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보냉병’, ‘보랭병’

기후 변화 등으로 인해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일회용품을 줄이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일회용 플라스틱이나 종이컵을 쓰지 않기 위해 커피 전문점에 보온병을 들고 오는 사람도

많아졌다고 한다. 보온병에는 냉커피를 담기도 하는 등 찬 것을 담아 보관하는 용도로도 사용되기 때문에 ‘보냉병’이라

부르기도 한다.
 
‘보냉병’ 대신 ‘보랭병’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는데 어느 것이 맞는 말일까? ‘냉’이냐 ‘랭’이냐의 차이인데

여기에서 두음법칙을 떠올렸다면 우리말 바루기의 애독자라 할 만하다.
 
이와 관련해 한글 맞춤법에는 본음이 ‘라, 래, 로, 뢰, 루, 르’인 한자가 단어 첫머리에 올 적에는 두음법칙에 따라

‘나, 내, 노, 뇌, 누, 느’로 적는다고 돼 있다. 그러나 단어의 첫머리가 아닌 경우에는 본음을 살려 적어야 한다.
 
‘保冷’은 ‘보호할 보(保)’ 자와 ‘찰 랭(冷)’ 자로 이뤄진 낱말이다. ‘冷’이 단어 첫머리가 아니라 ‘保’ 다음에 오기 때문에

본음을 살려 ‘랭’으로 읽어야 한다. 따라서 ‘보냉병’이 아닌 ‘보랭병’이 바른 표현이다.
 

표고가 600m 이상으로 높고 차가운 곳을 의미하는 ‘高冷地’를 읽어 보자. 이 역시 단어 첫머리가 아닌 중간에

‘冷’이 오므로 ‘고냉지’가 아니라 ‘고랭지’라 표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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