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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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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2534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7662
28 불돌 / 이승숙
정조앤
Jun 01, 2024 40
불돌 / 이승숙 작은아이의 방문이 빼꼼히 열려 있다. 투명 인간처럼 지낸 게 달포가 다 됐지 싶다. 문을 열었다는 건 마음을 풀고 싶다는 신호다. 묵언으로 시위하는 아이나 엄마인 나도 힘든 시간이다. 시시때때로 버럭 대는 상황을 맞닥뜨릴 때마다 적이 당...  
27 무논의 노래 / 김순경
정조앤
Jun 07, 2024 19
무논의 노래 / 김순경 구슬픈 가락이 무논을 적신다. 발을 옮기기도 어려운 넓은 수면을 따라 사방으로 뻗어간다. 고단한 삶의 한 허리를 베어낸 듯한 가사가 구성진 목소리를 타자 곳곳에서 추임새가 터져 나온다. 메기는소리가 미처 끝나기도 전에 어디선가...  
26 어떤 숭고 / 김종희
정조앤
Jun 07, 2024 21
어떤 숭고 / 김종희 콘크리트에 닿은 비가 부러지고 있습니다. 부러진 비는 물이 됩니다. 그러나 물이 된 비는 누워도 서 있습니다. 비로 서야할 물... 등뼈를 꼿꼿이 세운 비는 곧 죽어도 서서 걸어갑니다. 거친 균열을 일으키는 생생한 감각, 비의 순례가 ...  
25 시간을 박음질하며 / 최봉숙
정조앤
Jun 07, 2024 23
시간을 박음질하며 / 최봉숙 인연의 붉은 실은 얄궂게도 산골 청년과 도시 처녀를 하나로 묶었다. 신혼부부가 된 우리는 우줄우줄한 산이 고집스레 박혀있는 산촌에서 신접살이를 시작했다. 도시에서 수돗물을 마시며 살던 도시내기가 부엉이 울음소리를 들으...  
24 글쟁이들 대장간 / 이문자
정조앤
Jun 07, 2024 23
글쟁이들 대장간 / 이문자 풀무질에 쇳덩이가 익어간다. 벌겋게 달궈진 쇠가 모루에 놓이자 드디어 시작되는 메질. 세상의 어떤 소리보다 리드미컬한 연주다. 앞 메 옆 메가 번갈아 치고 때리면 엿가락처럼 휘었다가 늘어난다. 대장장이가 집게로 잡아주는 방...  
23 벽, 담, 문 / 조 헌
정조앤
Jun 07, 2024 30
벽, 담, 문 / 조 헌 그는 순백의 도화지다. 아니 깨끗한 순면純綿이다. 어느 한 곳도 때 묻지 않은 무구함 그 자체다. 눈처럼 희기에, 무엇이든 스치면 여지없이 묻고 번질 것이다. 타인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받아들여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남을 흉보거나 욕...  
22 불면증을 이기는 비법 / 곽흥렬
정조앤
Jun 11, 2024 22
불면증을 이기는 비법 / 곽흥렬 갱년기 증상은 여자들한테만 나타나는 줄로 알았다. 쉰을 전후한 중년 나이가 되면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서 달거리가 멈추고 그로 인해 급격한 신체적 변화와 함께 겪게 되는 마음의 감기 같은 것이 갱년기 증상 아닌가. 나중...  
21 산길 / 유병근
정조앤
Jun 11, 2024 26
산길 / 유병근 숲속에서 새가 운다. 새소리를 따라 나뭇잎을 흔들고 가는 즐거운 바람 소리도 있다. 마침 계곡 물소리가 도란도란 건반을 치는 것 같다. 삼중주라는 말이 떠오른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산이 갑자기 울리는 소리를 한다. 묵직한 테너 목소...  
20 바게트 / 황진숙
정조앤
Jun 11, 2024 29
바게트 / 황진숙 터질 대로 터져라. 쿠프가 벌어지고 속살이 차오른다. 칼금을 그은 껍질 사이로 속결이 뚫고 나올 기세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맘껏 팽창한다. 노릇하게 제 색을 갖추자 오븐 밖으로 나온다. 안과 밖의 온도 차로 바삭거리는 소리가 생동한다...  
19 바다/ 손광성
정조앤
Jun 11, 2024 29
바다/ 손광성 ​ ​ 바다는 물들지 않는다. 바다는 굳지도 않으며 풍화되지도 않는다. 전신주를 세우지 않으며 철로가 지나가게 하지 않으며, 나무가 뿌리를 내리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품 안에 진주조개를 품고 식인 상어를 키우더라도 채송화 한 송이도 그 ...  
18 소처럼 느린 당숙 / 김 용 택
정조앤
Jun 11, 2024 28
소처럼 느린 당숙 / 김 용 택 여름엔 점심밥을 먹으면 모든 동네 사람들이 강가 정자나무 아래로 모여든다. 누가 오라고 하지도 않고 누가 부르지도 않고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동네 사람들은 모두 밥숟갈을 놓기가 바쁘게 정자나무 아래로 끄덕끄덕 ...  
17 소금벼락 맞던 날 / 김서령
정조앤
Jun 17, 2024 7
소금벼락 맞던 날 / 김서령 어릴 적 내 이름은 웅후였다. 수웅자 뒤후자. 뒤에 사내동생을 낳으라는 염원이 담긴 작명인데, 그건 나만의 소유는 아니었다. 내 이름은 고모 이름 ‘후웅’을 거꾸로 뒤집은 것이었다. 고모의 고모는 ‘웅후&rsquo...  
16 움누이/ 김덕임
정조앤
Jun 17, 2024 8
움누이/ 김덕임​ ​ ​ 나이테가 선명한 그루터기에 새순이 우북하다. 아직 달큼한 나무 향이 나이테 고랑에 진하게 흐른다. 새순은 마치 영석이 움누이의 파마머리처럼 윤기가 난다. 그녀는 파마머리에 아주까리기름을 즐겨 발랐다. 반지르르한 머리태는 항상 ...  
15 빗소리 / 정목일
정조앤
Jun 17, 2024 19
빗소리 / 정목일 처마 끝에서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다. 섬돌 앞의 땅이 젖는다. 나무들이 젖고 산이 젖는다. 아파트에서 생활해 온 지가 20년쯤이나 돼 비의 음향을 잊어버린 지 오래되었다. 양철 지붕에 토닥토닥 부딪치는 소리 속엔 잊어버렸던 말...  
14 명품 / 고유진
정조앤
Jun 17, 2024 26
명품 / 고유진 복제품은 앤디 워홀 작품의 보증서까지 치밀하게 제작했다. 미스치프가 이렇게 대담하게 베껴도 작품으로서 가치를 지니는 건, 그 속에 담긴 의미가 선득하도록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원작을 구별하기 힘들어진 세태의 반영과 기발함이 빛을 발...  
13 단비와 우산 / 안경덕
정조앤
Jun 17, 2024 32
단비와 우산 / 안경덕 벚꽃은 아직 입을 다문 게 많다. 비우듬한 언덕에 드문드문 군락을 이룬 노란 개나리꽃과 중턱 길에 새하얀 목련꽃은 만개 시기가 살짝 지났다. 탐스러운 꽃을 때맞춰 보는 것도 행운이겠다. 대개의 사람이 꿈꾸던 일도 때를 놓치는 게 ...  
12 시원한 날의 비망록 / 조명래
정조앤
Jun 17, 2024 25
시원한 날의 비망록 / 조명래 타향 객지를 떠돌다가 늙고 지친 몸으로 고향에 돌아온 페르귄트를 맞은 건 백발이 된 솔베이지였다. 페르귄트는 그날 밤 솔베이지의 무릎에 누워 눈을 감았다. 꿈에도 그리던 연인을 안고 ‘솔베이지의 노래’를 절절...  
11 내 이름에 대한 단상 / 김응숙
정조앤
Jun 17, 2024 29
내 이름에 대한 단상 / 김응숙 내 이름 석 자는 ’김응숙‘이다. 한때 개명하는 게 유행이었다. 끝순은 지영으로, 순자는 태희로, 숙희는 하영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세련되면서도 좋은 운이 따르는 이름이라고 했다. 지인들이 새 이름으로 불러달...  
10 기도를 그만큼 열심히 했으면 / 곽흥렬
정조앤
Jun 22, 2024 21
기도를 그만큼 열심히 했으면 / 곽흥렬 대지가 온통 꽃향기로 부풀어 오르는 어린이날 아침이다. 푸르른 하늘을 비상하는 새들이며 연초록빛 벌판을 달려가는 시냇물이 싱그러움을 더한다. 온 누리에 넘치는 생명의 찬가에 일상사로 각다분해졌던 마음이 절로 ...  
9 목공새 / 조미순
정조앤
Jun 22, 2024 15
목공새 / 조미순 고동색이 바림된다. 머리에서부터 꼬리에 이르자 밀색으로 고인다. 몸에 물결 무늬가 어룽진 검지손가락만 한 녀석을 보고 있다. 마치 책꽂이에 붙어버린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는다. 스스로가 날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잊어버린 것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