지만 봄이 와서 앵두꽃은 피고 봄이 와서 머리가 더 허예진 사내가 어린아이처럼 그 꽃을 보는 것은 어딘가 다른 곳,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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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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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 / 나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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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Sep 25, 2024 |
55 |
물방울 / 나영순 가지 않아야만 할 삶이 가고 오지 않을 것만 같은 생이 오네 어제 내린 나는 언제 내렸던 나였을까 낯선 의심의 사막에 꽃 한 송이 피우고 떠난 그대 먼저 간 누군가의 행로를 따라 흐르고 흘러 한 때 바다가 되기도 했던, 구름의 이름을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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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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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文魚)의 인문학 / 이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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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Sep 25, 2024 |
35 |
문어(文魚)의 인문학 / 이여원 주렁주렁 발기한 알들을 분양받았습니다 육아의 대화는 졸음과 경계 그 와중에도 질문처럼 안고 있는 어린 답습들 신선한 물을 뿌리는 바위에서 꼬물거리는 계절이 옵니다 단 한 번의 사랑으로 다시 오지 않을 생을 겁니다 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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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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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숙 |
Sep 23, 2024 |
63 |
비는 아프다. 맨땅에 떨어질 때가 가장 아프다. 그렇다. 맨땅에 풀이 돋는 것은 떨 어 지 는 비를 사뿐히 받아 주기 위해서다. 아픔에 떠는 비의 등을 가만히 받아 주기 위해서다. ―이준관(1949∼ ) 추석에 삼복더위를 경험했다. 아무리 때 이른 추석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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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도 병인 양[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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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숙 |
Sep 19, 2024 |
68 |
왼손등에 난 상처가 오른손의 존재를 일깨운다 한 손으로 다른 손목을 쥐고 병원으로 실려오는 자살기도자처럼 우리는 두 개의 손을 가지고 있지 주인공을 곤경에 빠뜨려놓고 아직 끝이 아니라고 위로하는 소설가처럼 삶은 늘 위로인지 경고인지 모를 손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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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산책[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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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숙 |
Sep 09, 2024 |
79 |
밤 산책[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저쪽으로 가 볼까 그는 이쪽을 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얇게 포 뜬 빛이 이마에 한 점 붙어 있다 이파리를 서로의 이마에 번갈아 붙여 가며 나와 그는 나무 아래를 걸어간다 ―조해주(1993∼ ) 만약 이 시인이 화가라면,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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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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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가 익어가는 순간 / 조용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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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Aug 29, 2024 |
115 |
무화과가 익어가는 순간 / 조용미 비가 큰 새처럼 날아다닌다 큰 새의 깃털들이 옆으로, 위로 흩어지고 있다 바람은 비를 데리고 옆으로, 옆으로 많은 먹구름이 지나갔다 더 많은 바람이 지나갔다 비는 다시 돌아왔다 그 자리다 무화과 열매가 익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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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로 / 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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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Aug 29, 2024 |
75 |
교차로 / 김미정 모든 길은 초보다 난 사방으로 흩어진다 건너고 건너도 이어지는 횡단보도 휘어진 길이 쏟아지고 바닥이 빠르게 깊어져요 지친 태양이 정지선 에 머뭇거리네요 조각난 표정을 만지고 싶지만 울퉁불퉁한 신호음이 멈추지 않아요 누군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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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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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의 알레고리 / 김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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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Aug 29, 2024 |
70 |
사각의 알레고리 / 김기덕 모서리들이 각을 자랑한다 풍경의 시각이 못 박히며 만든 견고한 틀, 비틀린 각들은 서로 기대지 않았어도 인연으로 묶여있었다 뒤엉킨 의식은 붉은 카펫으로 깔리고, 그 위에서 눕고 잠자며 초라한 두 폭 초상화로 남은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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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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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이육사(1904∼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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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Aug 23, 2024 |
105 |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 꼭 한 개의 별을 십이성좌 그 숱한 별을 어찌나 노래하겠니 꼭 한 개의 별! 아침 날 때 보고 저녁 들 때도 보는 별 우리들과 아-주 친하고 그중 빛나는 별을 노래하자 아름다운 미래를 꾸며 볼 동방의 큰 별을 가지자 한 개의 별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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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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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나무―심재휘(19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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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Aug 23, 2024 |
72 |
작고 붉은 꽃이 피는 나무가 있었다 어김없이 꽃이 진다고 해도 나무는 제 이름을 버리지 않았다 어김없이 어느덧 흐릿한 뒤를 돌아보는 나무 제가 만든 그늘 속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 어느덧나무 어느덧나무 제 이름을 나지막하게 불러보는 나무를 떠나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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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 / 윤옥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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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Aug 16, 2024 |
75 |
양말 / 윤옥란 퉁퉁 부은 발목이 눌려 있다 시퍼런 혈관이 우툴두툴 붉다 산과 들판으로 쫓아다니던 양과 직장을 이리저리 따라다니던 말이 내 발목을 힘껏 물었던 자국이다 오래 걸어 점점 헐렁해지는 발목 무는 힘이 약해지면 흘러내리는 것은 할 일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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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안시*와 스트립 걸 / 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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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Aug 16, 2024 |
147 |
황금안시*와 스트립 걸 / 도은 어항 속에도 사이키가 있지 내 몸이 내뿜는 황금빛, 0.03g의 자존심이야 지느러미를 하나하나 빗겨 가는 쇼 도발적이지 나의 주인 이름은 뮤즈야 그녀의 손가락은 희고 가늘지 음악에 맞추어 먹이를 던져줄 때 심장이 촛농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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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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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없는 묘비―주민현(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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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Aug 10, 2024 |
127 |
시간의 열차 맨 뒤 칸에 서서 지나온 시절의 영사기를 돌리면 쏘아 올린 포탄에 아이들의 신발이 멀리 날아가고 산불에 집을 잃은 새들의 완전한 멸종을 슬퍼하는 이들이 저마다 작은 행진을 벌이고 있어요 이제는 작은 것을 말하고 싶어요 (하략) ―주민현(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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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사랑학 / 안차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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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l 31,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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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사랑학 / 안차애 불안한 것들이 흔들린다 불온한 것들이 번져 간다 위험한 온도, 위험한 파동, 위험한 무늬, 위험한 피 멈칫거리고 솟아나고 엉긴다 더듬거리고 빨려 가고 소용돌이친다 약은 먹지 않고, 사탕은 빨지 않고, 성호는 긋지 않는다 출렁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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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소리, 그 빛 그 향기 / 추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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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l 31, 2024 |
98 |
바람소리, 그 빛 그 향기 / 추은희 큰 대자로 누워 양 손을 뻗는다 바람이 온 몸을 휘감는다 소리 죽여 귀를 모으면 온갖 빛깔 온갖 소리 함께 어우러져 춤춘다. 형태도 없는 것이 모였다 흩어졌다 하면서 바람, 그 바람의 심장은 따뜻하더라 바람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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