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n In

today:
692
yesterday:
581
Total:
1,697,597


추천 수필

Articles 1,852
No.
Subject
Author
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3264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9291
1152 쉰/ 엄현옥 file
정조앤
Oct 17, 2022 147
 
1151 꽃을 세우다 / 조현숙
정조앤
Oct 17, 2022 179
꽃을 세우다 / 조현숙 저기서 꽃 무더기가 걸어온다. 포개고 또 포갠 꽃숭어리들을 한 아름 안은 엄마가 만삭의 임부처럼 뒤뚱거린다. 꽃들이 앞을 가리고 잎사귀가 눈을 찌른다. 화사해서 더 가늠이 안 되는 무게가 묵직하게 배를 타고 내려간다. 그래도 씨...  
1150 집에 가자 / 김삼진
정조앤
Oct 17, 2022 143
집에 가자 / 김삼진 형, 오래간만이우. 정월 대보름이 지난 일요일 오후, 형에게 이 편지를 쓰고 있다우. 부모님은 지금 전국노래자랑을 보고 계셔. 아버지가 “잘한다!”를 외치며 박수를 치시는구려. 저렇게 즐거운 정서를 유지하고 계시다는 게 ...  
1149 숲의 시간이 흐른다 / 려원
정조앤
Oct 17, 2022 149
숲의 시간이 흐른다 / 려원 깊은 숨을 내쉬고 싶은 날 숲으로 간다. 이른 새벽, 나무와 나무 사이로 비쳐오는 한 줄기 햇살 아래, 사람들이 행렬이 이어지는 숲길은 성지 순례자의 길처럼 보인다. 어디선가 뻐꾸기 소리 들려오고 진한 흙내음이 코 끝에 스며...  
1148 노래처럼 말해요 / 김용삼
정조앤
Oct 17, 2022 130
노래처럼 말해요 / 김용삼 오랜만에 만난 사람 사이에는 반가움의 깊이가 서로 다를 때가 있다. 단절의 간극이 십 년 단위를 넘어서면 재회의 끝에는 공연히 만났다는 씁쓸한 후회가 밀려오기도 한다. 한 동네에 탯줄을 묻은 동무이거나 중ㆍ고등 사춘기를 공...  
1147 우리에게도 아직 '3초'가 남아 있다 / 배연국 file
정조앤
Oct 14, 2022 112
 
1146 우아하고 통풍이 잘되는 / 박보라
정조앤
Oct 12, 2022 218
우아하고 통풍이 잘되는 / 박보라 눈이 빛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탓일까, 아니면 내 정신을 늘어지는 스웨터 속에 걸어둔 탓일까. 요즘 난독증 환자처럼 글자가 자꾸 뒤엉킨다. 때로는 글자가 사라지기도 하고, 다른 글자로 대치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1145 아등바등 / 이상경
정조앤
Oct 12, 2022 109
아등바등 / 이상경 묘하게 알아보기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생전보다 특별히 부으시거나 살이 빠지신 것도 아닌데도. 가만히 들여다보자 그제야 익숙한 이목구비가 눈에 들어왔다. 돌아가시기 전 담도가 막힌 탓에 온통 누렇게 변해 있었기는 해도, 확실히 명...  
1144 제대로 위로하기 / 배정현
정조앤
Oct 12, 2022 143
제대로 위로하기 / 배정현 병원에 다닌 지 꽤나 오래되었다. 의대생으로서 6년, 그리고 환자로서는 11년. 중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 일 주일가량 원인 모를 고열에 시달렸다. 열이 좀 떨어지는가 싶더니 온 몸이 퉁퉁 부어올랐다. 근처 병원에 입원을 하고 이...  
1143 눈과 귀와 입 그리고 코 / 곽흥렬
정조앤
Oct 12, 2022 169
눈과 귀와 입 그리고 코 / 곽흥렬 - 제4회 코스미안상 대상 오래전부터 알아 온 스님이 있다. 적막이 밤안개처럼 내려 깔리는 깊디깊은 산속에, 토굴을 파고 수십 년 세월을 참선으로 정진하던 눈 밝은 수행승이었다. 이름 모를 산새며 풀벌레들만이 스님의 ...  
1142 꿈꾸는 다락방 / 왕린
정조앤
Oct 07, 2022 136
비가 내린다. 장대비가 내린다. 땅에 떨어지는 순간 꺾어지고 말 것을 어쩌자고 저리 내리꽂기만 하는 걸까. 꽤 오래전이었다. 서울이 잠겨버리면 어쩌나 싶게 이틀 밤낮 달구비가 쏟아졌다. 산동네 사는 것이 다행이라고 여길 정도였다. 저지대 사는 친구네...  
1141 감또개 / 이상수
정조앤
Oct 07, 2022 158
감또개 / 이상수 담벼락 아래 어린 감이 여럿 떨어져 있다. 감꽃과 함께 풀 섶이며 길바닥에도 나뒹군다. 지난밤 세차게 불어대던 바람에 그만 버티지 못하고 낙과하고 말았다. 생을 다 살아내지 못한 감또개를 보면 가슴 한쪽이 아릿해진다. 고샅길을 돌아가...  
1140 새참 / 배귀선
정조앤
Oct 07, 2022 165
새참 / 배귀선 볕이 고추만큼이나 매워졌다. 땀을 닦으며 집에 드니 참 때다. 주머니에 넣어온 풋고추 몇 개 꺼내놓고 아침 겸 점심을 찬물에 만다. 탱탱해진 밥 한 수저 우겨넣는다. 된장 얹은 고추를 베어 물자 전화벨이 울린다. 원고청탁이다. 목소리로 미...  
1139 일탈의 늪 / 유양희
정조앤
Oct 07, 2022 106
일탈의 늪 / 유양희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 몸에 좋다거나 순수 국산이라고 하면 사족을 못 쓴다. 여행지 남해에서 돌아오면서 마늘 두 접을 샀다. 도로 양 옆으로 마늘이 쌓여 있는 것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마늘장아찌를 담을 요량이었다. 그렇게 사...  
1138 마중불 / 조여선
정조앤
Oct 02, 2022 141
마중불 / 조여선 추진 나무로 불을 지펴본 사람은 안다. 한겨울에 간신히 살려놓은 불길이 방고래로 빨려 들어가지 못하고 되나올 때의 속상함을. 내가 십 대까지 살아온 마을은 시골이었다. 차라리 산골이었으면 땔감이라도 흔했을 텐데, 군불이 필요한 겨울...  
1137 의자에 대한 자세 / 이상수
정조앤
Oct 02, 2022 154
의자에 대한 자세 / 이상수 의자는 풍경의 낙관이다. 산들바람 부는 드넓은 풀밭이나 파도소리 철썩이는 해변, 삶이 펄떡이는 시장 한쪽에서나 아이들 다 돌아간 운동장 귀퉁이에 놓인 의자는 지상에서 오래된 은유다. 앉음과 섬의 사이, 일과 휴식의 틈, 어...  
1136 오래된 부고 / 최지안
정조앤
Oct 02, 2022 134
오래된 부고 / 최지안 화요일의 비. 봄비는 소나기처럼 내리지 않는다. 새싹들을 위해 살살 내리라고 자연이 배려해준 설정이다. 이 비에 작년에 떨어진 낙엽은 썩고 움튼 싹은 고개를 들 것이다. 그 사이 매화 꽃눈이 겨울의 봉제선을 뜯으며 카운트다운을 ...  
1135 씨앗, 다시 꿈꾸다 / 허정진
정조앤
Oct 02, 2022 148
씨앗, 다시 꿈꾸다 / 허정진 산안개 머물다간 숲속에 푸르름이 선연하다. 온갖 숨탄것들 살찌우는 아침 햇살이 드리우자 이름 모를 산 꽃들 정채롭게 피어나고, 울울창창한 나무들 사이로 산새들 허공을 날아든다. 나무들도 가지각색이다. 곧거나 굽었거나, ...  
1134 소낙비 내리는 동안 / 김만년
정조앤
Oct 02, 2022 205
소낙비 내리는 동안 / 김만년 들판 끝에서 메뚜기 떼 같은 것들이 새까맣게 몰려온다. 아까부터 서쪽 먹장구름이 심상치 않더니 기어이 한바탕 쏟아 붙는다. 소낙비다. 직립의 화살촉들이 사방팔방으로 마구 꽂힌다. 나는 호미를 내팽개치고 농막으로 냅다 뛴...  
1133 죽장도 / 김희숙
정조앤
Sep 27, 2022 113
죽장도 / 김희숙 검劍이 사는 집이다. 금으로 수놓은 별자리에서 푸른빛이 품어나는 사인검과 티끌조차 산산이 자를 것 같은 날렵한 충무도 사이에 긴 대나무 도검 한 자루가 쓸쓸하게 서 있다. 녹물을 덮어 쓴 칼날은 마치 초로의 노인이 벽에 등을 대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