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내 마음은 유린가 봐, 겨울 한울처럼
이처럼 작은 한숨에도 흐려 버리니……
만지면 무쇠같이 굳은 체하더니
하로밤 찬 서리에도 금이 갔구료
눈포래 부는 날은 소리치고 우오
밤이 물러간 뒷면 온 뺨에 눈물이 어리오
타지 못하는 정열, 박쥐들의 등대
밤마다 날어가는 별들이 부러워 쳐다보며 밝히오
여보
내 마음은 유린가 봐
달빛에도 이렇게 부서지니
―김기림(1908∼?)
여보
내 마음은 유린가 봐, 겨울 한울처럼
이처럼 작은 한숨에도 흐려 버리니……
만지면 무쇠같이 굳은 체하더니
하로밤 찬 서리에도 금이 갔구료
눈포래 부는 날은 소리치고 우오
밤이 물러간 뒷면 온 뺨에 눈물이 어리오
타지 못하는 정열, 박쥐들의 등대
밤마다 날어가는 별들이 부러워 쳐다보며 밝히오
여보
내 마음은 유린가 봐
달빛에도 이렇게 부서지니
―김기림(1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