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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산책

Articles 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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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안도현의 시와 연애하는 법 (#1~ #26)
정조앤
Jan 19, 2022 891
Notice 시인을 만드는 9개의 비망록 / 정일근 file
정조앤
Apr 05, 2016 1089
304 남산 가는 길 ―민병도(1953∼)
정조앤
Oct 16, 2020 83
남산 가는 길 ―민병도(1953∼) 구름을 타고 가네, 걸어서는 가지 못하네 넘어져 본 사람만이 저 산에서 짐작하리라 산새도 슬픔이 있어 돌아앉아 운다는 것을 바람은 제 입 속으로 마른 댓잎을 던져 넣고 연꽃을 든 문수보살 돌 밖으로 나투시면 첫눈이 절 가...  
303 월명(月明)―박제천(1945∼)
정조앤
Sep 07, 2022 83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한 그루 나무의 수백 가지에 매달린 수만의 나뭇잎들이 모두 나무를 떠나간다. 수만의 나뭇잎들이 떠나가는 그 길을 나도 한 줄기 바람으로 따라 나선다. 때에 절은 살의 무게 허욕에 부풀은 마음의 무게로 뒤처져...  
302 바다의 용서―정일근(1958∼ )
정조앤
Sep 27, 2022 83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바다는 언제나 우리의 눈물 받아/제 살에 푸르고 하얗게 섞어 주는 것이니 나는 바다에서 뭍으로 진화해 온/등 푸른 생선이었는지 몰라, 당신은/흰 살 고운 생선이었는지 몰라 누군가 용서하고 싶은 날 바다로 가...  
301 모란이 가면 작약이 온다 / 신은숙 file
정조앤
Sep 07, 2023 83
 
300 꽃씨와 도둑 ―피천득(1910∼2007)
이현숙
Oct 16, 2023 83
꽃씨와 도둑 ―피천득(1910∼2007) 마당에 꽃이 많이 피었구나 방에는 책들만 있구나 가을에 와서 꽃씨나 가져가야지 피천득은 수필가로 유명하다. 그의 수필집 제목은 ‘인연’인데, 이 책은 수필계의 고전이자 스테디셀러로 알려져 있다. 왜 그...  
299 나를 멈추게 하는 것들―반칠환(1964∼ )
정조앤
Aug 29, 2022 84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보도블록 틈에 핀 씀바귀꽃 한 포기가 나를 멈추게 한다 어쩌다 서울 하늘을 선회하는 제비 한두 마리가 나를 멈추게 한다 육교 아래 봄볕에 탄 까만 얼굴로 도라지를 다듬는 할머니의 옆모습이 나를 멈추게 한다 ...  
298 가을 기러기―이희숙(1943∼)
정조앤
Oct 07, 2022 84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흰 서리 이마에 차다 무릎 덮는 낙엽길 구름 비낀 새벽달만 높아라 가을 별빛 받아 책을 읽는다 단풍잎 하나 빈 숲에 기러기로 난다 ―이희숙(1943∼) 열일곱 번째 절기, 한로(寒露)가 찾아왔다. 이 바쁜 세상에...  
297 여름밤 ―강소천(1915∼1963)
정조앤
May 09, 2023 84
읽기모드 반딧불을 쫓아가면, 빗자루를 둘러메고 동네 어른들의 이야기를 듣다가 멍석 핀 마당에 앉아 술래잡기를 했다. 별인 양 땅 위에선 반딧불들이 죄다 잠을 깬 밤. 하늘의 별들이 반딧불은 언제나 훨훨 날아 외양간 지붕을 넘어가곤 하였다. 반딧불이 ...  
296 최저의 시―최지인(1990∼ )
정조앤
Oct 07, 2022 85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인간의 공포가/세계를 떠돌고 있다 알 수 있는/사실 비슷한 모양의 빌딩이 줄지어 서 있다 비슷한 모양의 아파트 단지 비슷한 모양의 마음 성내고 있다 사소한 것들/두 손 가득/쓰레기봉투 계단 내려가다 우수수 ...  
295 자작나무 내 인생 / 정끝별
정조앤
Feb 07, 2024 85
자작나무 내 인생 / 정끝별 속 깊은 기침을 오래 하더니 무엇이 터졌을까 명치끝에 누르스름한 멍이 배어 나왔다 길가에 벌(罰)처럼 선 자작나무 저 속에서는 무엇이 터졌기에 저리 흰빛이 배어 나오는 걸까 잎과 꽃 세상 모든 색들 다 버리고 해 달 별 세상 ...  
294 혹등고래-정채원(1951∼)
정조앤
Jun 22, 2021 86
이따금 몸을 반 이상 물 밖으로 솟구친다/새끼를 낳으러/육천오백 킬로를 헤엄쳐온 어미 고래 물 밖에도 세상이 있다는 거/살아서 갈 수 없는 곳이라고/그곳이 없다는 건 아니라는 거/새끼도 언젠가 알게 되겠지 제 눈으로 제 등을 볼 순 없지만/그 혹등이 없...  
293 사람의 등불―고재종(1957∼ )
정조앤
Sep 12, 2021 86
저 뒷울 댓이파리에 부서지는 달빛 그 맑은 반짝임을 내 홀로 어이 보리 섬돌 밑에 자지러지는 귀뚜리랑 풀여치 그 구슬 묻은 울음소리를 내 홀로 어이 들으리 누군가 금방 달려들 것 같은 저 사립 옆 젖어드는 이슬에 몸 무거워 오동잎도 툭툭 지는데 어허, ...  
292 청개구리―조오현(1932∼2018)
정조앤
May 23, 2022 86
청개구리―조오현(1932∼2018) 어느 날 아침 게으른 세수를 하고 대야의 물을 버리기 위해 담장가로 갔더니 때마침 풀섶에 앉았던 청개구리 한 마리가 화들짝 놀라 담장 높이만큼이나 폴짝 뛰어오르더니 거기 담쟁이넝쿨에 살푼 앉는가 했더니 어느 사이 미...  
291 새해 아침의 기도 / 김남조
이현숙
Jan 01, 2023 86
새해 아침의 기도 / 김남조 첫 눈뜸에 눈 내리는 청산을 보게 하소서 초록 소나무들의 청솔바람 소리를 듣게 하소서 아득한 날에 예비하여 가꾸신 은총의 누리 다시금눈부신 상속으로 주시옵고 젊디젊은 심장으로 시대의 주인으로 사명의 주춧돌을 짐지게 하...  
290 삶은 감자 / 안도현
이현숙
Sep 25, 2023 86
삶은 감자가 양푼에 하나 가득 담겨 있다 머리 깨끗이 깎고 입대하는 신병들 같다 앞으로 취침, 뒤로 취침중이다 감자는 속속들이 익으려고 결심했다 으깨질 때 파열음을 내지 않으려고 찜통 속에서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젓가락이 찌르면 입부터 똥구멍까지...  
289 명태 - 채만식 (1902 ~ 1950)
LenaLee
Feb 13, 2022 87
  명태 – 채만식   근일 품귀로, 이하 한갓 전설에 불과한 허물은 필자가 질 바 아니다.  ​ 명천(明川) 태가(太家)가 비로소 잡았대서 왈 명태(明太)요, 본명은 북어(北魚)요, 혹 입이 험한 사람은 원산(元山) 말뚝이라고도 칭한다. ​ 수구장신(瘦軀長身), 피...  
288 원동시편·9 ―간이역/고영조(1946∼)
정조앤
Apr 05, 2022 87
작은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너무 작은 것은 몸으로 봅니다. 내 몸이 머무는 곳에 보랏빛 제비꽃은 피어 있습니다. 언덕 아래 몸을 숨기고 원동역은 아득히 그곳에 있습니다. ―고영조(1946∼) 원동역은 원동마을에 있다. 간이역이라고 하니 교통의 요충지...  
287 떨어진 단추 하나―이준관(1948∼)
정조앤
May 11, 2022 87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해질 무렵,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다가 떨어진 단추 하나를 보았지. 그래, 그래, 우리는 노는 일에 정신이 팔려 이렇게 단추 하나 떨어뜨리지. 그래, 그래, 우리는 노는 일에 정신이 팔려 서쪽 하늘에 깜빡, 해를 ...  
286 인간의 길 ―황규관(1968∼)
정조앤
Jul 14, 2022 87
인간의 길- 황규관(1968~)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고래의 길이 사라지고 너구리의 길과 / 갯지렁이의 길과 제비꽃의 길과 / 딱정벌레의 길과 북방개개비의 길과 / 굴참나무의 길과 피투성이가 된 고양이가 버려져 있다 그리고 인간의 길...  
285 지붕 위의 바위―손택수(1970∼ )
정조앤
Nov 26, 2022 87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노을이 질 무렵이면 혼자서 지붕 위로 올라갔다/그때 나는 새였다 새를 쫓는 고양이였다/지붕을 징검돌 짚듯 뛰어 항구를/돌아다니던 날도 있었다 나도 여울을 건너는 아비의 등에 업혀 있던 바위였다/세상을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