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안도현의 시와 연애하는 법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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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an 19, 2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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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
시인을 만드는 9개의 비망록 / 정일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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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Apr 05, 2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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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문정희 시인 서울도서관서 문학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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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an 14, 2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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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시―김현승(1913-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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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Nov 27,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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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이와 높이보다 내게 깊이를 주소서, 나의 눈물에 해당하는…… 산비탈과 먼 집들에 불을 피우시고 가까운 곳에서 나를 배회하게 하소서. 나의 공허를 위하여 오늘은 저 황금빛 열매를 마저 그 자리를 떠나게 하소서. 당신께서 내게 약속하신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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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동안의 일-남길순(1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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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Apr 15,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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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 농사를 짓는 동호씨가 날마다 문학관을 찾아온다 어떤 날은 한아름 백오이를 따 와서 상큼한 냄새를 책 사이에 풀어놓고 간다 문학관은 날마다 그 품새 그 자리 한 글자도 자라지 않는다 햇볕이 나고 따뜻해지면 오이 자라는 속도가 두배 세배 빨라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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딛고 ―유병록(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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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Nov 10, 2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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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선한 이여 나에게 바닥을 딛고 일어서라 말하지 마세요 어떻게 딛고 일어설 수 있을까 네가 활보하다가 잠들던 땅을, 나를 기다리던 땅을 두 팔에 힘을 잔뜩 주고서 구부러진 무릎을 펼쳐서 어떻게 너를 딛고 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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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풀물―공재동(19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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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Aug 29, 2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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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풀밭에서 무심코 풀을 깔고 앉았다. 바지에 배인 초록 풀물 초록 풀물은 풀들의 피다. 빨아도 지지 않는 풀들의 아픔 오늘은 온종일 가슴이 아프다. ―공재동(1949∼ ) 얼마 전만 해도 사람들은 코로나에 걸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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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극한 직업―김춘추(19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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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Oct 17, 2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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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극한 직업―김춘추(1944∼ )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삼짇날부터 쭉, 초가 제비집 옆에 새끼를 밴 어미거미 베틀에 앉았다 북도 씨줄도 없이 ―김춘추(1944∼ ) 한국인에게 제비는 낯설지 않다. 제비를 본 적도 없는 어린애들도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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숟가락 / 이정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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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22,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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숟가락 / 이정록 작은 나무들은 겨울에 큰단다 큰 나무들이 잠시 숨 돌리는 사이, 발가락으로 상수리도 굴리며 작은 나무들은 한겨울에 자란단다 네 손등이 트는 것도 살집이 넉넉해지고 마음의 곳간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란다 큰애야, 숟가락도 겨울에 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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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동물 보호소― 김명기(19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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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n 11,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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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개 한 마리 데려다 놓고 얼마 전 떠나 버린 사람의 시집을 펼쳐 읽는다 슬픔을 더 슬프게 하는 건 시만 한 게 없지 개 한 마리 데려왔을 뿐인데 칠십 마리의 개가 일제히 짖는다 흰 슬픔 검은 슬픔 누런 슬픔 큰 슬픔 작은 슬픔 슬픔이 슬픔을 알아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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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인생 / 나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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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숙 |
Oct 06,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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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허물을 벗는 것은 전생이 뱀이었기 때문이다 배때기로 흙을 기는 고통보다 붙박이로 서 있는 고통이 더 크리라 눈은 있어도 보지 않는다 입은 있어도 말하지 않는다 속죄를 해도 해도 죄는 남고 허물 벗는 참회의 일생을 누가 알리 몸에 불 들어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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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길 / 정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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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Apr 08,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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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길 /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 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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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위한 자장가-정호승(19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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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Apr 30,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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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자라 우리 엄마 할미꽃처럼 당신이 잠재우던 아들 품에 안겨 장독 위에 내리던 함박눈처럼 잘 자라 우리 엄마 산 그림자처럼 산 그림자 속에 잠든 산새들처럼 이 아들이 엄마 뒤를 따라갈 때까지 잘 자라 우리 엄마 아기처럼 엄마 품에 안겨 자던 예쁜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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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 위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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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Apr 17,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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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 위선환 먼 하늘에 뻗어 있는 나뭇가지가 이쪽 공중에 비쳐 보이는 하루입니다 이쪽 공중에 비쳐 보이는 나뭇가지는 비어 있고 먼 하늘에 뻗어 있는 나뭇가지에는 아직 덜 익은 열매가 달려 있습니다 나는 손을 뻗습니다 먼 하늘에 달려 있는, 아직도 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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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산 업고 가을 오다[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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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숙 |
Oct 07,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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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는 가을 산, 백운 계곡 가는 여울의 찬 목소리 야트막한 중턱에 앉아 소 이루다 추분 벗듯 고요한 소에 낙엽 한 장 떠 지금, 파르르르 물 어깨 떨린다 물속으로 떨어진 하늘 한 귀가 붉은 잎을 구름 위로 띄운다 마음이 삭아 바람 더는 산 오르지 못한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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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각―남지은(19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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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17,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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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리는 어디서 왔을까 새도 숲도 없는 이곳에 새소리가 들려왔다면 내 안에서 네 안에서 그도 아니면 신이 있다면 새소리로 왔을까 늪 같은 잠 속에서 사람들을 건져내고 아침이면 문가로 달아나는 반복되는 장난 은빛 깃털만이 신의 화답으로 놓인다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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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한국 산문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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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an 17, 2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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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 피는 산을 오르며 / 안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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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08,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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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 피는 산을 오르며 / 안태현 오후의 햇살을 비벼 슬쩍 색깔을 풀어놓는 꽃나무들로 온몸이 푸르고 붉어진다 봄꽃이 피는 산 삶의 자투리가 다 보이도록 유연하고 느리게 산의 허리를 휘감아 오르며 나는 한 마리 살가운 꽃뱀 같다 오랫동안 몸 안에 담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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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야초―조지훈(1920∼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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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Feb 17,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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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할머니는 무덤으로 가시고 화로엔 숯불도 없고 아 다 자란 아기에게 젖 줄 이도 없어 외로이 돌아앉아 밀감을 깐다. 옛이야기처럼 구수한 문풍지 우는 밤에 마귀할미와 범 이야기 듣고 이불 속으로 파고들던 따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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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저녁에 울음을 삼킨다네―유종(19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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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숙 |
Aug 24,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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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깃줄에 쉼표 하나 찍혀 있네 날 저물어 살아 있는 것들이 조용히 깃들 시간 적막을 부르는 저녁 한 귀퉁이 출렁이게 하는 바람 한줄기 속으로 물어 나르던 하루치 선택을 던지고 빈 부리 닦을 줄 아는 작은 새 팽팽하게 이어지는 날들 사이를 파고 들던 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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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울음소리―조오현(1932∼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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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n 01,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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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절은 숲속에서 새 울음소리를 듣고 반나절은 바닷가에서 해조음 소리를 듣습니다 언제쯤 내 울음소리를 내가 듣게 되겠습니까. ―조오현(1932∼2018) ‘내 울음소리’는 현대 시조이다. ‘시조’라는 말을 듣고 나면 조금 더 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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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척1―유병록(19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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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l 29,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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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인간을 집어삼킬 수 있다는 사실을 믿지 않은 시절이 내게도 있었다 ―유병록(1982∼ ) 하늘에서 내리는 비는 좋은 것이라고 배웠다. 비가 와야 싹이 트고, 곡식이 자라고, 열매가 맺힌다고 했다. 물은 그보다 더 좋은 것이라고 배웠다. 그것은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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