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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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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2542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7693
1353 목마른 계절 / 전 혜 린
정조앤
May 25, 2023 111
목마른 계절 / 전 혜 린 오랫동안 나이를 생각해 보지 않았었다. 지금 내 나이 이십 구세- 그러니까 액년이다. 그러나 올해 나는 특별히 재앙이나 불행을 겪지 않고 지났다. 만성적 재앙으로 침체를 들 수 있을 뿐이다. 직업이나 모든 면에서 올해는 무발전의 ...  
1352 뿌리의 힘 / 문혜란
정조앤
May 25, 2023 75
뿌리의 힘 / 문혜란 집이란 대저 이러해야 한다는 호감으로 마주한다. 앉아있으되 터를 누르지 않고, 하늘로 열려있으나 가볍지 않다. 집은 하나같이 단아하고 간결하여 호사를 멀리한 근검함이 배어나나 이백 년 세월을 품고 당당하다. 기와지붕의 곡선과 골...  
1351 죽은 이도 살리는 셰익스피어 / 김애양
정조앤
May 20, 2023 75
죽은 이도 살리는 셰익스피어 / 김애양 오늘처럼 햇살이 노랗게 쏟아지는 아침이면 봄을 실감한다. 새로운 시작이 한껏 느껴진다. 겨우내 쌓였던 눈이 흔적 없이 녹아내리고 조팝나무 잎새가 소리 없이 움트는 휴일을 맞아 모처럼 가까운 산을 찾았다. 검단산...  
1350 아버지와 오리배미 / 정성려
정조앤
May 20, 2023 74
아버지와 오리배미 / 정성려 모내기철이 다가왔나 보다. 논에 물을 가두어 논바닥을 고르는 농기계소리로 사방이 떠들썩하다. 다랑이가 아닌 모두 넓고 번듯한 논이어서 몸집이 큰 농기계가 마음대로 휘젓고 다닌다. 한 필지정도는 두 시간도 채 안되어 곱게 ...  
1349 계절풍 / 김경순
정조앤
May 20, 2023 77
계절풍 / 김경순 남편은 또 배낭을 꾸린다. 몇 달째 내가 보아오는 토요일 밤의 풍경이다. 익숙하고도 절도 있는 손놀림이 일련의 경건한 의식 같다. 여벌의 옷가지와 아직 끊지 못한 담뱃갑이며 지갑, 손수건 등을 챙기며 내일 아침 잊어버린 물건 없이 떠나...  
1348 끝과 시작-풀지 못하는 자물쇠 / 정은아
정조앤
May 20, 2023 109
끝과 시작-풀지 못하는 자물쇠 / 정은아 무의식이 말했다. 이제 끝이라고. 수많은 흰색 운동화가 사방에 흩어져 있었다. 누군가 신발을 무작위로 마구 던진 것처럼 아무렇게나 뒹굴었다. 나는 신발 한 짝을 신은 채로, 나머지 한 짝을 찾고 있었다. 내 운동화...  
1347 달밤 개똥참외 / 정태헌
정조앤
May 20, 2023 58
달밤 개똥참외 정태헌 하여 어긋나게 돋아나고 말았습니다. 왼손 엄지손톱이 말발굽처럼 갈라져서요. 볼품없게 된 손톱이지만 그 속엔 제게만 거울져 보이는 무언가가 들어있답니다. 빛과 소리 그리고 색깔과 모양으로 뒤섞여서 말입니다. 산읍에서 초등학교까...  
1346 북극서점 / 최미아
정조앤
May 15, 2023 89
북극서점 / 최미아 ‘손잡이를 힘껏 돌리시면 문이 열립니다. 어려우시면 노크를 해주세요.’ 문기척을 해도 조용하다. 이런 경우가 자주 있는지 연락처가 있다. 한 시간 뒤로 온다고 들어가 있으란다. 혼자 있을 수 있다니, 환호성을 지를 뻔했다....  
1345 이름, 꽃으로 피고 지다 / 염귀순
정조앤
May 15, 2023 80
이름, 꽃으로 피고 지다 / 염귀순 시간은 가슴 저릿한 신비다. 분명 내 것이라 여겼으나 내 것이 아닌 불가항력의 흐름이며, 일 년 열두 달 밤낮을 흐르면서도 실체가 보이지 않는 미스터리다. 저절로 오고 가건만 누가 훔쳐가기라도 하는 양 곧잘 강박감으로...  
1344 해마다 덩굴장미는 피어나도 / 남상숙
정조앤
May 15, 2023 90
해마다 덩굴장미는 피어나도 / 남상숙 아파트 담장에 덩굴장미가 불꽃처럼 번졌다. 마술사의 주먹에서 짠, 하고 튀어나오던 장미꽃처럼 하나 둘 벌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뻗쳐오르는 정열 주체할 수 없다는 듯, 더는 참을 수 없는 사연 터트리듯 담장을 뒤덮어...  
1343 팽나무 / 김백윤
정조앤
May 15, 2023 101
팽나무 / 김백윤 회색빛 하늘이 꿈틀거리더니 이내 바람을 일으켰나 보다. 하늘 옷깃 사이로 하나둘, 진눈깨비가 흩날린다. 겨울의 색은 단조롭고 단호하다. 그래서인지 원색을 감춘 무채색이 더 두드러져 보인다. 밋밋한 겨울 바탕에 우직한 나무 하나 우뚝 ...  
1342 콩깍지의 시간 / 이혜경
정조앤
May 15, 2023 92
콩깍지의 시간 / 이혜경 남편으로부터 문자 한 통이 날아온다. '중년에 조심해야 할 질환들'이라는 제목으로 문장이 몇 줄 뜬다. 중년의 나이에 남편에게 애교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면 갑상선 질환, 남편과 달달한 커피가 마시고 싶다면 당뇨, 걷다가...  
1341 독방, 내 자의식의 인큐베이터 / 김승희
정조앤
May 09, 2023 103
독방, 내 자의식의 인큐베이터 / 김승희 이제 나에게 독방이 생겼다. 자기만의 독방이 생긴다는 것만큼 좋은 일이 또 있을까. 독방이란 인간에게 자기만의 응급실이고 고해실이고 또한 분장실이 될 수 있다. 뇌출혈- 그리고 어떤 뇌출혈이 줄기차게 그 방 속...  
1340 익숙함에 갇히다/장미숙
정조앤
May 09, 2023 117
익숙함에 갇히다/장미숙 어금니를 뽑았다. 중심이 무너졌다. 걷는데 자꾸 몸이 왼쪽으로 기운다. 얼굴 한쪽이 텅 비어버린 듯 허전하다. 입을 다물고 있어도 바람이 들락거린다. 혀가 긴장한다. 의식하지 않으려 해도 빈 곳이 커다란 동굴처럼 느껴진다. 감각...  
1339 민들레는 인제 씨나래를 날리네 / 이방주
정조앤
May 09, 2023 91
민들레는 인제 씨나래를 날리네 / 이방주 ‘사랑이라고 말하면 그것은 이미 사랑이 아닙니다.’ 이 말은 사랑이라고 말해보지 못한 사람의 구차한 변명일 수 있다. 사랑이라고 말할 만큼 그에게 사랑을 느끼지 못한 사람의 미치지 못한 깨달음일지...  
1338 벽, 단단한 무늬 / 황진숙
정조앤
May 09, 2023 109
벽, 단단한 무늬 / 황진숙 담벼락에 무늬가 걸렸다. 담쟁이가 그어놓은 초록줄기도 일필휘지된 붓칠도 아니다. 바위를 올라탄 바위 떡풀처럼 담장 모서리에서 이음쇠가 돋을새김 한다. 해진 옷에 덧댄 조각마냥 균열과 틈으로 쇠락해가는 벽을 지지하고 있다....  
1337 게장 / 문혜영
정조앤
May 09, 2023 81
게장 / 문혜영 게를 보면 게장사 생각이 나서 웃을 때가 있다. 옛날 어느 멍청한 사람이 게장사를 시작했는데, 워낙 머리가 아둔한지라 한 번 가르쳐 준 이름은 잊어버리기 예사였다. 게를 한 짐 받아내어 짊어지고 가면서 그 이름을 잊을까 봐 뇌이고 또 뇌...  
1336 원조 해장국밥집 / 심선경
정조앤
May 04, 2023 77
원조 해장국밥집 / 심선경 난 하루의 고단함이 비 젖은 전봇대에 기대 있다. 작은 우산 하나에 얼굴만 집어넣은 덩치 큰 아이들이 뭐가 그리 좋은지 빗물을 튀기는 장난을 하며 우르르 몰려다닌다. 일방통행 길로 잘못 들어선 차의 뒷걸음에 무거운 세상은 저...  
1335 마지막 선물 / 김삼진
정조앤
May 04, 2023 106
마지막 선물 / 김삼진 아버지가 쓰러지셨다. 고령의 노인에게 흔한 치매증상 외에는 특별한 지병 없이 건강했던 아버지는 백 세를 이태나 넘기고 있다. 우리 형제는 ‘저녁을 잘 드시고 기분도 좋으셨어요. 그런데 아침을 차려놓고 모시러 들어갔는데 돌...  
1334 빗장을 풀다 / 김순경
정조앤
May 04, 2023 67
빗장을 풀다 / 김순경 빗장을 열 수가 없었다. 까치발을 해도 손이 닿지 않아 바둥거리다 결국 포기했다. 쇠붙이 자물쇠가 황소 불알처럼 축 늘어진 할아버지의 반닫이 궤는 열 수가 없었다. 누구나 말할 수 없는 사연 하나쯤은 가슴 궤에 재워두고 빗장을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