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녹음이 짙어지는 때다. 그것을 우리는 대개 즐거워한다. 그래서 이 시를 읽고 나면 놀랄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 녹음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바로 여기에 있다. 시인은 푸른 나뭇잎을 시퍼런 입술로 보았다. 점점 푸르러지는 것을 점점 더 독해지는 것으로 보았다. 5월을 겪는 모든 나뭇잎이 해당된다. 이 세상을 겪는 모든 사람이 해당된다. 성공한 사람도, 성공하려는 사람도, 실패한 사람도 모두 독해지고 있다. 독해져야 성공한다는 말은 차라리 옛말이다. 요즘은 독해져야 살아남는다. 독기는 성공의 조건이 아니라 존재의 조건이 되고 있다. 이런 생각을 하면 무섭다. 그래서 이 시는 5월에 관한 가장 서늘한 시가 된다.
시의 중반을 넘어가면서 이 시는 우리를 또 한번 놀라게 한다. 시인은 모두의 독함에 대항하는 홀로의 독함을 꺼내들기 때문이다. 모두 독해질 때, 나는 안 독해지는 독함을 추구하련다. 남들이 똑같이 독해질 때, 나는 혼자서 다른 길을 선택하련다. 시인의 외롭고 고달픈 독함은 이미 퍼렇게 질려가는 우리를 되돌아보게 한다.
5월이 지나 6월로 달려가는 시점이다. 녹음 같은 독기가 마음까지 태워버리기 전에 우리의 독기는 희석될 필요가 있다. 어떤 시는 때로 사람의 약이 되기도 한다.
나민애 문학평론가