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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산책

Articles 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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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안도현의 시와 연애하는 법 (#1~ #26)
정조앤
Jan 19, 2022 891
Notice 시인을 만드는 9개의 비망록 / 정일근 file
정조앤
Apr 05, 2016 1089
244 한마음 의원― 손미(1982∼)
정조앤
Dec 25, 2021 101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흰 달이 돌던 밤 의원에 누워 있는 너의 머리에 수건을 얹어 주었다 거기에 내가 들어 있지 않았다 밖에서 아이들이 공을 찼고 너는 머리통을 움켜쥐었다 다큐멘터리에서는 방금 멸종된 종족을 보여 주었다 우리는...  
243 별과 고기― 황금찬(1918∼2017)
정조앤
Jul 07, 2022 101
별과 고기― 황금찬(1918∼2017)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밤에 눈을 뜬다. / 그리고 호수에 / 내려앉는다. 물고기들이 / 입을 열고 / 별을 주워 먹는다. 너는 신기한 구슬 / 고기 배를 뚫고 나와 / 그 자리에 떠 있다. 별을 먹은 고기들...  
242 고향으로 간다 ― 김용호(1912∼1973)
정조앤
Apr 07, 2021 102
고향으로 간다 ― 김용호(1912∼1973) 어느 간절한 사람도 없는 곳 고향으로 간다 머나먼 날 저버린 고향으로 내가 간다 낡은 옷 훌훌이 벗어버리고 생미역 냄새 하암북 마시며 고향으로 간다 잃어버려, 끝내 잃어버려 없는 고향이라 포개둔 그리움이 한결 ...  
241 호수―조병화(1921∼2003)
정조앤
Mar 06, 2023 102
호수―조병화(1921∼2003)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물이 모여서 이야길 한다 물이 모여서 장을 본다 물이 모여서 길을 묻는다 물이 모여서 떠날 차빌 한다 당일로 떠나는 물이 있다 며칠을 묵는 물이 있다 달폴 두고 빙빙 도는 물이 있...  
240 종점들 ―이승희(1965∼ )
정조앤
Aug 13, 2020 103
종점들 ―이승희(1965∼ ) 이제 그만 여기서 살까 늙은 버드나무 아래 이름표도 없이 당신과 앉아서 북해의 별이 될 먼지들과 여기와 아무 데나를 양손처럼 매달고 웃었다 세상의 폐허 말고 당신의 폐허 그 둘레를 되짚어가면서 말이죠 폐허의 옷을 지어 입으면...  
239 역―한성기(1923∼1984)
정조앤
Mar 06, 2023 103
역―한성기(1923∼1984)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지나간다 급행열차가 어지럽게 경적을 울리며 이따금 의지할 의자 하나 없고 빈 대합실에는 거기 조그마한 역이 있다 푸른 불 시그널이 꿈처럼 어리는 눈이 오고 비가 오고…&hell...  
238 사람 지나간 발자국―이경림(1947∼)
정조앤
Nov 01, 2021 104
아름다워라 나 문득 눈길 머물러 그것의 고요한 소리 보네 누군가가 슬쩍 밟고 갔을 저 허리 잘록한 소리 한참 살다 떠난 부뚜막 같은 다 저문 저녁 같은 ―이경림(1947∼) 사랑시에서 고독은 좋지 않은 것이다. 사랑이 이루어지려면 마주 보는 둘이 있어야...  
237 사람? ―김휘승(1957∼)
정조앤
Aug 13, 2020 104
사람? ―김휘승(1957∼) 사람이었을까 사람이 아니었을까, 서로 깃들지 못하는 사람 밖의 사람은. ……지나간다, 아이는 웃고 울고, 때없이 꽃들은 불쑥 피고, 눈먼 웃음 소리, 휙 날아가는 그림자새, 곧 빗발 뿌릴 듯 몰아서 밀려오는 바람에 사람이 스친다, 비...  
236 별이 빛나는 감나무 아래에서-피재현(1967∼)
정조앤
Aug 13, 2021 104
아버지는 가을이 깊어지면 감 따러 오라고 성화를 부렸다 나는 감 따는 게 싫어 짜증을 냈다 내가 얼마나 바쁜 사람인지 아느냐고 감 따위 따서 뭐 하냐고 아버지 돌아가시고 다시 가을이 왔을 때 엄마는 내게 말했다 니 애비도 없는데 저 감은 따서 뭐 하냐 ...  
235 까치밥―서종택(1948∼ )
정조앤
Dec 06, 2022 104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상략) 외롭고 슬픗할 때면 감나무 아래 기대 앉아서 저문 햇빛 수천 그루 노을이 되어 아득하게 떠가는 것 보았습니다. 흐르는 노을 그냥 보내기 정말 싫어서 두 손을 꼭 잡고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깜박 밤이 되...  
234 상가에 모인 구두들 ― 유홍준(1962∼)
정조앤
Dec 02, 2019 105
상가에 모인 구두들 ― 유홍준(1962∼) 저녁 상가에 구두들이 모인다 아무리 단정히 벗어놓아도 문상을 하고 나면 흐트러져 있는 신발들 젠장, 구두가 구두를 짓밟는 게 삶이다 밟히지 않는 건 망자의 신발뿐이다 정리가 되지 않는 상가의 구두들이여 저건 네 ...  
233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정채봉(1946∼2001)
정조앤
Mar 07, 2022 105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정채봉(1946∼2001)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모래알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풀잎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너를 생각하게 하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없어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  
232 울고 싶은 마음―박소란(1981∼ )
정조앤
Aug 08, 2023 105
그러나 울지 않는 마음 버스가 오면 버스를 타고 버스에 앉아 울지 않는 마음 창밖을 내다보는 마음 흐려진 간판들을 접어 꾹꾹 눌러 담는 마음 마음은 남은 서랍이 없겠다 없겠다 없는 마음 비가 오면 비가 오고 버스는 언제나 알 수 없는 곳에 나를 놓아두...  
231 사모곡 ―감태준(1947∼ )
정조앤
Apr 04, 2023 106
어머니는 죽어서 달이 되었다 바람에게도 가지 않고 길 밖에도 가지 않고, 어머니는 달이 되어 나와 함께 긴 밤을 멀리 걸었다. ―감태준(1947∼ ) “당신을 사모합니다.” 이런 고전적인 고백에서의 ‘사모’와 사모곡의 ‘사모&...  
230 연년생―박준(1983∼ )
이현숙
Aug 27, 2023 106
아랫집 아주머니가 병원으로 실려 갈 때마다 형 지훈이는 어머니, 어머니 하며 울고 동생 지호는 엄마, 엄마 하고 운다 그런데 그날은 형 지훈이가 엄마, 엄마 울었고 지호는 옆에서 형아, 형아 하고 울었다 ―박준(1983∼ ) 8월 늦장마가 지겹다면 박준의 ...  
229 저녁이면 돌들이―박미란(1964∼)
정조앤
Jan 18, 2022 107
저녁이면 돌들이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저녁이면 돌들이/서로를 품고 잤다 저만큼/굴러 나가면/그림자가 그림자를 이어주었다 떨어져 있어도 떨어진 게 아니었다 간혹,/조그맣게 슬픔을 밀고 나온/어린 돌의 이마가 펄펄 끓었다 잘 마르...  
228 인간을 믿으세요? ―강인한(1944∼)
정조앤
Sep 08, 2020 107
인간을 믿으세요? ―강인한(1944∼) 쓸쓸히 묻는 당신의 말에는 뼈가 들어 있다. 밤이 깊어지면 나는 그것을 안다. 까마귀 떼가 서쪽으로 날아가는 이 는개 속에서 당신 말의 뼈가 목에 걸린다. 희디흰 당신의 외로움을 등 뒤에서 나는 찌를 수가 없다. 당신의 ...  
227 나는 나를 묻는다―이영유(1950∼2006)
정조앤
Sep 19, 2021 107
가을이 하늘로부터 내려왔다 풍성하고 화려했던 언어들은 먼 바다를 찾아가는 시냇물에게 주고, 부서져 흙으로 돌아갈 나뭇잎들에게는 못다 한 사랑을 이름으로 주고, 산기슭 훑는 바람이 사나워질 때쯤, 녹색을 꿈꾸는 나무들에게 소리의 아름다움과 소리의 ...  
226 숲에 관한 기억 / 나희덕 file
정조앤
Sep 07, 2023 108
 
225 산길 ― 문현미(1957∼ )
정조앤
May 07, 2019 109
산길 ― 문현미(1957∼ ) 청빛 바람 그득한 흙길을 걸으면 생각의 잎사귀들이 파파파 넓어진다 그림자가 가벼워지는 시간 영혼에 풀물이 스미는 시간 내 속의 어지러운 나, 우수수 흩어지고 파릇한 정맥에 새 길이 나는 걸 예감할 때 호젓이 야생으로 점화되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