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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수필

Articles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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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3261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9287
1372 초록빛 선명한 그 노트 / 배귀선
정조앤
Jun 16, 2023 123
초록빛 선명한 그 노트 / 배귀선 자판을 두드린다. 문장에서 문장으로 넘어가는 시간 속 삶이 미명처럼 어렴풋하다. 옛날 같으면 연필에 침을 묻혀가며 써야 할 희미한 내용이 단 몇 번의 자판 두드림으로 명료해진다. 깜박거리는 커서를 밀어내며 어휘가 줄...  
1371 구름 속에 머문 기억 / 조헌
정조앤
Jun 16, 2023 152
구름 속에 머문 기억 / 조헌 ‘공(空)에 대해 많이 알아서 법명(法名)이 지공(知空)이냐’는 나의 물음에 미소 띤 얼굴을 붉히며 “아는 바가 너무 없어 지공이에요.” 샘가에 앉아 저녁 설거지를 하던 스무 살 남짓 비구니 스님은 들릴 ...  
1370 지귀를 위한 독백 / 이귀복
정조앤
Jun 16, 2023 95
지귀를 위한 독백 / 이귀복 대릉원의 겨울은 적막했다. 바람이 불자 늙은 소나무는 마른 솔방울 두 개를 떨어뜨렸다. 나는 걸음을 멈춘 채 그 솔방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심하게 떨어지는 솔방울이라도 신라의 것이라면 의미가 다르게 느껴진다. 하필이면 ...  
1369 현장(現場) / 장미숙
정조앤
Jun 11, 2023 130
현장(現場) / 장미숙 늦잠에 빠진 도시의 등을 툭툭 두드리며 버스가 지나간다. 눈 밝은 버스는 꼬부라진 길을 잘도 달려와 정류장에서 긴 하품을 쏟아낸다. 눈곱도 떼지 않은 가로등은 골목의 어둠을 쫓느라 긴 손을 휘젓는다. 형광색 옷을 입은 사람 하나, ...  
1368 나비 / 강숙련
정조앤
Jun 11, 2023 129
나비 / 강숙련 나비는 아름다운 곤충이다. 애벌레나 번데기였을 적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활짝 편 날개가 아름답기 그지없다. 기하학적 무늬가 완벽한 대칭을 이루며 너울너울 날아다닌다. ‘호접’이라고 불러 보면 운치가 있다. 그러나 나비라고...  
1367 사우나 풍경 / 엄현옥
정조앤
Jun 11, 2023 78
사우나 풍경 / 엄현옥 문을 밀고 들어서니 ‘어서 오십시오.’라는 인사말이 유난히 크다. 수건을 건네는 표정도 애써 친근함과 고마움을 전하려는 기색이다. 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기에 새삼스럽다. 사우나가 서비스업이었다는 사실을 상기한다. ​...  
1366 시간의 길 위에서 / 김애자
정조앤
Jun 11, 2023 123
시간의 길 위에서 / 김애자 저녁시간이다. 해종일 태양의 열기로 달구어진 아파트 벽체가 뜨겁다. 에어컨도 지쳐 더운 바람을 내뿜는다. 리모컨으로 작동을 멈추고 창문을 죄다 열어젖혔다. 후덥지근한 공기가 후끈 달려와 살갗에 달라붙는다. 여름은 지루하...  
1365 물꼬 / 김옥한
정조앤
Jun 05, 2023 106
물꼬 / 김옥한 담뱃불이 깜빡이며 도랑을 왔다 갔다 했다. 내일은 모를 내는 날이라 밤새 아버지가 물꼬를 지키고 있다. 며칠 전부터 수리조합 감독에게 모심는 날을 알려 주었기에 그날 도랑에 흐르는 물은 우리 우선이었다. 일할 사람 다 맞추어 놓고 물을 ...  
1364 유월이 오면 / 곽흥렬
정조앤
Jun 05, 2023 126
유월이 오면 / 곽흥렬 바야흐로 다시 유월을 맞는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무엇에라도 홀린 듯 자신도 모르게 발걸음이 앞산 기슭의 충혼탑 쪽으로 이끌리곤 한다. 꽤 오랜 세월을 그리 하다 보니 이제는 자연스레 하나의 습관이 되었다. 보료처럼 정갈하게...  
1363 그건 채소지만 이건 고기잖아 / 구활
정조앤
Jun 05, 2023 136
그건 채소지만 이건 고기잖아 / 구활 나를 키워 온 건 순전히 고향 하늘이다. 그 하늘 아래서도 개구리 울음소리와 소쩍새 울음소리가 안아주고 업어 주며 반 이상을 키워 왔다. 미당을 시인으로 만든 건 ‘팔 할이 바람’이지만 내가 커 온 건 고...  
1362 햇귀 / 박필우
정조앤
May 30, 2023 110
햇귀 / 박필우 누구나 혼자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찬 언덕에 지푸라기 깔고 누워 하늘을 양껏 봅니다. 저 홀로 하늘을 향해 우뚝 버티고 선 미루나무가 고독합니다. 십여 년 넘게 다닌 직장을 달랑 A4용지 한 장으로 마무리했습니다. 배낭 하나, 오랫동안 ...  
1361 여백이 머무는 정자 / 허정진
정조앤
May 30, 2023 132
여백이 머무는 정자 / 허정진 간이역 같은 여백이다. ‘빨리’란 낱말이 낯설어지고, 째깍거리는 시간도 여기에서는 느려질 것만 같다.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손이 잠시 멈추고 흘러내린 머리를 쓸어올리는 정적 같은 것, 가마솥의 밥이 끓어 장작을...  
1360 글탓 / 김종란
정조앤
May 30, 2023 101
글탓 / 김종란 쥑일 놈, 벨아처먹을 놈, 다리몽디를 뿐지를 놈, 모질고 사나운 욕지거리가 내 앞에서 쏟아진다. 그럴수록 나는 태연하다. 입말보다 글말을 생각해야 한다. 껍데기 말은 던지고 고갱이 말을 찾아내야 한다. 처음에는 이웃 할머니가 들고 온 편...  
1359 그날 아침 떡갈나무 / 정태헌
정조앤
May 30, 2023 93
그날 아침 떡갈나무 / 정태헌 저게 누구인가. 도심 물결 속에 도드라진 뒷모습에 눈길이 쏠린다. 작달막한 키, 빛바랜 먹물 장삼, 조붓한 어깨, 결곡한 목덜미, 음전한 걸음새, 청정한 뒤태로 봐 비구니이다. 뒤따라 걷다 보니 어느새 아슴아슴한 기억 속으로...  
1358 손끝이 고르는 영혼의 소리 / 변종호
정조앤
May 30, 2023 115
손끝이 고르는 영혼의 소리 / 변종호 예불을 알리는 법고 소리가 선암사 경내를 돌아 산기슭을 기어오른다. 두~둥 두~둥 위를 시작으로 안에서 밖, 밖에서 안으로, 우에서 좌로 이어진다. 양쪽에서 스님 두 분이 춤을 추듯 커다란 소맷자락을 펄럭이며 번갈아...  
1357 돌멩이 속으로 난 길/정채봉
이현숙
May 28, 2023 134
돌멩이 속으로 난 길 정채봉 내 방의 반닫이 위에는 작은 돌멩이 하나가 놓여 있다. 수석 수집가도 아닌 내가 보고 있는 이 돌멩이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오늘도 아무에게나 밟히고 있을 그런 돌멩이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내가 이 돌멩이를 눈에 잘 띄는 자...  
1356 모든 한옥은 외갓집이다 / 신달자 file
정조앤
May 25, 2023 115
 
1355 생사(生死)는 본래 그대의 것이 아니다 / 맹난자
정조앤
May 25, 2023 211
생사(生死)는 본래 그대의 것이 아니다 / 맹 난 자 몽테뉴를 읽다가 책장을 덮고 집 근처의 공원으로 나갔다. ‘죽음은 살아 있을 때나, 죽었을 때나 그대에게 관여치 않는다니… 왜냐하면 둘 다 그대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여운을 안고...  
1354 두부 예찬 / 최민자
정조앤
May 25, 2023 198
두부 예찬 / 최민자 두부는 순하다. 뼈다귀도, 발톱도, 간도, 쓸개도 없다. 단호한 육면 안에 방심한 뱃살을 눌러 앉히고 수더분한 매무시로 행인들을 호객한다. 시골 난장부터 대형마트까지 앉을 자리를 가리지 않지만 조심해서 받쳐 들지 않으면 금세 귀퉁...  
1353 목마른 계절 / 전 혜 린
정조앤
May 25, 2023 135
목마른 계절 / 전 혜 린 오랫동안 나이를 생각해 보지 않았었다. 지금 내 나이 이십 구세- 그러니까 액년이다. 그러나 올해 나는 특별히 재앙이나 불행을 겪지 않고 지났다. 만성적 재앙으로 침체를 들 수 있을 뿐이다. 직업이나 모든 면에서 올해는 무발전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