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순 몇 개 머윗대 한 다발
좌판 벌이러 임실댁 절뚝이며 장에 갔다
한쪽 다리 고장 난 몸뚱어리가 전 재산
열무 한 단보다 비쌀 것도 없는 것 늘 지고 다니니
뉘 와서 가져갈 것 있으면 가져가 봐라
빈 집 문고리에 꽂아놓은 숟가락 하나
숟가락자물쇠 혹은 빗장,
뱃장 간단하다 단호하다
거룩한 것은 그렇듯 단순하다
숟가락 하나 들었다 놓는 일
세상에서 가장 큰 문은 사람의 입
그 문 열고 닫는 열쇠도 숟가락
끙, 이분음표로 내려놓을 때까지
그 거룩한 숟가락질을 위하여
과거보러 가듯 새벽같이 임실댁 장에 간 사이
빈 집 혼자 적요를 숟가락질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