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n In

today:
460
yesterday:
581
Total:
1,697,365


추천 수필

Articles 1,852
No.
Subject
Author
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3264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9289
1192 구릉지대 / 김선화
정조앤
Dec 01, 2022 75
구릉지대 / 김선화 비행기 떼가 날아왔다. 배경은 부엌에서 안방에 이르려면 흙으로 된 단 네 칸을 올라야 하는 초가이다. 부엌엔 부모님이 밥을 짓고 계셨던가. 빗장 열린 부엌문이 양쪽으로 활짝 열리고 토방으로 통하는 샛문도 열려있다. 그런데 한미 훈련...  
1191 기다림을 여는 시간 / 송귀연
정조앤
Nov 26, 2022 164
기다림을 여는 시간 / 송귀연 영하의 날씨에 세상이 얼어붙었다. 미처 손길이 미치지 못한 나무엔 주홍색 감들이 꽃등처럼 매달려 있다. 탱글탱글하던 풋감이 노랗게 익어가다 점차 쪼그라들더니 풍찬노숙에 내몰려 이제 갈색으로 변해간다. 요즘은 곶감을 만...  
1190 오그락지 / 정재순
정조앤
Nov 26, 2022 111
오그락지 / 정재순 열 살 쯤으로 기억된다. 시골에서 도시로 이사와 처음 만난 외숙모는 키가 나직하고 야위었다. 어딘지 모르게 귀티가 흘렀으나 좀처럼 감정을 표현하지 않아 쌀쌀맞게 보였다. 밥상 위에 차린 반찬들은 먹음직스러웠지만 앉은자리가 불편했...  
1189 어탁(語拓) / 제은숙
정조앤
Nov 22, 2022 178
어탁(語拓) / 제은숙 훤칠한 붕어가 목상에 누웠다. 입을 벌리고 희멀건 눈을 뜬 채 초점도 잃었다. 목욕재계 마치고 꼼꼼히 물기를 닦았으나 황망히 떠나올 적 입었던 비늘옷 그대로다. 몸은 축 늘어졌으되 유선형의 몸매가 매끈하고 지느러미는 한껏 펼친 ...  
1188 사랑의 거리 1.435미터 / 김만년
정조앤
Nov 22, 2022 135
사랑의 거리 1.435미터 / 김만년 철길은 차가운 대지에 붙박인 채 육중한 기관차를 떠받치고 있다. 두 가닥 은빛 선을 잇대어 세상 어디든지 간다. 상처 같은 세월을 나란히 베고 누워 산을 넘고 강을 건넌다. 사람 사는 마을을 굽이굽이 돌아간다. 정거장마...  
1187 나비의 출근길 / 강천
정조앤
Nov 22, 2022 101
나비의 출근길 / 강천 배칠배칠 나비 한 마리가 사거리 건널목으로 날아온다. 막 해 뜨는 시간, 나비가 나돌아다니기에는 아직 이른 때다. 힘이 실리지 않은 날갯짓이 어딘지 어수룩해 보인다. 지난밤 잠자리를 잘못 골라 아침 산책 나온 사람의 발길질에 내...  
1186 방탄소년단(BTS)을 보며 / 김상영
정조앤
Nov 22, 2022 116
방탄소년단(BTS)을 보며 / 김상영 자식에게 한 달 수입이 얼마냐고 묻기는 쉽지 않다. 밥은 먹고 살 형편인지 확인하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다. 인천 사는 딸네 부부가 오자 살만하냐고 에둘러 물었다. 둘은 대답 대신 빙긋 웃었다. 부모 앞에서 경박하게 입을...  
1185 사랑메기, 그 바람의 유랑 / 하재열
정조앤
Nov 17, 2022 138
사랑메기, 그 바람의 유랑 / 하재열 글을 쓰면 세상일에 대들고 싶은 의식이 꿈틀거린다. 내 얼굴에 물음을 던지는 일이다. 한편의 글 상이 떠오르면 눈이 아프고 머리가 어질하도록 달려든다. 하지만 붙잡은 글은 장타령 노랫가락을 풀고 난 각설이의 내민 ...  
1184 벽(壁)의 침묵 / 김창식
정조앤
Nov 17, 2022 148
벽(壁)의 침묵 / 김창식 새로 이사 온 동네는 볕도 들지 않는 골목이 얼기설기 미로처럼 얽혔다. 시간이 멈춘 듯 음습한 골목에는 잡풀이 우거지고 악취가 먼지처럼 일렁였다. 그보다 골목을 걷다보면 벽(壁)이 나타나 길을 막는 것이 문제였다. 다른 골목으...  
1183 시나위 / 김순경
정조앤
Nov 17, 2022 94
시나위 / 김순경 금세 물살을 탄다. 악보도 지휘자도 없는 합주의 물결에 휩쓸린다. 강물처럼 고요하던 장단이 점차 격렬하게 흐르면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가락을 듣는다. 계곡에서 흘러든 지류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세를 불리듯 갖가지 풀벌레 소리가 모여...  
1182 복기(復棋) / 조이섭
정조앤
Nov 17, 2022 94
복기(復棋) / 조이섭 나는 바둑을 잘 두지 못한다. 그저 두 집 나면 살고 축이나 장문 같은 용어 몇 개 아는 정도지만, SNS의 인터넷 대국은 자주 보는 편이다. 골프채를 한 번도 안 잡아봤지만, 골프 예능 프로그램이나 LPGA 중계는 즐겨 시청하는 것도 같은...  
1181 태양이 없는 그림 / 이정림
정조앤
Nov 17, 2022 98
태양이 없는 그림 / 이정림 얼룩동사리는 매우 부성애(父性愛)가 강한 민물고기다. 흔히 동물의 세계에서는 수놈보다 암놈이 새끼에 대한 사랑이 깊은 법인데, 이 물고기는 의외로 그 반대다. 얼룩동사리는 수놈이 먼저 집을 짓고 암놈을 기다린다. 집이라야 ...  
1180 초록 등대 / 김태헌
정조앤
Nov 12, 2022 171
초록 등대 / 김태헌 빛은 지문이고 서사시다. 등대는 땅의 끝과 바다가 시작되는 경계에서 뱃길을 인도한다. 뱃사람에게 위안을 주는 나침판이며 길라잡이다. 어둠 속에서 깜박이는 불빛은 지루하고 긴 항해가 끝나가고 있음을 알려주어 안도감을 느끼게 하는 ...  
1179 옥수숫대 / 강돈묵
정조앤
Nov 12, 2022 110
옥수숫대 / 강돈묵 한 바람이 아직 맵다. 코끝과 귀에만 와 닿는다. 밭으로 나갔다. 씨앗을 뿌릴 시기는 아니지만, 밭이 궁금했다. 긴 겨울 동안 둘러보지 않은 밭은 을씨년스럽다. 여기 저기 작물의 시체가 뒹군다. 호박 덩굴이 드러난 갈비뼈처럼 돌담에 누...  
1178 가을이 왔습니다 / 장석주
정조앤
Nov 12, 2022 173
가을이 왔습니다 / 장석주 눈雪과 죄로 음습한 계절을 지나 산벚꽃 진 뒤 태풍처럼 밀려온 여름이 있었다. 그 여름의 날들엔 쌀독이 비는 것, 시작하는 일과 실패 따위를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제도와 족보, 도덕과 관습에 반항하고, 새벽 풀숲에서 떨어...  
1177 간시궐(幹屍厥) / 맹난자
정조앤
Nov 12, 2022 116
간시궐(幹屍厥) / 맹난자 수세식 변기를 쓰면서부터 물을 내리기 전, 마주하게 되는 것이 있다. 자기가 내놓은 배설물이다. 사십여 년 동안 무의식적으로 지속된 이러한 행동, 그러다 어느 날 문득 '나는 기껏해야 똥 싸는 기계가 아닌가' 하는 회의가...  
1176 걱정도 팔자 / 김상영
정조앤
Nov 12, 2022 129
걱정도 팔자 / 김상영 가을빛 고운 시월이다. 벼가 출렁이던 들녘이 온통 마늘 논으로 변해간다. 갈 길 먼 나그네처럼 조급해진 농부들이 가을일을 서두른다. 콤바인이 벼를 베 넘기는가 싶더니 떡시루처럼 논이 갈리고 마늘이 심어지는 게 순식간이다. 들판 ...  
1175 옛날은 가는 게 아니고 자꾸 오는 것이었다* / 이운경
정조앤
Nov 07, 2022 230
옛날은 가는 게 아니고 자꾸 오는 것이었다* / 이운경 -토산못에 대한 이야기- 토산못에 노을이 내려앉는다. 못둑 너머로 보이는 서녘 하늘에 한 무리의 새 떼들이 날아간다. 흑백으로 떠오르는 토산못의 풍경은 내 무의식과 육체에 깃들어 있다가 미명 속에서...  
1174 목걸이 / 박찬정
정조앤
Nov 07, 2022 102
목걸이 / 박찬정 도쿄 메트로 긴자선(銀座線)의 좁고 어둑시근한 계단을 오른다. 밖으로 나와 마주친 긴자의 낯선 거리를 들어선다. 정이월 넘긴 햇살이라 찬 기운이 가신 듯해도 긴자의 빌딩 골바람은 앞섶을 파고든다. 찾아갈 곳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으니 ...  
1173 국민 시 / 공순해 1
정조앤
Nov 07, 2022 125
국민 시 / 공순해 이제 시간은 곧 옷을 벗을 것이다. 산봉우리 안개 풀어지듯, 밤송이 아람 벌어지듯, 그러면 속절없이 속살을 드러내게 되겠지, 대지는 거부할 수 없는 힘에 무장 해제 당하듯 나신을 드러내겠지. 그때 우리는 다시 그의 맨살을 만져 보게 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