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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수필

Articles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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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3264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9291
1172 침묵의 소리 / 윤재천
정조앤
Nov 07, 2022 162
침묵의 소리 / 윤재천 겨울은 여백의 계절이다. 현란한 색채가 머물다 간 자리에 겨울은 우울한 색으로 대지를 지키고 있다. 눈부신 태양 아래서 교만을 앞세우던 세상은 다소곳이 고개 숙여 제 자리를 돌아본다. 그 겸허한 모습마저 눈송이가 포근히 감싸 안...  
1171 퇴짜 / 배귀선
정조앤
Nov 07, 2022 123
퇴짜 / 배귀선 바람이 이는지 비가 기울어진다. 간절한 그리움인 듯 새 한 마리 비 맞으며 허공에 편지를 쓰고 있다. 이내 어디선가 나타난 파랑새를 따라 회색 하늘에 스미듯 사라진다. 사라진 것들이 남긴 허공은 더 휑하다. 허전함을 메우기라도 하려는 듯...  
1170 초록의 도道 / 장미숙
정조앤
Nov 07, 2022 173
초록의 도道 / 장미숙 ​ 색이 터졌다. 이른 아침, 갈색 화분에서 잎 하나가 고개를 뾰족 내밀었다. 새끼손톱만큼이나 자그마한 싹이다. 날 때부터 초록 옷을 입은 싹은 흙 속에서 단연 돌올하다. 흙의 진통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눈치채지 못하게 생명을 ...  
1169 자씨전 / 제은숙
정조앤
Nov 02, 2022 124
자씨전 / 제은숙 그러니까, 불과 몇 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그 애물단지 자씨가 우리 집에 당당하게 굴러왔다. 처음에는 그보다 맵시가 조금 못한 이가 합당한 이유를 앞세우며 들어왔으나 이내 천덕꾸러기가 되어 밀려나고 지금의 그 꼴불견 상전이 납시게 ...  
1168 구새통 / 하종혁
정조앤
Nov 02, 2022 71
구새통 / 하종혁 이제는 나만을 위한 집을 지어 들어앉고 싶다. 이순이 눈앞이다. 어느 시인은 육십을 ‘쓴소리마저 까탈스럽지 않게 받아들이는 나이’라고 했지만, 새로운 경험을 위해 문밖에 나서기를 주저하게 되는 나이이기도 하다. 이미 가진 ...  
1167 11월을 닮은 남자와 니체 / 문윤정
정조앤
Nov 02, 2022 139
11월을 닮은 남자와 니체 / 문윤정 11월을 닮은 남자를 기억하고 있다. 11월을 닮은 남자는 얼굴선이 가늘고 어딘가 아픈 듯 창백했다. 인디언들이 11월을 가리켜 ‘기러기 날아가는 달’,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꽁꽁...  
1166 더늠 / 김순경
정조앤
Nov 02, 2022 91
더늠 / 김순경 다시 CD를 굽는다. 휴대전화기에 녹음된 소리 파일이다. 몇 달 전에도 배우고 있던 판소리를 편집한 적이 있다. 출퇴근 시간에 듣다 보면 아무리 극심한 교통체증도 답답하지 않고 조급함도 사라졌다. 여러 번 접하다 보니 사설과 장단이 낯설...  
1165 쇠물고기 / 홍윤선
정조앤
Nov 02, 2022 122
쇠물고기 / 홍윤선 화장실이 부뚜막 같다. 수선사 주지 스님의 뜻이라고 한다. 해우소나 뒷간이 주는 절집 인상이 여기서는 무너진다. 실내화가 얌전히 놓였는데도 맨발로 들어가는 이가 적지 않다. 옆으로 길게 뻗은 화장실 창은 거치적대는 바깥경치를 잘라...  
1164 동해구를 찾아가다 / 김현태
정조앤
Oct 29, 2022 110
동해구를 찾아가다 / 김현태 갈매기 떼 지어 내려앉아 한가로이 쉬고 있는 조용한 바닷가, 한 시대 나라의 수호신을 모시던 성지였고, 영토방위의 최전선이었다. 지금 동유럽 우크라이나 동남부 해안지역 마리우폴 니코폴처럼 강 하구 해안의 군사 요충지였던...  
1163 머리 지도 / 홍윤선
정조앤
Oct 29, 2022 90
머리 지도 / 홍윤선 나무들이 호수에 물구나무를 하고 섰다. 안동호에 물결이 일렁이면 반영은 환영처럼 나타났다 사라진다. 낮은 산성을 옆으로 끼고 양쪽 동네를 잇는 부교가 호수면 위에 표표히 늘어져 허청댄다. 안동선비순례길이 물 위에 떠 있는 선성수...  
1162 새벽 / 장미숙
정조앤
Oct 29, 2022 172
새 새벽/ 고양이 새벽은 고양이 발걸음처럼 조용히 온다. 한껏 발효된 공기가 어둠의 등을 들어 올리면 그 사이로 가만가만 스며든다. 바닥에 엎드려 있던 새벽이 높은 빌딩까지 올라가려면 살아 있는 것들의 생생한 숨소리가 필요하다. 밤의 지친 육신을 벗...  
1161 맛있는 술잔 / 김만년
정조앤
Oct 29, 2022 148
맛있는 술잔 / 김만년 아마 고1 여름방학 때쯤으로 기억된다. 우리 네 명의 깨복쟁이 친구들은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 방천 둑으로 내걸었다. 주머니에 딸랑거리는 몇 푼의 동전을 십시일반 모아서 인디안밥, 쥐포, 참외 몇 개 그리고 생전 처음으로 샴페인 두...  
1160 선풍기 / 목성균
정조앤
Oct 25, 2022 130
선풍기 / 목성균 처서가 지났다. 그늘에서는 더 이상 바람이 필요 없으니 올여름도 다 갔다. 언제부터인지 선풍기가 거실 구석으로 밀려나서 한가하게 쉬고 있다. 소임을 잃은 선풍기의 모습이 너무 초라해 보인다. 바람개비를 감싸고 있는 안전망이 군데군데 ...  
1159 나무 / 엄현옥
정조앤
Oct 25, 2022 130
나무 / 엄현옥 무대는 은은함이 감돈다. 부드러운 조명 때문만은 아니다. 바닥과 벽면을 채운 질 좋은 나무 결이 한 몫을 한다. 목재는 금속이나 플라스틱에 비해 질감이 좋다. 결코 자신을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주변과 잘 어울리는 조화로움을 지녔다. 요란...  
1158 단풍의 시간 / 진해자
정조앤
Oct 25, 2022 113
단풍의 시간 / 진해자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창문을 열어 보았다. 밤사이 하얗게 서리가 내렸다. 초가을이라 믿기지 않을 만큼 공기가 싸늘하다. 가을의 이른 찬바람은 푸른 시간을 몰아내고 아쉬운 회색의 시간을 데려오고 있었다. 친구들과 단풍산행을 나섰...  
1157 은행나무 / 김잠복
정조앤
Oct 25, 2022 73
은행나무 / 김잠복 텃밭으로 가는 길목에 집채만 한 은행나무 한 그루가 있다. 시도 때도 없이 그 앞을 오가지만, 오늘 아침에 바라본 나무는 달랐다. 회갈색 속살을 오롯이 드러낸 은행나무다. 봄부터 걸쳤던 옷을 미련 없이 내려놓고 차가운 바람 앞에 선 ...  
1156 벼꽃, 밥꽃 하나 피었네 - 이방주
정조앤
Oct 21, 2022 114
벼꽃, 밥꽃 하나 피었네 - 이방주 주중리 들녘이 입추를 맞았다. 그래도 더위가 가려면 아직 멀었다. 낮에는 정수리에 화상을 입을 만큼 따갑지만 새벽에 농로를 달릴 때 가슴에 스치는 바람에는 서늘한 기운이 묻어난다. 볼때기에 서늘한 바람을 맞으니 문 ...  
1155 주인의 밥상 / 이종화
정조앤
Oct 21, 2022 124
주인의 밥상 / 이종화 점심때다. 식당엔 금세 긴 줄이 생겼다. 밥을 타는 사람들. 막내가 용케 자리를 잡고 멀리서 손을 흔들면 허겁지겁 그 자리로 달려들 갔다. 무사히 자리를 잡고. 마스크를 벗고 나란히 앉아 밥을 먹는다. 멀찍이 주인의 밥상이 보인다. ...  
1154 할머니 생각 / 박동수
정조앤
Oct 21, 2022 163
니 생각 / 박동수 할머니 생각 / 박동수 강천산에 갔다. 잘 물든 단풍이 아름다웠다. 강천사 요사채 옆 마당에 서 있는 큰 감나무에 주렁주렁 열린 주황색 감은 더 아름다웠다. 겨울 눈 오는 아침, 한옥마을 전통문화연수원에 <문학으로 대학을 읽다> 강좌를 ...  
1153 어미쭈꾸미 / 조현숙
정조앤
Oct 21, 2022 133
나는 또 수족관 앞이다. 계절 음식점‘다도해’의 주꾸미 수족관은 출근하듯 드나드는 구립도서관 길목 횡단보도에 면해 있다. 수족관 옆 플라스틱 화분에는 늙은 동백나무가 기를 쓰고 피워낸 붉은 꽃송이들이 뚝뚝 떨어지면서 봄날을 뜨겁게 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