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복수 표준어

글을 읽다 보면 ‘가엾은’ ‘가여운’이 섞여 쓰이고 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렇다 보니 가끔씩 어느 쪽이 맞는 것인지 물어오는 이들이 있다.
 
정답부터 미리 말하자면 ‘가엾은’ ‘가여운’ 둘 다 맞는 표현이다. ‘가엾다’와 ‘가엽다’가 복수 표준어이기 때문이다. ‘가엾다’는 ‘가엾은, 가엾고, 가엾으니, 가엾지’ 등으로 활용된다. ‘가엽다’는 비읍 불규칙 활용을 하는 단어다. 이런 유의 단어들은 뒤에 오는 모음에 따라 ㅂ이 ‘오’나 ‘우’로 바뀐다. 그래서 ‘가엽다’의 경우 ‘가여운, 가엽고, 가여우니, 가엽지’ 등으로 활용하게 된다.
 
‘섧다’와 ‘서럽다’ 역시 복수 표준어다. ‘섧다’는 ‘설워, 설우니, 섧고, 섧지’ 등으로 변화한다. 종종 “너무 섧어서 엉엉 울었다”처럼 ‘섧어서’ ‘섧으니’로 쓰는 분들이 있는데 ‘섧다’ 역시 비읍 불규칙 활용을 하므로 ‘설워서’ ‘설우니’로 써야 한다는 걸 기억하자. ‘서럽다’는 ‘서러워, 서러우니, 서럽고, 서럽지’ 등으로 활용한다.
 
‘여쭈다’와 ‘여쭙다’도 둘 다 표준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