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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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an 06, 2021 |
3261 |
Notice |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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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 |
Mar 16, 2016 |
19287 |
1352 |
뿌리의 힘 / 문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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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25,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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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의 힘 / 문혜란 집이란 대저 이러해야 한다는 호감으로 마주한다. 앉아있으되 터를 누르지 않고, 하늘로 열려있으나 가볍지 않다. 집은 하나같이 단아하고 간결하여 호사를 멀리한 근검함이 배어나나 이백 년 세월을 품고 당당하다. 기와지붕의 곡선과 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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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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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이도 살리는 셰익스피어 / 김애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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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20,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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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이도 살리는 셰익스피어 / 김애양 오늘처럼 햇살이 노랗게 쏟아지는 아침이면 봄을 실감한다. 새로운 시작이 한껏 느껴진다. 겨우내 쌓였던 눈이 흔적 없이 녹아내리고 조팝나무 잎새가 소리 없이 움트는 휴일을 맞아 모처럼 가까운 산을 찾았다. 검단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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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오리배미 / 정성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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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20, 2023 |
93 |
아버지와 오리배미 / 정성려 모내기철이 다가왔나 보다. 논에 물을 가두어 논바닥을 고르는 농기계소리로 사방이 떠들썩하다. 다랑이가 아닌 모두 넓고 번듯한 논이어서 몸집이 큰 농기계가 마음대로 휘젓고 다닌다. 한 필지정도는 두 시간도 채 안되어 곱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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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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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풍 / 김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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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20,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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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풍 / 김경순 남편은 또 배낭을 꾸린다. 몇 달째 내가 보아오는 토요일 밤의 풍경이다. 익숙하고도 절도 있는 손놀림이 일련의 경건한 의식 같다. 여벌의 옷가지와 아직 끊지 못한 담뱃갑이며 지갑, 손수건 등을 챙기며 내일 아침 잊어버린 물건 없이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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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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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과 시작-풀지 못하는 자물쇠 / 정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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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20,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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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과 시작-풀지 못하는 자물쇠 / 정은아 무의식이 말했다. 이제 끝이라고. 수많은 흰색 운동화가 사방에 흩어져 있었다. 누군가 신발을 무작위로 마구 던진 것처럼 아무렇게나 뒹굴었다. 나는 신발 한 짝을 신은 채로, 나머지 한 짝을 찾고 있었다. 내 운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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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 개똥참외 / 정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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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20, 2023 |
95 |
달밤 개똥참외 정태헌 하여 어긋나게 돋아나고 말았습니다. 왼손 엄지손톱이 말발굽처럼 갈라져서요. 볼품없게 된 손톱이지만 그 속엔 제게만 거울져 보이는 무언가가 들어있답니다. 빛과 소리 그리고 색깔과 모양으로 뒤섞여서 말입니다. 산읍에서 초등학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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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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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서점 / 최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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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15,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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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서점 / 최미아 ‘손잡이를 힘껏 돌리시면 문이 열립니다. 어려우시면 노크를 해주세요.’ 문기척을 해도 조용하다. 이런 경우가 자주 있는지 연락처가 있다. 한 시간 뒤로 온다고 들어가 있으란다. 혼자 있을 수 있다니, 환호성을 지를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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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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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꽃으로 피고 지다 / 염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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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15,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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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꽃으로 피고 지다 / 염귀순 시간은 가슴 저릿한 신비다. 분명 내 것이라 여겼으나 내 것이 아닌 불가항력의 흐름이며, 일 년 열두 달 밤낮을 흐르면서도 실체가 보이지 않는 미스터리다. 저절로 오고 가건만 누가 훔쳐가기라도 하는 양 곧잘 강박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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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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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덩굴장미는 피어나도 / 남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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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15,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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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덩굴장미는 피어나도 / 남상숙 아파트 담장에 덩굴장미가 불꽃처럼 번졌다. 마술사의 주먹에서 짠, 하고 튀어나오던 장미꽃처럼 하나 둘 벌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뻗쳐오르는 정열 주체할 수 없다는 듯, 더는 참을 수 없는 사연 터트리듯 담장을 뒤덮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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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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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나무 / 김백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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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15, 2023 |
124 |
팽나무 / 김백윤 회색빛 하늘이 꿈틀거리더니 이내 바람을 일으켰나 보다. 하늘 옷깃 사이로 하나둘, 진눈깨비가 흩날린다. 겨울의 색은 단조롭고 단호하다. 그래서인지 원색을 감춘 무채색이 더 두드러져 보인다. 밋밋한 겨울 바탕에 우직한 나무 하나 우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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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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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깍지의 시간 / 이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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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15, 2023 |
124 |
콩깍지의 시간 / 이혜경 남편으로부터 문자 한 통이 날아온다. '중년에 조심해야 할 질환들'이라는 제목으로 문장이 몇 줄 뜬다. 중년의 나이에 남편에게 애교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면 갑상선 질환, 남편과 달달한 커피가 마시고 싶다면 당뇨, 걷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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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1 |
독방, 내 자의식의 인큐베이터 / 김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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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09,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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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방, 내 자의식의 인큐베이터 / 김승희 이제 나에게 독방이 생겼다. 자기만의 독방이 생긴다는 것만큼 좋은 일이 또 있을까. 독방이란 인간에게 자기만의 응급실이고 고해실이고 또한 분장실이 될 수 있다. 뇌출혈- 그리고 어떤 뇌출혈이 줄기차게 그 방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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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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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함에 갇히다/장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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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09, 2023 |
141 |
익숙함에 갇히다/장미숙 어금니를 뽑았다. 중심이 무너졌다. 걷는데 자꾸 몸이 왼쪽으로 기운다. 얼굴 한쪽이 텅 비어버린 듯 허전하다. 입을 다물고 있어도 바람이 들락거린다. 혀가 긴장한다. 의식하지 않으려 해도 빈 곳이 커다란 동굴처럼 느껴진다.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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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는 인제 씨나래를 날리네 / 이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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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09, 2023 |
114 |
민들레는 인제 씨나래를 날리네 / 이방주 ‘사랑이라고 말하면 그것은 이미 사랑이 아닙니다.’ 이 말은 사랑이라고 말해보지 못한 사람의 구차한 변명일 수 있다. 사랑이라고 말할 만큼 그에게 사랑을 느끼지 못한 사람의 미치지 못한 깨달음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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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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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단단한 무늬 / 황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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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09, 2023 |
150 |
벽, 단단한 무늬 / 황진숙 담벼락에 무늬가 걸렸다. 담쟁이가 그어놓은 초록줄기도 일필휘지된 붓칠도 아니다. 바위를 올라탄 바위 떡풀처럼 담장 모서리에서 이음쇠가 돋을새김 한다. 해진 옷에 덧댄 조각마냥 균열과 틈으로 쇠락해가는 벽을 지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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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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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장 / 문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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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09, 2023 |
95 |
게장 / 문혜영 게를 보면 게장사 생각이 나서 웃을 때가 있다. 옛날 어느 멍청한 사람이 게장사를 시작했는데, 워낙 머리가 아둔한지라 한 번 가르쳐 준 이름은 잊어버리기 예사였다. 게를 한 짐 받아내어 짊어지고 가면서 그 이름을 잊을까 봐 뇌이고 또 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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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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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해장국밥집 / 심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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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04,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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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해장국밥집 / 심선경 난 하루의 고단함이 비 젖은 전봇대에 기대 있다. 작은 우산 하나에 얼굴만 집어넣은 덩치 큰 아이들이 뭐가 그리 좋은지 빗물을 튀기는 장난을 하며 우르르 몰려다닌다. 일방통행 길로 잘못 들어선 차의 뒷걸음에 무거운 세상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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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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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선물 / 김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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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04, 2023 |
126 |
마지막 선물 / 김삼진 아버지가 쓰러지셨다. 고령의 노인에게 흔한 치매증상 외에는 특별한 지병 없이 건강했던 아버지는 백 세를 이태나 넘기고 있다. 우리 형제는 ‘저녁을 잘 드시고 기분도 좋으셨어요. 그런데 아침을 차려놓고 모시러 들어갔는데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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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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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을 풀다 / 김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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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04, 2023 |
90 |
빗장을 풀다 / 김순경 빗장을 열 수가 없었다. 까치발을 해도 손이 닿지 않아 바둥거리다 결국 포기했다. 쇠붙이 자물쇠가 황소 불알처럼 축 늘어진 할아버지의 반닫이 궤는 열 수가 없었다. 누구나 말할 수 없는 사연 하나쯤은 가슴 궤에 재워두고 빗장을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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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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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라토 / 장석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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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04, 2023 |
140 |
카스트라토 / 장석창 백마는 달리고 싶다. 고삐가 풀린다. 마구간 문에는 어둠과 밝음이 혼재한다. 이를 넘으면 속박이 해방으로 환치한다. 자유를 향한 열망은 그가 일으키는 흙먼지에 갇히지 않는다. 그 정기는 그대로 상승하여 주행의 역방향으로 갈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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