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에게서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도록’을 자신에게 쓸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즉 “제가 하도록 하겠습니다” “조심하도록 하겠습니다”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등과 같은 표현이다.
‘~도록’은 “매일 점검하도록 지시했다” “잘 자라도록 거름을 주었다” 등처럼 ‘~게끔’과 비슷한 뜻으로 주로 쓰인다.
그렇다면 왜 “제가 하겠습니다”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제가 하도록 하겠습니다” 식으로 표현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서는 정중하게 표현하려다 보니 이렇게 된 것이 아니냐고 추측하는 사람들이 있다. “제가 하도록 하겠습니다”가 더욱 공손한 표현이라는 것이다.
일본어의 영향이라고 보는 학자도 있다. 일본어에선 능동형(自分でやります)과 사동형인 “제가 하도록 하겠습니다”(自分でやらせていただきます) 모두 쓰이는데 뒤의 사동 표현을 선호한다고 한다. 이를 따라 하거나 번역하면서 “제가 하도록 하겠습니다” 식의 표현이 우리말에 스며든 것이 아닐까 하는 견해도 있다.(오경순, 『번역투의 유혹』)
그렇다면 “제가 하도록 하겠습니다”는 틀린 표현일까? 국립국어원은 이러한 표현이 널리 쓰이고 있는 것을 감안해 최근에는 이를 인정하고 있는 입장이다. 국어원 ‘온라인 가나다’에 말하는 이가 어떤 행위를 할 것이라는 의지나 다짐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가능하다는 입장을 올려놓았다. 따라서 국어원에 따르면 “제가 하도록 하겠습니다” 식의 표현도 가능하다. 다만 언어의 으뜸 가치인 간결성을 따진다면 “제가 하겠습니다”가 더욱 권장되는 표현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