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단락 글쓰기

 

왜 5단락인가

어떤 새로운 정보나 주장, 또는 자신의 독특한 생각을 글쓰기 형태로 표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전달하려는 주체를 독자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논거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것이다. 5단락 글쓰기는 논리를 갖추어 자신의 의도를 표현하는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원고 작성법이다. 논리라고 해서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상식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들도 대부분은 설명 방식이 논리적이기 때문에 설득력을 얻는다.

 

5단락 글쓰기에서 첫 번째 단락은 자신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주제를 드러내는 서론에 해당한다. 첫 단락에는 전체의 글이 어떤 생각이나 주장을 제시하고자 하는지 분명하게 밝히는 주제문이 들어 있다.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세 개의 단락은 첫 단락에서 밝힌 주제를 설명하는 본론이다. 예를 들어 첫 단락에서 어떤 주장을 내놓았다면 두 번째부터 세 번째, 네 번째 단락까지 세 개의 단락에서는 그 주장이 타당하다는 논리를 전개해야 한다. 증거를 제시하고 논증하는 것이 반드시 세단락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단 한 가지의 명료한 증거를 통해서도 주제문의 주장을 증명할 수 있다. 하지만 세 단락으로 구성된 본론이 가장 기본적인 형식으로 인정되는 이유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거가 적어도 세 가지 정도는 되어야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논거가 세 가지뿐 아니라 열 가지 이상인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글쓰기 초보자에게는 세 가지 이유를 제시하는 정도가 논리적 글쓰기 훈련에 적절하다. 5단락 글쓰기의 마지막 단락은 결론이다. 결론은 서론에서 주제문을 통해 밝힌 주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본론의 세 단락을 통해 논증한 주장이 가진 의의를 드러낸다.

 

5단락 글쓰기는 산문 쓰기의 초보 단계라고 할 수 있다. A4용지 한 장에 10포인트 크기의 글자로 다섯 단락의 글을 쓰면 신문에서 흔히 보게 되는 200자 원고지 7~8장 길이의 칼럼과 비슷한 분량이 된다. 신문 칼럼의 논리 전개 방식과 주제 전달의 명료성을 생각할 때, 5단락 글쓰기는 어떤 생각이나 주장을 최소한의 분량으로 논리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 글쓰기의 훈련으로는 최적의 형식인 셈이다. 대학 입시의 논술시험이 주로 1,200자에서 1,600자 정도 길이의 글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그것은 결국 5단락 글쓰기 형식을 암암리에 요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대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부과되는 짤막한 과제를 5단락 글쓰기 형태로 작성한다면 훌륭한 작문이 될 수 있다.

 

5단락 글쓰기 방법

 

첫 단락-서론

첫 단락에서 글 전체의 주제문을 제시한다. 주제문은 글의 주제를 분명하게 밝히는 문장이다. 단락의 첫 문장이 주제문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반드시 그래야 하는 법칙이 있는 것은 아니다. 독자의 흥미를 끌기 위해 질문으로 시작해서 그에 대한 답이 주제문이 되도록 구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제문은 첫 번째나 두 번째 문장인 경우가 가장 선명한 인상을 준다. 또, 단락의 마지막 문장이 뒤이어 계속될 본론 첫 단락의 내용을 암시한다면 단락 간에 끊김이 없고 글의 연속성이 생긴다 이런 문장이 앞 단락과 뒤 단락을 연결시켜 주는 ‘고리 문장’이다. 독자가 앞으로 전개될 논리를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글에 대한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 고리 문장을 구성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다음 단락에서 사용될 단어나 구절을 삽입하는 것이다.

 

본론 첫 번째 단락

본론의 첫 번째 단락은 주제문을 뒷받침하는 가장 강력한 근거나 주장을 제시한다. (이와는 반대로 가장 강력한 근거를 본론의 세 번째 단락에 배치하는 방법도 또한 자주 쓰인다.) 독자가 깜짝 놀랄 만한 증거를 찾아내려고 억지로 고민할 필요는 없다. 때로는 아주 당연한 상식이 가장 강력한 근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하라. 이 단락의 주제문(중심 문장, 소주제문) 역시 첫 번째나 두 번째 문장에 놓이는 것이 좋다. 단락의 첫 번째 문장은 서론의 끝 문장과 연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능하다면 마지막 문장은 다음 단락의 내용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고리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본론 두 번째 단락

본론의 두 번째 단락은 두 번째로 강력한 근거나 주장을 제시한다. 새로운 근거나 주장을 내놓는 대신에 본론 첫 번째 단락을 보충하는 상식적인 논거를 제시해도 된다. 즉 앞 단락의 주장을 이어받아 ‘A라면 당연히 B’라는 논리를 전개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단락에서도 첫 문장은 앞 단락의 마지막 문장에 호응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만 독자의 주의와 관심을 계속해서 붙잡을 수 있다. 이 단락의 주제문도 첫 번째나 두 번째 문장인 것이 좋다. 이때 주제문은 서론에서 밝힌 큰 주제와 서로 연결되도록 주의해야 한다. 마지막 문장은 다음에 이어지는 본론 세 번째 단락과 연결되는 고리 문장으로 구성한다.

 

본론 세 번째 단락

본론의 세 번째 단락에는 약한 주장이나 근거를 배치한다. 앞 단락의 주제와 관련된 상식적으로 당연시되는 주장을 내세워도 무방하다. 첫 문장은 앞 단락의 주제를 이 단락과 연결시키는 고리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글이 제법 길어졌으므로 독자의 집중력이 흩어지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고리 문장은 앞의 단락들과 연락이 끊기지 않게 연결해 준다. 이 단락의 주제문도 첫 번째나 두 번째 문장에 오게 한다. 주제문이 서론에서 제시한 큰 주제와 관련을 맺게 하여 일관성을 유지한다. 특히, 끝 문장은 본론의 마지막 논점이 제시되었으며 글 전체가 마무리 지점에 도달하고 있다는 신호를 알려야 한다. 이 신호는 다음에 이어지는 결론 단락과 연결되는 고리다.

 

이와 같이 가장 강력한 논거를 앞에 내세우고 그다음에 약한 논거를 배치하는 방식과는 정반대로, 약한 논거를 처음에 내세우고 가장 강력한 논거를 세 번째 단락에 배치하는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 논거가 점점 강해지는 방식으로 글을 전개시키고 세 번째 단락에서 특별히 논거를 강조하는 방식은 강력한 결론에 바로 이어지는 효과가 있다. 독자들은 앞의 논거는 기억하지 못하고 결론에 가장 가까이 배치된 세 번째 단락의 논거를 잘 기억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후자의 방식을 선호하는 저자도 많다.

 

다섯째 단락-결론

결론 단락은 다음 네 가지 요건을 갖추는 것이 이상적이다. (1) 서론에서 사용한 것과 유사한 형식의 표현을 재등장시킨다. (2) 서론의 주제문을 다시 환기시킨다. 하지만 똑같은 문장을 반복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3) 본론 세 단락의 내용을 요약한다. (4) 마지막 문장은 독자에게 논의가 끝났다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 만일 독자를 설득할 목적으로 쓰인 글이라면 마지막 문장은 독자에게 행동을 촉구하는 문장이 될 것이다.

 

*출처 : [나를 위한 글쓰기](경희대학교 출판문화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