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n In

today:
676
yesterday:
679
Total:
1,369,922


추천 수필

Articles 1,723
No.
Subject
Author
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2534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7638
23 서랍과 바랑 / 이경수
정조앤
May 04, 2024 28
서랍과 바랑 / 이경수 찬바람에 눈까지 내리는 겨울 같은 봄인데도 꽃은 제철을 놓칠세라 저마다 고운 자태를 뽐내고 갔다. 하지만 나는 아직까지 칙칙하고 무거운 겨울옷을 걸치고 있다. 이런 겨울옷은 봄옷과 함께 옷장에도 서랍장에도 버티고 있다. 새봄이...  
22 바게트 / 황진숙
정조앤
Jun 11, 2024 27
바게트 / 황진숙 터질 대로 터져라. 쿠프가 벌어지고 속살이 차오른다. 칼금을 그은 껍질 사이로 속결이 뚫고 나올 기세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맘껏 팽창한다. 노릇하게 제 색을 갖추자 오븐 밖으로 나온다. 안과 밖의 온도 차로 바삭거리는 소리가 생동한다...  
21 문양 / 류창희
정조앤
May 27, 2024 26
문양 / 류창희 영부인들이 청와대 입성을 하면 식기 세트부터 바꾼다고 한다. 어느 분은 일본 도자기를 수입하고, 어느 분은 군대의 상징인 초록빛 무늬를 선호했으며, 당의를 입던 분은 본차이나의 화려함을 택했다. 단순하고 세련미가 있는 흰 그릇을 사용...  
20 영장靈長인가, 천적天敵인가 / 최민자
정조앤
May 13, 2024 26
영장靈長인가, 천적天敵인가 / 최민자 나는 방금 모기 한 마리를 처치했다. 인간의 침소를 허락 없이 들어왔을 뿐 아니라 언감생심 내 식구들의 피를 넘보기까지 한 죄이다. 가뜩이나 더위 때문에 잠을 설치고 있는데 느닷없이 웽~ 하는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19 소처럼 느린 당숙 / 김 용 택
정조앤
Jun 11, 2024 24
소처럼 느린 당숙 / 김 용 택 여름엔 점심밥을 먹으면 모든 동네 사람들이 강가 정자나무 아래로 모여든다. 누가 오라고 하지도 않고 누가 부르지도 않고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동네 사람들은 모두 밥숟갈을 놓기가 바쁘게 정자나무 아래로 끄덕끄덕 ...  
18 내 마음의 타라 / 김미옥
정조앤
May 17, 2024 24
내 마음의 타라 / 김미옥 7살 때 떠나왔지만 나이가 들수록 어린 추억이 어제인 듯 그리움으로 번지는 고향, 지금은 석탄박물관과 드라마 세트장으로 유명해진 경북 문경군 가은읍 왕능리를 찾아갔다. 가은읍에 들어서자 자동차는 본능처럼 은성광업소 사택을...  
17 시원한 날의 비망록 / 조명래
정조앤
Jun 17, 2024 23
시원한 날의 비망록 / 조명래 타향 객지를 떠돌다가 늙고 지친 몸으로 고향에 돌아온 페르귄트를 맞은 건 백발이 된 솔베이지였다. 페르귄트는 그날 밤 솔베이지의 무릎에 누워 눈을 감았다. 꿈에도 그리던 연인을 안고 ‘솔베이지의 노래’를 절절...  
16 명품 / 고유진
정조앤
Jun 17, 2024 23
명품 / 고유진 복제품은 앤디 워홀 작품의 보증서까지 치밀하게 제작했다. 미스치프가 이렇게 대담하게 베껴도 작품으로서 가치를 지니는 건, 그 속에 담긴 의미가 선득하도록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원작을 구별하기 힘들어진 세태의 반영과 기발함이 빛을 발...  
15 글쟁이들 대장간 / 이문자
정조앤
Jun 07, 2024 23
글쟁이들 대장간 / 이문자 풀무질에 쇳덩이가 익어간다. 벌겋게 달궈진 쇠가 모루에 놓이자 드디어 시작되는 메질. 세상의 어떤 소리보다 리드미컬한 연주다. 앞 메 옆 메가 번갈아 치고 때리면 엿가락처럼 휘었다가 늘어난다. 대장장이가 집게로 잡아주는 방...  
14 현장現場 / 맹난자
정조앤
May 17, 2024 23
현장現場 / 맹난자 퇴근 후 무거운 걸음으로 아파트 마당에 들어섰다. 비온 뒤라서인지 화단의 나무 냄새도 좋고 나무 잎들은 한결 푸르다. 꽃 진 라일락나무의 잎 새도 전보다 넓어졌고, 어느새 화무십일홍이 된 작약은 제 몸에 씨방을 한껏 부풀려 임산부 같...  
13 산길 / 유병근
정조앤
Jun 11, 2024 22
산길 / 유병근 숲속에서 새가 운다. 새소리를 따라 나뭇잎을 흔들고 가는 즐거운 바람 소리도 있다. 마침 계곡 물소리가 도란도란 건반을 치는 것 같다. 삼중주라는 말이 떠오른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산이 갑자기 울리는 소리를 한다. 묵직한 테너 목소...  
12 대숲을 거닐며/ 이형숙
정조앤
Jun 22, 2024 21
대숲을 거닐며/ 이형숙 ​ ​ 겨울과 봄이 뒤섞이는 2월, 대숲에는 진초록 향기만 고여 있는 게 아니었다. 바람이 데려온 봄 향기와 우듬지에 모인 댓잎들이 볼을 비벼대는 소리로 가득하다. 투명한 바람조차 초록빛이다. 바깥은 봄을 부르는 햇볕이 따뜻한데, ...  
11 불면증을 이기는 비법 / 곽흥렬
정조앤
Jun 11, 2024 21
불면증을 이기는 비법 / 곽흥렬 갱년기 증상은 여자들한테만 나타나는 줄로 알았다. 쉰을 전후한 중년 나이가 되면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서 달거리가 멈추고 그로 인해 급격한 신체적 변화와 함께 겪게 되는 마음의 감기 같은 것이 갱년기 증상 아닌가. 나중...  
10 시간을 박음질하며 / 최봉숙
정조앤
Jun 07, 2024 21
시간을 박음질하며 / 최봉숙 인연의 붉은 실은 얄궂게도 산골 청년과 도시 처녀를 하나로 묶었다. 신혼부부가 된 우리는 우줄우줄한 산이 고집스레 박혀있는 산촌에서 신접살이를 시작했다. 도시에서 수돗물을 마시며 살던 도시내기가 부엉이 울음소리를 들으...  
9 어떤 숭고 / 김종희
정조앤
Jun 07, 2024 21
어떤 숭고 / 김종희 콘크리트에 닿은 비가 부러지고 있습니다. 부러진 비는 물이 됩니다. 그러나 물이 된 비는 누워도 서 있습니다. 비로 서야할 물... 등뼈를 꼿꼿이 세운 비는 곧 죽어도 서서 걸어갑니다. 거친 균열을 일으키는 생생한 감각, 비의 순례가 ...  
8 무논의 노래 / 김순경
정조앤
Jun 07, 2024 19
무논의 노래 / 김순경 구슬픈 가락이 무논을 적신다. 발을 옮기기도 어려운 넓은 수면을 따라 사방으로 뻗어간다. 고단한 삶의 한 허리를 베어낸 듯한 가사가 구성진 목소리를 타자 곳곳에서 추임새가 터져 나온다. 메기는소리가 미처 끝나기도 전에 어디선가...  
7 빗소리 / 정목일
정조앤
Jun 17, 2024 17
빗소리 / 정목일 처마 끝에서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다. 섬돌 앞의 땅이 젖는다. 나무들이 젖고 산이 젖는다. 아파트에서 생활해 온 지가 20년쯤이나 돼 비의 음향을 잊어버린 지 오래되었다. 양철 지붕에 토닥토닥 부딪치는 소리 속엔 잊어버렸던 말...  
6 세 번째 물줄기 / 이래춘
정조앤
Jun 22, 2024 12
세 번째 물줄기 / 이래춘 내 인생을 깊이 생각하고 싶었다. 한적한 곳을 찾아 태백으로 떠났다. 짧은 발걸음 끝에 삶을 꿰뚫어 보는 혜안이 갑자기 생길리야 없겠지만 오롯이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했다.​ 삼십 년 동안 가전회사를 다녔다. 주로 영업 관련 일...  
5 기도를 그만큼 열심히 했으면 / 곽흥렬
정조앤
Jun 22, 2024 12
기도를 그만큼 열심히 했으면 / 곽흥렬 대지가 온통 꽃향기로 부풀어 오르는 어린이날 아침이다. 푸르른 하늘을 비상하는 새들이며 연초록빛 벌판을 달려가는 시냇물이 싱그러움을 더한다. 온 누리에 넘치는 생명의 찬가에 일상사로 각다분해졌던 마음이 절로 ...  
4 책섶 / 배영주
정조앤
Jun 22, 2024 11
책섶 / 배영주 몇 해 전 길을 가다 식물 파는 가게에서 관상용 머루 포도나무를 들여왔다. 알갱이가 앙증맞아 덥석 안고 왔는데, 넝쿨이 자라면서 옆에 있는 식물을 휘감아 자꾸 귀찮게 한다. 매번 줄기를 싹둑 잘라내어서인지 몸통에 이파리만 무성하고 열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