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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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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3261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9284
1512 이별의 무게 / 전오영
정조앤
Nov 20, 2023 134
이별의 무게 / 전오영 인기척이 들린다. 점점 가까워지는 걸음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잠깐의 고요가 머무는가 싶더니 이내 노크소리가 들린다. 이어지는 목소리가 조심스럽다. 이사 온 지 며칠 되지 않아 찾아 올 사람이 없는데 혹시 옆집의 문을 두드린 것은...  
1511 안단테 칸타빌레 / 정영자
정조앤
Nov 20, 2023 84
안단테 칸타빌레 / 정영자 바이올린 선율이 빗소리에 잠긴다. 벽에 걸린 시계는 4시 5분을 가리키고 있다. 돌아올 시간이 지나자 별일이 없으리라 생각하면서도 걱정이 앞선다. 바쁘다는 이유로 미적대는 나를 보며 혼자 가겠노라 나서던 그이의 뒷모습이 눈...  
1510 언니의 자전거 / 이승애
정조앤
Nov 20, 2023 65
언니의 자전거 / 이승애 나는 아직도 중년의 여성이 자전거 타는 것을 볼 때면 언니가 생각나서 가슴이 두근거린다. 언니는 자전거 타는 것을 아주 좋아했다. 자동차를 살 수 없는 형편이기도 하였지만, 자신의 의지대로 마음껏 자연을 감상하고 즐길 수 있는...  
1509 슴베 / 이치운
정조앤
Nov 15, 2023 92
슴베 / 이치운 불덩이다. 시뻘겋게 달구어진 쇠붙이가 몸통을 찌른다. 쇠가 야멸차게 찔러도 하얀 연기를 뿜어 신음만 낼 뿐이다. 나무와 쇠가 만나 다른 몸이 하나가 된다. 약하고 가벼운 것이 강하고 무거운 것을 감싸 안는다. 어느 시골집이나 광에 곡식은...  
1508 말벗 / 허정진
정조앤
Nov 15, 2023 102
말벗 / 허정진 늦은 오후다. 자폐증에 빠진 괘종시계가 새벽인지 저녁인지 5시 근처에 멈춰 있다. 나이 든 나도 낡아가는 가구처럼 하나의 정물화가 되어간다. 무기력하게 한 곳만 응시하는 집중 아닌 집중, 시간을 다 써버린 사람처럼 넋 놓고 얼이 빠져 지...  
1507 대추 / 황진숙
정조앤
Nov 15, 2023 69
대추 / 황진숙 유영한다. 말라비틀어진 몸피로 둥실 떠다닌다. 야윌 대로 야위어 생기와 물기를 찾아볼 수 없다. 향내를 풍기지도 않고 탐스런 살빛으로 시선을 잡아끌지도 않는다. 아무런 기척을 내비치지 않아 빈한하다. 엎치락뒤치락 중심을 잡지 못하는 것...  
1506 분홍 꽃 이불/ 김미옥
정조앤
Nov 15, 2023 68
분홍 꽃 이불/ 김미옥 ​ ​ 이불장을 정리하다가 또 손길이 멈췄다. 아른아른 속이 비칠 듯 낡은 차렵이불 절대로 버리지 말라던 막내의 부탁이 매번 손길을 붙들었다. 아이에게 그건 단순히 낡은 이불이 아니다. 날이 갈수록 그리운 소꿉동무처럼 알록달록한 ...  
1505 극한을 향하여 / 장미숙
정조앤
Nov 10, 2023 125
극한을 향하여 / 장미숙 목표지점에 이르자 도로 경계석에 주저앉고 말았다. 긴장의 범위가 무너지면서 힘이 풀어지는 느낌이 강하게 종아리를 관통했다. 잠시 그렇게 앉아 있었다. 숨은 가쁘지 않았다. 그때 10km를 채우고 싶은 욕심이 솟구쳤다. 벌떡 일어...  
1504 배경,타인의 취향/ 고경서
정조앤
Nov 10, 2023 68
배경,타인의 취향/ 고경서 꽃이 만발한 들녘이다. 다갈색 어둠이 한 쌍의 남녀를 껴안는다. 상기된 여자의 맨발이 깎아지른 벼랑 끝에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다. 근육질 몸매의 남자가 긴 머리카락 속에 감추어진 여자의 풍만한 어깨를 포근히 감싼다. 눈을 지그...  
1503 11월에 머물고 싶다 / 서성남
정조앤
Nov 10, 2023 138
11월에 머물고 싶다 / 서성남 나는 11월을 좋아한다. 가을 같기도, 겨울 같기도 한 그 모호함이 좋다. 책장을 넘기듯 분명하게 가르지 않고 다 어우르는 넓은 마음 같아서다. 떨어지는 나뭇잎, 두 장 남은 달력,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는 옅은 햇살들이 쓸쓸하...  
1502 작가란 무엇인가 / 최민자 1
정조앤
Nov 10, 2023 127
작가란 무엇인가 / 최민자 글만 안 쓰면 작가도 꽤 괜찮은 직종인데 말야…. 글쟁이 몇이 모인 자리에서 누군가 그런 농담을 했다. 옳소, 아니 얼쑤다. 타이틀만 빌어다 쓸 수 있다면 그보다 폼나는 행세도 없을 테니. 영혼이 자유로운 보헤미안에, 먹물...  
1501 이룰 수 없는 것들에 대한 꿈 / 박범신
정조앤
Nov 10, 2023 166
이룰 수 없는 것들에 대한 꿈 / 박범신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윤동주의 <서시> 중 이 부분을 젊을 때 나는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흔들리는 나뭇잎 사이로 모래시계의 모래처럼 세월이 빠져 달아나는 것을 온몸으로 실감하는...  
1500 김치전 / 강여울
정조앤
Nov 06, 2023 96
김치전 / 강여울 찌개가 끓는 동안 김치를 낸다. 냄새가 시큼한 것이 너무 익은 것 같다. 중간의 한 부분만 썰어서 그릇에 담고, 나머진 물기를 꼭 짜서 잘게 썬다. 냉동실에서 돼지고기도 꺼내 다지고, 야채실의 부추도 송송 썰어 볼에 담는다. 계란을 깨어 ...  
1499 사각지대의 앵무새 / 김영애
정조앤
Nov 06, 2023 85
사각지대의 앵무새 / 김영애 동물원에 들어섰다. 뜨거운 햇볕 속 새장에 갇힌 초록 가슴의 빨간 머리 앵무새가 눈에 들어온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루했던지 앵무새는 지친 표정으로 새장 한구석에서 졸고 있다. 아프리카 푸른 정글에서 밀림의 자유를 만끽하...  
1498 바람, 바람 바람 / 강표성
정조앤
Nov 06, 2023 215
바람, 바람 바람 / 강표성 1) 최고의 연주자다. 눈짓 하나로도 온 누리가 춤춘다. 들풀의 자장가부터 눈비를 동원한 즉흥 환상곡에 이르기까지 천하제일의 솜씨다. 하지만 리듬을 타지 않는 것들은 건들지 않는 그만의 법도를 지킨다. 지도에도 없는 길을 마...  
1497 구석의 시간 / 이승애
정조앤
Nov 06, 2023 85
구석의 시간 / 이승애 자료집을 찾으려고 책장을 가리고 있던 소파를 밀어냈다. 오랜 시간 밀봉되었던 책장이 부스스 눈을 뜨는데 뽀얀 먼지가 반기를 들 듯 사방으로 흩날린다. 바닥엔 검은 비닐봉지 하나, 백 원짜리 동전 두어 개, 작은 손걸레, 신문지 몇 ...  
1496 아버지의 계절 / 박모니카
정조앤
Nov 01, 2023 108
아버지의 계절 / 박모니카 마당가 토란잎에 이슬방울이 송글거린다. 토란 줄기가 딛고 있는 질펀한 흙 위에는 어디로 튈 줄 모르는 청개구리 한 마리, 앞다리를 모으고 있다. 어둠이 깔려있는 새벽, 동틀 기미인지 하늘 끝이 꿈틀거린다. 이미 붉은 볏을 단 해...  
1495 달빛 / 윤명희
정조앤
Nov 01, 2023 108
달빛 / 윤명희 금방이라도 꽃망울이 터질 것 같다. 날씨가 아까워 종일 집안 구석구석을 들쑤셨다. 따끈한 바닥에서 자는 남편의 옆자리를 빌려 겨울을 보냈다. 종일 같이 있다 보니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눈은 텔레비전 화면에 끌려다니고, 책은 손을 떠나 구...  
1494 그림자 / 한경희
정조앤
Nov 01, 2023 79
그림자 / 한경희 잠을 설친 지 한 달째다. 매번 숙면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에서 인심 사나운 문지기에게 퇴짜를 맞는다. 설핏 잠이 들어 꿈도 현실도 아닌 판타지의 세계를 헤매다가 갑자기 찬물을 맞은 것처럼 정신이 말짱해진다. 두 시, 세 시 반, 이제 아침...  
1493 고무신의 시간 / 강표성
정조앤
Nov 01, 2023 86
고무신의 시간 / 강표성 따스한 정물화다. 섬돌 위에 나란히 놓인 고무신이 먼 여행에서 돌아온 배 같다. 그 안에 담긴 햇살과 그늘조차 고즈넉하다. 앵두가 우박처럼 떨어져 내리던 우물가나 배불뚝이 항아리들이 즐비한 장독대가 떠오를 법도 하건만, 고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