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사자성어(四字成語)*로 '묘서동처(猫鼠同處)'가 꼽혔다. 서로 앙숙인 고양이[猫]와 쥐[鼠]가 함께 있다는 뜻으로, 도둑을 잡아야 할 사람이 도둑과 한패가 된다는 의미다.
12일 교수신문에 따르면, 전국 대학교수 8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묘서동처가 514표로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혔다. 권력자들이 한패가 돼 부정(不正)을 저지르고 있다는 게 선정 이유다.
묘서동처는 중국 당나라 역사를 서술한 책 '구당서(舊唐書)'와 '신당서(新唐書)'에 등장하는 말이다. 쥐와 고양이처럼 원수 사이면서도 위아래 벼슬아치들이 함께 손을 잡고 나쁜 짓을 저지른다는 뜻이다. 해당 사자성어를 추천한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는 "국정(國政)을 책임지거나 공정한 법 집행을 감시할 사람이 이권(利權)을 노리는 사람들과 한통속이 되는 상황을 올 한 해 수시로 봤다"고 전했다.
교수신문은 2001년부터 매년 12월, 한 해를 돌아보며 '올해의 사자성어'를 발표한다. 2018년엔 임중도원(任重道遠·큰일을 맡아 책임이 무거움), 2019년 공명지조(共命之鳥·어느 한쪽이 없어지면 자기만 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함께 멸하게 됨), 지난해엔 아시타비(我是他非·나는 옳고 타인은 틀렸다는 신조어)가 사자성어로 꼽혔다.
*사자성어: 교훈·유래를 담은 네 글자로 된 한자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