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안도현의 시와 연애하는 법 (#1~ #26)
|
정조앤 |
Jan 19, 2022 |
904 |
Notice |
시인을 만드는 9개의 비망록 / 정일근
|
정조앤 |
Apr 05, 2016 |
1095 |
148 |
![](https://jaemisupil.com/files/thumbnails/450/068/100x100.crop.jpg?20230711024615) |
여간 고맙지 않아 ―한영옥(1950∼ )
|
정조앤 |
Jul 10, 2023 |
157 |
어제의 괴로움 짓눌러주는 오늘의 괴로움이 고마워 채 물 마르지 않은 수저를 또 들어올린다 밥 많이 먹으며 오늘의 괴로움도 대충 짓눌러버릴 수 있으니 배고픔이 여간 고맙지 않아 내일의 괴로움이 못다 쓸려 내려간 오늘치 져다 나를 것이니 내일이 어서 ...
|
147 |
![](https://jaemisupil.com/files/thumbnails/710/032/100x100.crop.jpg?20190219192442) |
어머니의 귀 ― 김상현(1947∼)
|
정조앤 |
Feb 19, 2019 |
158 |
어머니의 귀 ― 김상현(1947∼) 하루 종일 누워만 계신 어머니가 오늘은 이런 말을 하신다 “꼭 네가 내 손등을 톡톡치는 것 같아 눈을 떠 보면 네가 없어야” 하신다 쓸쓸함이 눈시울에 가득하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는 어머니를 부르는 소리일 것이다 ...
|
146 |
봄 날 - 김기택 (1957~)
1
|
박진희 |
Jan 12, 2023 |
158 |
봄 날/김기택 할머니들이 아파트 앞에 모여 햇볕을 쪼이고 있다 굵은 주름 가는 주름 하나도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햇볕을 채워 넣고 있다 겨우내 얼었던 뼈와 관절들 다 녹도록 온몸을 노곤노곤하게 지지고 있다 마른버짐 사이로 아지랑이 피어오를 것 같고 ...
|
145 |
![](https://jaemisupil.com/files/thumbnails/436/024/100x100.crop.jpg?20180405222917) |
산·2 ―한성기(1923∼1984)
|
정조앤 |
Apr 04, 2018 |
159 |
산·2 ―한성기(1923∼1984) 산을 오르다가 내가 깨달은 것은 산이 말이 없다는 사실이다 말 많은 세상에 부처님도 말이 없고 절간을 드나드는 사람도 말이 적고 산을 내려오다가 내가 깨달은 것은 이들이 모두 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말이 없는 세상에 사람...
|
144 |
목리 / 배문경 (2016 천강문학상 우수상)|
|
이현숙 |
Apr 11, 2019 |
159 |
목리 / 배문경 (2016 천강문학상 우수상)| 장롱 한 짝을 들였다. 친정집 창고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채 자리만 차지하던 장롱이다. 앞은 느티나...
|
143 |
![](https://jaemisupil.com/files/thumbnails/504/053/100x100.crop.jpg?20220103131546) |
새 달력 첫날―김남조(1927∼)
|
정조앤 |
Jan 03, 2022 |
159 |
깨끗하구나/얼려서 소독하는 겨울 산천/너무 크고 추웠던/어릴 적 예배당 같은 세상에/새 달력 첫날/오직 숙연하다 천지간 눈물나는 추위의/겨울 음악 울리느니/얼음물에 몸 담그어 일하는/겨울 나룻배와/수정 화살을 거슬러 오르는/겨울 등반대의 노래이리라...
|
142 |
![](https://jaemisupil.com/files/thumbnails/651/047/100x100.crop.jpg?20210415122712) |
꽃―신달자(1943∼ )
|
정조앤 |
Apr 15, 2021 |
160 |
네 그림자를 밟는 거리쯤에서 오래 너를 바라보고 싶다 팔을 들어 네 속닢께 손이 닿는 그 거리쯤에 오래 오래 서 있으면 거리도 없이 너는 내 마음에 와 닿아 아직 터지지 않는 꽃망울 하나 무량하게 피어 올라 나는 네 앞에서 발이 붙었다. ―신달자(1943&si...
|
141 |
![](https://jaemisupil.com/files/thumbnails/967/037/100x100.crop.jpg?20200226064714) |
다음 생에 할 일들 ― 안주철(1975∼ )
|
정조앤 |
Feb 24, 2020 |
161 |
다음 생에 할 일들 ― 안주철(1975∼ ) 아내가 운다. 나는 아내보다 더 처량해져서 우는 아내를 본다. 다음 생엔 돈 많이 벌어올게. 아내가 빠르게 눈물을 닦는다. 나는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다음 생에는 집을 한 채 살 수 있을 거야. 아내는 내 얼굴을 ...
|
140 |
![](https://jaemisupil.com/files/thumbnails/759/037/100x100.crop.jpg?20200128110835) |
강이 풀리면 ― 김동환(1901∼?)
|
정조앤 |
Jan 28, 2020 |
162 |
강이 풀리면 ― 김동환(1901∼?) 강이 풀리면 배가 오겠지 배가 오면은 임도 탔겠지 임은 안 타도 편지야 탔겠지 오늘도 강가서 기다리다 가노라 임이 오시면 이 설움도 풀리지 동지섣달에 얼었던 강물도 제멋에 녹는데 왜 아니 풀릴까 오늘도 강가서 기다리다 ...
|
139 |
![](https://jaemisupil.com/files/thumbnails/887/054/100x100.crop.jpg?20220218162104) |
빛멍-― 이혜미(1988∼)
|
정조앤 |
Feb 18, 2022 |
163 |
빛멍― 이혜미(1988∼) 돌이켜보아도 무례한 빛이었다. 최선을 다해 빛에 얻어맞고 비틀거리며 돌아오는 길이었다. 응고되지 않는 말들, 왜 찬란한 자리마다 구석들이 생겨나는가. 너무 깊은 고백은 테두리가 불안한 웅덩이를 남기고. 넘치는 빛들이 누르고...
|
138 |
![](https://jaemisupil.com/files/thumbnails/834/030/100x100.crop.jpg?20181227191514) |
시래기국 ― 황송문(1941∼)
|
정조앤 |
Dec 26, 2018 |
164 |
시래기국 ― 황송문(1941∼) 고향 생각이 나면 시래기국집을 찾는다. 해묵은 뚝배기에 듬성듬성 떠 있는 붉은 고추 푸른 고추 보기만 해도 눈시울이 뜨겁다. 노을같이 얼근한 시래기국물 훌훌 마시면, 뚝배기에 서린 김은 한이 되어 향수 젖은 눈에 방울방울 맺...
|
137 |
![](https://jaemisupil.com/files/thumbnails/200/037/100x100.crop.jpg?20191202130334) |
늦가을 문답 ― 임영조(1943∼2003)
|
정조앤 |
Dec 02, 2019 |
164 |
늦가을 문답 ― 임영조(1943∼2003) 그동안 참 열심히들 살았다 나무들은 마지막 패를 던지듯 벌겋게 상기된 이파리를 떨군다 한평생 머리채를 휘둘리던 풀잎도 가을볕에 색 바랜 몸을 뉘고 편하다 억척스레 살아온 저마다의 무게를 땅 위에 반납하는 가벼움이...
|
136 |
![](https://jaemisupil.com/files/thumbnails/502/038/100x100.crop.jpg?20200317180113) |
독감 ―박소란(1981∼)
|
정조앤 |
Mar 17, 2020 |
164 |
독감 ―박소란(1981∼) 죽은 엄마를 생각했어요/또다시 저는 울었어요 죄송해요 고작 감기일 뿐인데/어디야? 꿈속에서 응, 집이야, 수화기 저편 엄마의 목소리를 듣는데 내가 모르는 거기 어딘가 엄마의 집이 있구나 생각했어요 엄마의 집은 아프지 않겠구나 병...
|
135 |
![](https://jaemisupil.com/files/thumbnails/904/057/100x100.crop.jpg?20220618125157) |
시를 쓰려거든 여름바다처럼 - 이어령(1934 ~ )
|
정조앤 |
Jun 18, 2022 |
164 |
|
134 |
![](https://jaemisupil.com/files/thumbnails/595/037/100x100.crop.jpg?20200108162453) |
꽃씨 - 이수복(1924∼1986
|
정조앤 |
Jan 08, 2020 |
166 |
꽃씨 - 이수복(1924∼1986) 가장 귀한 걸로 한 가지만 간직하겠소 그러고는 죄다 잊어버리겠소. 꽃샘에 노을질, 그 황홀될 한 시간만 새김질하며 시방은 눈에 숨어 기다리겠소. 손금 골진 데 꽃씨를 놓으니 문득 닝닝거리며 날아드는 꿀벌들…… 따순 해 나래를 ...
|
133 |
![](https://jaemisupil.com/files/thumbnails/443/048/100x100.crop.jpg?20210514231806) |
모일―박목월(1915∼1978)
|
정조앤 |
May 14, 2021 |
167 |
시인이라는 말은 내 성명 위에 늘 붙는 관사. 이 낡은 모자를 쓰고 나는 비오는 거리로 헤매였다. 이것은 전신을 가리기에는 너무나 어줍잖은 것 또한 나만 쳐다보는 어린 것들을 덮기에도 너무나 어처구니 없는 것. 허나, 인간이 평생 마른옷만 입을가부냐. ...
|
132 |
![](https://jaemisupil.com/files/thumbnails/282/027/100x100.crop.jpg?20180726154122) |
한낮에―이철균(1927∼1987)
|
정조앤 |
Jul 15, 2018 |
168 |
한낮에―이철균(1927∼1987) 영(嶺) 넘어 구름이 가고 먼 마을 호박잎에 지나가는 빗소리 나비는 빈 마당 한 구석 조으는 꽃에 울 너머 바다를 잊어 흐르는 천년이 환한 그늘 속 한낮이었다 이철균 시인에게는 단 하나의 시집만 있다. 시인 생전에는 그 시집마...
|
131 |
![](https://jaemisupil.com/files/thumbnails/894/036/100x100.crop.jpg?20191113035509) |
그대는 어디가 아픈가 ― 박진숙(1957∼)
|
정조앤 |
Nov 12, 2019 |
168 |
그대는 어디가 아픈가 ― 박진숙(1957∼) 좁은 벼랑길을 돌아나올 때 맞은편에서 오던 노인에게 길을 비켜주었습니다 노인은 지나갈 생각은 않고 내게 문득 물었습니다 그대는 어디가 아픈가 나는 기침을 했습니다 열이 나서 몸을 떨었습니다 안 아픈 데 없이 ...
|
130 |
![](https://jaemisupil.com/files/thumbnails/836/030/100x100.crop.jpg?20181226175105) |
무엇이 그리하게 하는가 ― 인태성(1933∼2015)
|
정조앤 |
Dec 26, 2018 |
169 |
무엇이 그리하게 하는가 ― 인태성(1933∼2015) 무엇이 그것들을 그리하게 하는가 바다에 고기들을 헤엄치게 하는 것 공중에 새들을 날게 하고 숲에 짐승들을 치닫게 하며 물의 흐름을 제 길로 가게 하는 것 무엇이 그것들을 그리하게 하는가 굴러가던 왕의 수...
|
129 |
![](https://jaemisupil.com/files/thumbnails/153/051/100x100.crop.jpg?20210903135157) |
꽃말-이문재(1959∼)
|
정조앤 |
Sep 03, 2021 |
171 |
나를 잊지 마세요/꽃말을 만든 첫 마음을 생각한다/꽃 속에 말을 넣어 건네는 마음/꽃말은 못 보고 꽃만 보는 마음도 생각한다/나를 잊지 마세요/아예 꽃을 못 보는 마음/마음 안에 꽃이 살지 않아/꽃을 못 보는 그 마음도 생각한다/나를 잊지 마세요/꽃말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